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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치 문화전쟁
돈 미첼 지음 | 류제헌 옮김 | 2011년 3월 10일
브랜드 : 살림인문
쪽수 : 668 쪽
가격 : 30,000 원
책크기 : 신국판
ISBN : 978-89-522-1561-1-93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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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 cultural geography.hwp
문화는 이데올로기이자 권력관계이다. 지리학계 최고의 급진적 이론가로 손꼽히는 돈 미첼 교수가 전통 문화지리학에서 외면해온 문화지리학의 정치적 개입을 선언하고 나섰다. 그는 문화를 추상적인 관념에 머물게 하지 않는다. 현실의 치열한 갈등 속으로 문화를 끌고 와 어떻게 사람들이 자신들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문화를 이데올로기화하고 권력화하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분석한다. 특히 최근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섹슈얼리티, 젠더, 인종, 내셔널리즘의 다양한 이슈들을 지리학적 입장에서 분석해 우리들의 지리적 상상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문화정치는 통제와 저항의 변증법"

여기 갑이라는 학생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는 오늘 학교에서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에 참가하고는 저녁에는 여자 친구와 영화관에서 독립영화를 즐겼다. 언뜻 관련이 없어 보이는 갑의 행동에서 우리는 돈 미첼이 말하려는 문화정치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다.
앞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문화정치는 일상의 생활까지 정치의 범위를 확장한다. 인터넷에 댓글을 단다든지, 인디밴드에 열광하는 사람들조차도 그들은 모두 저항이라는 정치적 행위를 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돈 미첼은 일반 대중의 ‘저항’을 문화정치를 구성하는 중요한 한 축으로 파악한다. 그러면서 영국 훌리건들의 폭동을 예로 들며 이들의 행위가 저항에 해당하는지를 반문한다.
“1998년 월드컵이 열리는 기간 동안 영국 축구의 훌리건들은 프랑스 지방 도시들의 거리 곳곳을 돌며 폭력을 동반한 가두시위를 벌였다. 그러면서 그들은 티켓 판매 과정의 비리, FIFA의 지나친 상업화 등을 문제점으로 제기한다. 이들은 자신이 지배체제라고 인지한 대상을 의도적으로 전복하려고 한 것일까? 아니면 단순한 난동에 불과한 것일까?”
물론 이들의 행위는 저항에 해당한다. 돈 미첼은 “현존하는 권력이 원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벗어난 일체의 행위를 저항”으로 간주한다. 시청자가 그들이 보는 TV쇼를 재해석할 때, 그들은 그 프로그램에 약호화된 지배적 의미에 저항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새롭게 변형된 스타일을 창조하는 방식으로 쇼핑을 할 때, 그들은 그들에게 할당되어 있는 젠더, 섹슈얼리티, 계급의 역할에 능동적으로 저항하는 것이며, 이러한 저항은 기존 질서를 흔들어 놓는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전 같으면 하찮았을 이러한 행동이 어떻게 정치적 행위로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인가?
이에 대해 돈 미첼은 저항을 전술적 개념과 전략적 개념으로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다. 앞서 갑이라는 학생이 독립영화를 보는 것은 지배적인 상업영화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문화적 실천을 수행하는 것으로 분명 저항에 해당한다. 다만 그는 개인적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전술적 저항에 그치고 있을 뿐인 것이다. 돈 미첼은 이러한 개인적 전술로는 아무런 정치적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한다. 이러한 개인적인 저항이 집단적으로 가시화될 때만이 그 저항은 전략적 개념, 즉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앞에서 예로 든 등록금 반대 시위는 개인적인 저항을 조직화한 전략적 개념의 저항에 해당한다.
여기서 우리는 문화정치의 다른 한 축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돈 미첼은 지배 세력의 ‘통제’가 그 다른 한 축임을 제시한다. 돈 미첼은 통제의 개념을 무조건적인 강압으로만 파악하지 않는다. 그는 일반 대중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때문에 동의를 구할 때 완곡한 어법을 구사하는데, 설득의 논리로서 문화가 중요해지는 이유가 된다. 이러한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돈 미첼은 문화산업을 예로 든다.
“우리들이 콜라를 마시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맛 때문일까? 아니면 갈증을 해소하는 콜라의 기능 때문일까? 둘 다 아니다. 사람들이 콜라를 마실 때 투사되는 이미지 때문에 콜라를 먹는다. 같은 이유로 청바지 리바이스의 사용 가치는 우리들이 리바이스를 입는 행위에 있지 않고 그것이 투사하는 젊음, 반항 등에 대한 이미지에 있다. 우리는 상품의 물질성을 은폐하는 광고라는 마술에 현혹된다.”
문화 세력은 이처럼 취향이라는 이름을 빌려 적극적으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이미지를 통해 사람들이 상품을 갖고 싶어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여기서 문화는 생산되고 유통되고 판매되는 산업이 된다. 문화산업은 뮤지컬, 인터넷 사업, 영화산업 등과 같이 잉여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를 말한다. 따라서 문화산업은 일반 상품처럼 거대한 생산체계, 돈 미첼의 표현을 빌리면 ‘중대한 산업기반’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속한 사람들은 지적 분업을 통해 치밀하게 이미지를 생산한다. 이들에게 중요한 능력은 소비자를 소득 수준에 따라 분류하여 이들로 하여금 차별화된 이미지를 소비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이들은 예술비평가, 사회비평가, 영화와 도서 비평가들은 물론이고 광고 문안작성자, 포장 디자이너, 건축가, 텔레비전 프로듀서 등을 포함한다.

