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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의 세계사
새러 프레이거 지음 | 심연희 옮김 | 2021년 12월 31일
브랜드 : 살림
쪽수 : 240 쪽
가격 : 15,000 원
책크기 : 145*210
ISBN : 978-89-522-4352-2-0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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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내릴 수 없는 사랑’
세계사 속 퀴어들
퀴어(queer)는 모든 대륙에서 어느 시대나 역사의 일부로 존재해왔다. 이 책은 세계사 속 23명 성소수자들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분명 이 책의 수많은 퀴어 역사 속 인물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나’와 다름을 인정하기도, 할 수 없기도 하다. 나와 다르다면, 내가 모르는 세상이 존재한다면, 그 세상의 역사에 대해 먼저 알아봐야 한다. 퀴어의 세계사를 알게 되면 혐오를 줄이고 퀴어라는 정체성을 사랑과 포용력을 가지고 주류 안에 기꺼이 맞아들일 수 있다. 퀴어뿐만 아니라 스스로 남들과 다르다고 느끼거나 일반적인 역사 속에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이들에게도 중요하다.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세상을 살펴보는 시야가 넓어질 뿐 아니라, 늘 곁에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새삼스레 만날 수 있다.

당신이 꼭 알아야 할 퀴어 이야기

“이 책은 역사 속 인물들을 통해 퀴어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세상을 살펴보는 시야가 넓어질 뿐 아니라 늘 곁에 있어 왔던 이야기도 새삼스레 만날 수 있다.” (웁쓰양, 아티스트)

여자이고 싶었던 로마의 소년 황제 엘라가발루스, 남자이고 싶었던 스웨덴의 계몽 여군주 크리스티나 바사. 위대한 해방자 링컨에게도, 세계인권선언의 어머니 엘리너 루스벨트에게도 동성의 ‘내밀한 친구’가 있었다! 남장을 하고 프랑스를 구한 잔 다르크, 역시 남장을 하고 남북전쟁에 참전한 여자, 2차대전 때 독일군의 암호를 푼 튜링. 수녀와 신부, 예술․연예․스포츠 스타….
퀴어는 인류 역사에서 언제나, 어디에나 있었다. 『퀴어의 세계사』가 소개하는 23명의 성소수자(LGBT) 이야기는 그대로 세계사(정확히는 서양사)의 압축판이다. 시대적으로 고대 로마부터 21세기까지, 군주 정치인 학자 화가 가수 영화배우 스포츠선수, 인권운동가 등등 다양한 직업적 정체성과, 그냥 ‘성소수자’로 뭉뚱그리기에는 저마다 너무나 다른 성과 사랑의 스펙트럼을 아우른다. 독일군의 난수표 암호를 해독함으로써 연합군의 2차대전 승전에 결정적인 공헌을 하고도 동성애자라는 낙인으로 자살로 생을 마쳐야 했던 앨런 튜링같이 익히 알려진 인물이 있는가 하면, 링컨이나 프리다 칼로처럼 “아니, 이 사람도!” 하고 외치게 만드는 유명인도 있다. 튜링과 릴리 엘베(최초로 성전환수술을 시도한 화가)처럼 비극적으로 삶을 마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글렌 버크는 ‘하이파이브’라는 엄청난 유산을 남겼지만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메이저리그 야구에서는 왕따를 당했고, 비교적 소수만이 만인의 인정 속에 행복한 말년을 보냈다.

