전에 우리나라를 방문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한국의 미래가 융합기술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담을 낮추고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이야말로 우리가 읽어내야 할 지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융합의 시선으로 가장 고전적인 문학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크리에이터' 이어령 선생님의 [교과서 넘나들기]문학편은 과거와 현재의 문학 뿐 아니라 앞으로의 문학의 세계를 내다보는 새로운 상상력을 만나게 해 주었습니다. 만화로 접할 수 있어 만화를 좋아하는 아이가 더 쉽고 친근하게 만난 통섭의 책이었습니다.

문학작품을 왜 그렇게 열심히 읽어?라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으로 시작! 문학의 역할과 힘을 차근차근 만나봅니다. 단순히 감동과 재미를 주는 한 권 책으로서만이 아니라 교훈과 감동을 주고 '지금 내가 뭘 하는 거지?' 진실한 삶에 대한 물음과 반성을 통해 삶을 되돌아보게 되면서 나의 자아를 찾아가는 철학과 통함을 자연스레 알게 됩니다. 고대의 제사의식에서 뿌리를 찾은 문학의 기원을 통해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 문학의 역사를 알고나니 문학에 대한 우리의 시각이 조금씩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문학의 갈래 중에서 우리의 현실이 녹아있는, 그렇기에 인간의 삶에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인 문학장르인 소설도 만나보았고 순수성과 현실 참여라는 문학의 양면성을 바라보게 한 '시인은 정치가?다' 에서 시의 세계도 만났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비롯 판타지 소설의 뿌리가 된 북유럽 신화 뿐 아니라 문학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신화와 설화, 전통적인 독서에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게 된 인터넷과 문학에서는 과거 책 속의 문학 뿐 아니라 현재의 인터넷 문화의 장점과 문제점도 함께 설명해주어 반성과 함께 앞으로 인터넷이 문학과 만나면서 펼칠 가능성과 변화도 기대하게 됩니다. 게임은 무조건 안돼!라는 일차원적인 생각을 갖고 있던 저에게 온라인 게임이 가상 속의 공간, 판타지 속에서 게이머와 함께 다양한 결론을 만들어내는 문학적 창의력도 엿볼 수 있다는 독특한 시각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문학의 다리를 건너 철학, 디지털, 경제, 역사,...평면 밖에 볼 줄 모르던 답답한 안경을 벗고 생생한 입체안경을 쓴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경계를 허물고 들여다본 문학은 마인드맵처럼 문학에서 가지치기한 영역이 무궁무진합니다. 철학과 문학, 신화와 문학처럼 잘 어울리는 분야 뿐 아니라 게임과 문학, 정치와 문학처럼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분야까지 이 책을 차근차근 읽다보니 문학이 만나지 못할 분야가 없는 것 같습니다.
p.170 "오늘날 문학은 음성과 문자뿐만 아니라 라디오, TV, 영화, 컴퓨터, 게임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고 있어. 한 편으로는 문학의 위기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문학의 새로운 기회라고도 할 수 있어."
머리말에서 이어령 선생님은 "남다른 생각과 지식을 가지고 360도 방향으로 제각기 뛰어나가....그렇게 저마다의 소질과 생각에 맞는 분야에서 1등이 되어 손 맞잡고 강강술래로 돌아라. 그런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아라"고 했습니다. 옛말에 우물을 깊이 파려면 넓게 파라고 한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현재는 넘쳐나는 정보들로 가득합니다. 방대한 지식의 세계에서 여럿이 함께 넓게 파기 시작하면 깊게 팔 수 있다는 말이겠지요. 지금 세계를 움직이는 창의력키워드 중 하나인 아이폰도 들여다보면 컴퓨터와 핸드폰의 만남입니다. 몇 년전만 해도 상상속에서만 있을 것 같던 일이 일상이 된....그만큼 문명과 문명, 학문과 학문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흐르고 통하면 그만큼 깊어지고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문학과 다른 분야를 넘나들며 더 깊고 더 다채로워진 시야를 통해 창의력으로 미래를 열어가는 우리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책 마지막의 [넘나들며 질문하기]를 통해 여러 생각들을 펼쳐보며 생각의 넘나들기 연습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