그렇다고 소비자들이 순순히 생산자의 의도대로 무조건 물건을 소비하는 것은 아니다. 돈 미첼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생활방식을 변화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이미지에 대한 통제력을 상당한 수준으로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자본의 논리를 순순히 따르지 않고 자신들이 구입한 상품을 대안적이고 저항적인 새로운 물건으로 변형시킨다. 생산자는 소비자들의 사고와 정서, 그리고 우리들의 일상생활을 통제하고 설득하려 하지만 이들이 의도한 명령은 문화적 소비에 의해 역전된다. 따라서 어느 누구도 우리들이 자신들을 정의할 때 의존하는 상품의 의미를 통제하지 못한다. 여기에서 문화정치는 의미에 대한 경합이자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경합이 된다.

“문화전쟁은 실재하는 전쟁이다”

미국의 대표적 진보주의 이론가인 돈 미첼이 이 책에서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배려이다. 글로벌 경제 체제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자본 세력들은 그들의 경제적 착취를 정당화하기 위해 문화라는 강력한 이데올로기를 무기 삼아 필사적으로 달려든다. 그들은 돈 미첼이 인류 최초의 ‘코스모폴리탄’이라고 할 정도로 강력한 세력이다. 이들은 국경을 초월해 부를 자기들 맘대로 좌지우지한다. 상대적으로 사회적 소수자들은 점점 더 절박한 생존의 문제로 내몰리고 있다. 부의 편중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돈 미첼은 이런 상황에서 지리학자가 한가하게 ‘헛간의 유형’이나 ‘울타리 기둥’과 같은 무의미한 주제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고 한다. 여기서 돈 미첼은 이탈리아 좌파 사상가인 안토니오 그람시가 “문화적 헤게모니는 강한 집단과 약한 집단의 변증법적 관계를 규정한다”고 주장한 것을 떠올린다. 문화를 사회적 권력관계를 파악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본 것이다. 따라서 그는 갈등의 현장으로 문화를 끌고 와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문화전쟁의 현장으로 눈을 돌린다.
문화전쟁은 사회적 소수자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일어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게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인,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사람, 독일의 유태인, 보스니아의 평화주의자, 밤 10시에 지하철에 홀로 서 있는 여인, 땅이 없는 농민들은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경계짓고 확정짓기 위해 투쟁한다. 문화전쟁은 영토와 경제력, 군사력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군사전쟁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문화전쟁은 아이덴티티나 사회적 가치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군사전쟁과는 사뭇 다르다. 따라서 문화전쟁은 그 전선이 다종다양할 수밖에 없다. 일상의 정치에서부터 근본주의 종교, 프랑스의 우파적 내셔널리즘에 이르기까지 문화적 의미의 성격과 스케일에 따라 지구촌 곳곳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아이덴티티에 기반하는 섹슈얼리티, 젠더, 인종에 대한 이슈들은 지리적 조건에 영향을 받고 영향을 주는 문화전쟁의 균열점들이 된다. 게이들은 은밀하게 거주하던 자신들의 사적 공간을 공적 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해 투쟁한다. 여성들은 가정이라는 한정된 울타리를 놓고 가부장적인 사회와 경합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인들은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정책이 야기한 거주지역 제한을 놓고 투쟁한다. 지리학자가 문화전쟁에 개입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사례1.(섹슈얼리티, 게이)