‘틀림’이 아니라 ‘다름’일 뿐

“어둠속에 버려져 있는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당신은 편견 없이 생각할 수 있는가?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일정한 답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비슷한 고민을 하던 여러분께, 처음 관심을 가져 준 여러분께 새로운 지식이 될 수도 있고, 왜, 어디서부터 잘못된 인식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이 책을 통해 개인적인 범위의 시야와 견해가 아닌 전체 역사를 통해 인간의 다양성을 한번 들여다봐 주셨으면 좋겠다.” (홍석천, 방송인)

LGBT든 LGBTQ든 LGBTTIQQ2SAA든 거기조차 포함되지 않든, 퀴어는 ‘오직 한 가지 점에서만 나와 다른’ 사람이다. 당신의 가족이나 친구나 가까운 이웃 중에 퀴어가 있다면, 오직 그 한 가지 ‘다름’을 이유로 그 사람을 배척할 텐가?
한 가지 차별에 무뎌지면 다른 모든 종류의 차별에도 둔감해지는 법이다. 『퀴어의 세계사』가 조명하는 사람들 가운데조차 ‘빌리티스의 딸들’ 같은 영향력 있는 단체를 조직한 사람들의 이면에, 소수자 인권운동 안에서조차 소수자로서 투쟁해야 했던 사람들도 있다.
『퀴어의 세계사』는 결국 ‘함께 살아가기’에 대한 책이다. 역사 속 성소수자들의 다채로운 삶을 조명한 이 책은 비단 성적 정체성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달라 보이지만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책머리에서 동서고금의 퀴어의 역사를 대륙별로 간략하게 소개하고, 이 분야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몇 가지 기초 용어 해설을 제공했다.
프롤로그

여성을 자처한 로마의 소년 황제 _엘라가발루스(Elagabalus)
프랑스를 구한 크로스드레서 _잔 다르크(Jeanne d’Arc)
나라마저 포기한 퀴어 군주 _크리스티나 바사(스웨덴의 크리스티나, Kristina Vasa)
평등 교육 외친 동성애 수녀 _후아나 이네스 데 라 크루스(Juana Ines de la Cruz)
위대한 해방자에겐 ‘내밀한 친구’가 _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몸만 여자였던 진짜 사나이 _앨버트 캐시어(Albert Cashier)
성적 매력 넘치는 블루스의 대모 _거트루드 ‘마’ 레이니(Gertrude “Ma” Rainey)
처음으로 M2F 수술대에 오르다 _릴리 엘베(Lili Elbe)
고통을 그림으로 토해낸 사랑꾼 _프리다 칼로(Frida Kahlo)
여자 톱스타들의 여자 카사노바 _메르세데스 데 아코스타(Mercedes de Acosta)
세계인권선언의 어머니의 은밀한 사랑 _엘리너 루스벨트(Eleanor Roosevelt)
킹 목사의 오른팔에서 퀴어 운동가로 _베이어드 러스틴(Bayard Rustin)
무지개 사과의 비극적 영웅 _앨런 튜링(Alan Turing)
동성애로 끌려간 나치 수용소의 생존자 _요제프 코호우트(Josef Kohout)
샌프란시스코를 접수한 드래그 여제 _호세 사리아(Jose Sarria)
레즈비언 조직화의 쌍두마차 _델 마틴(Del Martin) & 필리스 라이언(Phyllis Lyon)
주류 퀴어 운동 내부의 반항아 _실비아 리베라(Sylvia Rivera)
성전환 합법화하고 테니스 선수까지 _러네이 리처즈(Renée Richards)
만인이 사랑한 커밍아웃 게이 정치인 _하비 밀크(Harvey Milk)
하이파이브를 발명한 게이 메이저리거 _글렌 버크(Glenn Burke)
9·11의 성자가 된 범성애 신부 _마이클 저지(Mychal Judge)
아메리칸 드림을 뛰어넘은 게이 배우 _조지 타케이(George Takei)

뒤돌아보기, 전진하기
용어 설명
더 알아보기
감사의 글
퀴어(queer)는 모든 대륙에서 어느 시대나 역사의 일부로 존재해왔다. 퀴어는 ‘인류’가 나타났을 때부터 함께해왔다!
퀴어의 세계사를 알게 되면 혐오를 줄이고 퀴어라는 정체성을 사랑과 포용력을 가지고 주류 안에 기꺼이 맞아들일 수 있다. 퀴어뿐만 아니라 스스로 남들과 다르다고 느끼거나 일반적인 역사 속에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이들에게도 중요하다. _프롤로그, 10~11쪽

