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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연출가들 (살림지식총서 093)
김남석 지음 | 2004년 5월 30일
브랜드 : 살림지식총서
쪽수 : 96 쪽
가격 : 3,300 원
책크기 : 사륙판
ISBN : 978-89-522-0234-8-04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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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즘에서 자유로워진 새로운 연출관
현장의 예술인 연극을 이 땅에 정착시킨 한국의 명연출가들의 작품세계를 토대로 한국 연극의 변천사를 소개한 책.
연출가들의 계보와 흐름
근대극 최초의 연출가 : 홍해성
정교하고 파격적인 연출 의도 : 유치진
배우를 잘 아는 연출가 : 이해랑
인간을 그리는 무대 : 임영웅
연극의 바깥, 세상의 안쪽 : 오태석
조형된 공간 감각 : 이윤택
새로운 연출가의 출현을 기대하며
연극연출의 거장들
어느 분야든 그것이 새로운 토양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거장들의 숨결과 땀이 필요하다. 이 책은 한국에 연극이라는 문화가 정착하기까지 평생을 바친 그리고 아직도 현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연출가들의 작품세계를 설명함으로써 한국에서의 연극의 변천사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어지는 연출가들의 중요 계보는 다음과 같다.
저자는 홍해성이라는 연출가의 비조(鼻祖)로부터 시작하여, 유치진・이해랑으로 이어지는 사실주의의 성립 과정에서 나타났던 연출가들을 살펴보고, 임영웅이 보여주는 리얼리즘의 수용과 이탈 과정을 분석한다. 그리고 오태석과 이윤택이라는 두 명의 연출가를 통해 리얼리즘이라는 척도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 새로운 연출관을 소개한다.

근대극 최초의 연출가, 홍해성
한국에 연극이라는 개념이 발생한 것은 서구극이 유입되면서이다. 즉, 서구의 낭만주의 연극이 일본의 신파극을 만들었고, 이 신파극이 한반도에 유입되면서 전래적 의미의 연희가 아닌 연극의 개념이 이 땅에 성립되었다. 극예술연구회는 이 땅에 신극(리얼리즘극)을 보급하는 데에 앞장 선 단체로 1920년대 김우진을 중심으로 일어난 신극 보급 운동을 계승하고, 정립된 양식 미학으로서의 리얼리즘극을 선도한 단체였다.
극예술연구회를 이끈 멤버들은 주로 해외 문학을 전공한 학자나 기자들이었고, 그 성과는 1930년 사실주의 연극의 정점인 로 나타났다. 이 연극의 연출가로 그 명성을 알린 홍해성은 1936년 창설되는 동양극장의 연출책임자 겸 연기훈련자로 초빙되어 간다. 홍해성은 배우들에게 체계적인 연극을 지도한 연출가였을 뿐만 아니라 초창기 한국 연극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선각자이기도 했다. 이러한 그의 연극관은 연극에 대한 애정으로부터 비롯되었고, 그것은 한국연극의 이론적 토대 마련으로 연결되었다. 발음과 발성, 대사와 연기, 시선처리와 몸짓, 연극의 템포와 리듬 등 연극과 관련된 전반적인 모든 사항들이 그에 의해서 체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정교하고 파격적인 연출 의도, 유치진
한국 근현대연극사에서 유치진(柳致眞, 아호 東朗)은 극작, 연출, 평론, 교육, 극장경영 등 다방면에 걸쳐 괄목할 만한 업적을 남겼다. 1931년 12월 ꡔ문예월간ꡕ에 희곡 을 발표하면서 작가활동을 시작한 그는 평생 연극계에서 활동했고, 만년에 서울예술전문대학을 운영하다가 1974년 2월 69세에 작고했다. 한국연극사의 선구자로서 그는 높이 평가되고 있다.
그 외에도 저자는 배우를 잘 아는 연출가였던 이해랑과 무대에서 인간을 그리는 연출가로 평가받는 임영웅, 세상을 보는 눈을 무대에서 연출했던 오태석, 조형된 공간감각으로 명성을 날린 이윤택의 작품세계를 주된 작품들을 통해 보여준다.
반면 유치진은 극예술연구회, 극연좌, 현대극장, 극예술협회(극협), 신극협의회(신협), 국립극단, 드라마센터를 거치면서 활동했고, 극작가 겸 연출자로 자리 잡아갔다. 유치진의 연출작 가운데 가장 성공한 작품으로 꼽히는 것이 「뇌우」이다. 1950년 6월 국립극단에 의해 무대화된 이 작품은 세인의 관심과 연극계 인사들의 찬사를 이끌어내었다. 유치진 연출의 요체는 「뇌우」의 성공 요인으로 확인된다. 「뇌우」의 연출 ‘플랜’을 찾아 유치진 연출의 특징을 알아보고자 한다. _p.4

여성 연극의 발견과 여성 연기자들의 활약은 산울림소극장의 여성 연극이 가져온 한국 연극의 성과였다. 그런데 임영웅은 산울림소극장이 ‘여성 연극의 메카’라는 말에 찬동하지 않는다. 그것은 임영웅의 소박하지만 명료한 연출관에 근거한다. 그에게 연출은 인간을 그리는 작업이다. 따라서 여성 연극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남성 연극이라는 말이 없는 것처럼, 여성 연극이라는 말도 좋은 연극, 즉 인간을 그리는 작업의 일환에 불과하다. _p.45

필자는 이윤택의 희곡과 연극을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가 ‘난세’라고 생각한다. 그의 작품을 읽거나 보거나 해석할 때, 그가 생각하고 표현하고 주장하는 ‘난세’를 찾곤 한다. 「시골선비 조남명」에서는 매관매직과 외척세력으로 인해 어지러워진 정계가 난세의 표상이다. 「바보각시」에서는 삶의 중심을 잃은 자들이 세기말의 지옥도를 연출하는 신도림역이 난세의 축도이다. 「청바지를 입은 파우스트」에서는 허무주의에 빠진 젊은이들의 모습에서 난세가 드러나고 있다 _p.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