사람들은 애정을 표현할 때 공간을 이용한다. 거리, 카페, 등등의 공간이다. 그런데 우리는 애정을 이야기할 때 흔히 남자와 여자라는 이성 간으로 한정하게 된다. 여기서 사회적 소수자인 동성 간의 공간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이들은 자신들의 공간을 생산하기 위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투쟁한다. 거리에서 대담하게 키스를 한다거나, 역설적으로 이성애자 공간을 인정하는 캠페인을 펼친다거나,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게이해방의 날’과 같은 거리행진 등을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공적인 공간에서 자신들의 행위가 정당화될 수 있도록 투쟁한다. 따라서 섹슈얼리티가 문화적 이슈라면 성 전쟁 역시 특정 공간을 둘러싼 문화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사례2.(젠더, 여성)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무후무한 교외지역의 팽창을 경험한다. 그런데 이러한 교외지역의 팽창은 남성 근로자를 중심으로 하는 핵가족을 전형적인 가족의 형태로 만들려는 의도를 담고 있었다. 다시 말하면, 북미뿐만 아니라 유럽과 호주에서의 교외의 급성장은 거대한 주택지구를 창조하였는데, 이러한 주택지구는 아내와 엄마를 집 안에 묶어두고 의도적으로 사유화된 서비스, 가령 자녀 등하교, 가족을 위한 장보기, 집안 청소 등의 주된 제공자로 고정시키려고 고안된 것이었다. 따라서 젠더화된 공간에 대한 투쟁은 여성이라는 사회적 소수자가 일터라는 공적 공간으로 진출하기 위한 싸움이자 가부장적 사회구조에 대한 도전이 된다.


사례3.(인종, 흑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는 백인들이 자신들의 공간에서 흑인들을 축출한 대표적인 인종분리정책이다. 백인들은 자신들의 지배를 공고히 하기 위해 여러 차원의 지리적 규제를 시행하였다. 우선 일상 공간의 미시적 분리(버스, 화장실, 해변, 운동장과 극장의 좌석, 승강기 등에서)를 통해서 사람들 간의 상호 접촉을 규제하였다. 이러한 규제는 삶의 모든 부분에 스며들었다. 또한 인종별로 정착촌을 만들고 흑인들의 이동과 정착을 통행법으로 규제하였다. 따라서 백인들은 이러한 지리적 전략을 통해 흑인들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었다.
한국어판 서문
비판적 소개

제1부 문화의 정치학

제1장 문화전쟁: 문화는 곧 정치이다
1.문화전쟁 / 2.문화란 무엇인가? / 3.문화지리학에서의 문화
4.초유기체주의와 이에 대한 비판 / 5.결론: 문화지리학의 부적합성

제2장 문화연구와 신문화지리학
1.문화지리학의 적합성 / 2.문화연구 / 3.신문화지리학 / 4.결론

제3장 가치 기준에서 가치로, 그리고 그 반대로: 문화의 정치경제학
1.문화 생산 / 2.전통적 가치 기준, 잉여가치, 그리고 일반화하는 권력 / 3.문화적 혼돈: 문화의 신이론에 대한 비판 / 4.대안적 이론체계: 문화의 정치경제 / 5.결론: 가치기준, 지리, 청중

제2부 정치경관

제4장 경관의 작용: 문화적 장면의 생산과 재현
1.존스타운 / 2.작품으로서의 경관
3.재현: 장면과 같은 경관의 작용

제5장 생활 수단으로서의 메타포: 사회적 재생산 체계로서의 경관
1.생활수단으로서의 메타포 / 2.성차별적 경관 / 3.기대로서의 경관: 미학, 권력, 그리고 좋은 생활 4.의미의 순환: 사회적 재생산의 체계로서의 경관

제3부 문화정치

제6장 문화정치: 스펙터클의 변증법
1.저항: 한계와 기회 / 2.문화정치 / 3.결론: 스펙터클과 위반의 지리로서의 문화전쟁

제7장 성과 섹슈얼리티: 해방의 문화정치와 정치지리
1.성의 지리학 / 2.섹슈얼리티의 지리학 / 3.자본주의에서 공간과 섹슈얼리티 / 4.문화탐구 및 문화정치의 공간으로서 게이와 레즈비언 거주지 / 5.성 정치학 / 6.결론: 성적인 세계

제8장 페미니즘과 문화 변동: 젠더의 지리
1.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젠더에 따른 공간의 분화 / 2.공간을 다시 생각해 보기 / 3.공간, 그리고 여성성과 남성성의 문화적 구축 / 4.젠더와 가시적 경관 / 5.결론
3부
제9장 모든 사람 각자에게 적합한 장소: 인종의 문화지리
1.지리적 프로젝트로서의 인종 / 2.인종의 변덕스러움과 천박함 / 3.종형곡선과 인종차별주의의 지리 4.아파르트헤이트와 인종이라는 관념의 지리 / 5.결론: 공간은 인종을 만든다

제10장 소속의 지리: 탈영토화 시대의 네이션, 내셔널리즘, 그리고 아이덴티티
1.네이션과 내셔널리즘: 영토와 아이덴티티 / 2.흐름과 네트워크: 탈영토화와 아이덴티티 / 3.결론: 권력의 기하학