퀴어의 역사는 세계사다. 모든 시대의 모든 문화권마다 나름의 이야기가 있다. 때로는 박해를 받은 비극적인 이야기이고 때로는 차별에 맞선 사랑과 자부심의 영웅담이기도 하다. 퀴어의 역사는 혁신에 관한 이야기다. _프롤로그, 26쪽

에이브러햄의 동료 변호사는 이 미래의 대통령이 “이 남자(조슈아)를 세상을 떠난 사람들과 아직 살고 있는 사람들 모두보다 사랑했다”고 말했다. 에이브러햄과 조슈아의 관계는 브로맨스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애정 관계인 ‘내밀한 친구(intimate friends)’였다. _에이브러햄 링컨, 64쪽

프리다의 좌우명은 ‘사랑하고, 씻고, 다시 사랑하자’였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프리다는 미국 화가 조지아 오키프, 멕시코 여배우 돌로레스 델 리오, 미국 태생의 프랑스 연주자 조세핀 베이커, 헝가리 사진작가 니컬라스 머레이, 멕시코 가수 차벨라 바르가스, 프랑스 화가 자클린 랑바, 미국 화가 이사무 노구치 등 쟁쟁한 예술가들과 함께 잤다고 한다. 심지어 디에고가 바람을 피운 적이 있는 미국 여배우 폴레트 고다드와도 같이 밤을 보냈다. _프리다 칼로, 98쪽

월터는 베이어드보다 38년 연하였고 당시는 동성 결혼을 꿈도 꿀 수 없는 시기였다. 두 사람이 서로의 관계를 보호하고 베이어드가 사망한 후에는 그 집을 월터가 상속받도록 보장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법적인 구속력을 만들기 위해 다른 동성 커플들이 하는 대로 따라 했다. 바로 베이어드가 월터를 아들로 입양한 것이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동성 결혼이 법제화되기 전에는 결혼하고 가족이 된 부부들이 서로에게 유산을 남길 수 있는 권리를 동성 커플은 가질 수 없었다. 그러니 어떻게든 법을 우회할 방법은 입양밖에 없었다. _베이어드 러스틴, 128쪽

1950년대에 레즈비언이 상대를 찾는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유일한 선택지는 술집에 가는 것이었지만 거기 가는 여성은 경찰의 급습을 당해 체포되기가 쉬웠다. 델과 필리스는 고립감을 느꼈고 필사적으로 다른 레즈비언들을 만나고 싶어 했다. 그러다 1955년에 두 사람이 유일하게 알고 지내던 로즈 뱀버거라는 레즈비언이 전화를 해서 다섯 명의 레즈비언이 더 있는 비밀 사교 클럽에 초대했다. 이 여덟 명의 여성은 미국 최초의 레즈비언 조직을 결성하였으니 이름하여 빌리티스의 딸들(Daughters of Bilitis, DOB)이었다. _델 마틴 & 필리스 라이언, 161~162쪽

스톤월 폭동은 현대 퀴어 인권 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다. 당시 겨우 열아홉 살이었던 실비아는 퀴어 인권 옹호 단체를 사람들과 함께 새로이 조직했다. 하지만 모든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실비아는 초기의 인권단체가 가진 방향성에 화가 났다. 말하자면 동성애자 인권 법안을 만들면서 트랜스젠더 인권은 빼버리는 식의 일이 일어났던 것이다. 실비아의 가장 큰 투쟁은 바깥세상이 아니라 퀴어 공동체 ‘안에서’ 진행되었다. 그녀는 트랜스젠더 청소년이나 수감된 사람들이나 노숙자같이 대표해 줄 사람이 없는 이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투쟁했다. 주류 운동이 잡아 주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는 존재를 모두 잡아 주었다. _실비아 리베라, 172~17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