제11장 문화적 권리, 문화적 정의, 문화지리학
1.문화적 정의, 문화적 권리 / 2.문화란 무엇인가? 문화지리학이란 무엇인가?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참고문헌
찾아보기
패권에 의한 관계가 지구 전역에서 자취를 감추려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권력은 여전히 지구 전역에 만연되어 있는 것이다. 데이비드 하비는 최근 축출을 통한 자본 축적을 특징으로 하는 자본주의를 부식성을 가진 권력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이러한 권력은 지속적으로 사람들을 자신들의 토지와 가정으로부터 내몰고 자신들의 조국을 등지게 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자신들의 장소로부터 쫓겨난 사람들이 최종적으로 맞닥뜨리는 현실은 악의에 찬 내셔널리즘뿐이다. 북반구에서의 현실은 이민자를 절박하게 필요로 하고 있음에도 이민자에 대한 공격은 하나의 생활양식으로 굳어져 왔다. 문화의 총체적 상품화와 매스 미디어라는 거대 복합기업의 증대되는 권력은 쇠퇴하려는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문화의 상품화는 문화가 오로지 돈이 되는 경우에만 그 가치를 인정하며 도시를 단순히 자본 축적의 엔진으로 변형시키고 있다. 6~7쪽

진실로 이러한 문화전쟁의 전선은 다종다양하다. 미국에서는 그 전선이 낙태와 마약 복용에 대한 해묵은 찬반 논쟁은 물론이고 학교의 교육 과정과 TV 프로그램의 방영 내용에 대한 의견 대립에서 확인된다. 전 세계적으로 문화전쟁은 종교에 대한 근본주의적인 신앙의 부활, 뉴스 미디어의 미국화에 대한 저항, 민족적 아이덴티티·자존심·편견의 부활, 이민자·외국인·소수민족에 대한 공격 등으로 표현되고 있다. 42쪽

설령 문화를 현실적으로 견고하며 영구적인 사물로 가정하더라도 그것은 단순하게 스스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 대신 단지 문화를 매개로 하는 강력한 이념(ideology), 즉 문화를 준거로 사람들이 행동하는 바를 지시하는 이념이 존재할 뿐이다. 57쪽

오히려 문화는 경제적 단위와 같이 적극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문화는 수백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작업의 산물이다. 이러한 사람들과 그들이 하는 작업을 통틀어 문화적 경제의 중대한 산업기반이라고 지칭하였다. 중대한 산업기반의 역할은 우리들에게 취향과 양식을 제안하고, 우리들이 세계 속에 처한 자신과 자신의 자리를 이해하려고 할 때 의존하게 되는 이미지와 사물을 생산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중대한 산업기반은 문화라는 관념을 도구로 이용하여 특정한 장소의 생활방식을 규정하는 역할을 한다. 중대한 산업기반의 구성원들은 차별을 인위적으로 조성하는 사람들이다. 204~205쪽


문화의 구축은 단순한 하향식 과정이 아니라 그것은 거의 무한히 다양해 보이는 저항들로부터 조직화된다. 사람들은 그들 자신의 삶의 조건에 대한 외형적인 통제를 유지하기 위해 그러한 저항에 참여한다. 물론 본 장의 후반부에서 논의하는 바와 같이 그러한 저항은 그 자체로 종종 그 저항이 약화시키고자 하는 문화산업의 산물이다. 이러한 모순을 이해하는 것은 문화정치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저항이 실천 속에 용해되어 있다 할지라도 저항의 형태는 외관상으로 무한하며 저항은 그 시대 문화전쟁의 소재이다. 334쪽

여기에서 요지는 문화에 대한 경합이 공간에 대한 경합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 경합은 공간의 통제, 공간의 생산, 그리고 누가 특정 공간에 허락되는가, 누가 배제되는가, 그리고 그 공간에서 수용 가능한 행위의 본질은 무엇인가, 무엇이 수용 가능한 행위만으로 순수한 공간을 채우는가, 무엇이 그 같이 추정되는 순수성의 위반을 구성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새로운 (문화적) 공간의 생산은 복잡한 변증법이다. 본서의 나머지 네 개의 장들은 이러한 변증법이 작동하는 데 있어 매개체가 되는 몇몇의 부분적인 균열점들, 특히 섹슈얼리티, 젠더, 인종, 그리고 민족주의 등을 다룬다. 각각의 사례에서 우리가 살펴보겠지만 새로운 공간의 생산과 낡은 공간의 유지는 사회의 변화에, 혹은 사회를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유지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3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