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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살림Friends 문학상 수상자 발표
작성자 : 살림출판사  |  2012/06/20 16:30:59

6월의 신록은 청소년문학을 닮았다. 새롭고 활기차며 다른 존재들에게까지 삶의 에너지를 전달한다. 살림Friends 문학상 YA Novels를 심사한 소감 역시 마찬가지였다. 문학상이 어느덧 3회를 맞이한 탓에, 응모 작품 편수도 늘었고, 소재와 장르의 폭도 다양해졌다. 최종 본선에 오른 작품 네 편을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읽어 내려갔다. 많은 응모작 중에는 아직 웅크리고 있는 새싹도 있었고 세상에 감동을 전달하기에 충분한 수작도 있었다. YA Novels를 읽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소재와 주제의 참신함, 고민의 진정성, 무엇보다도 문학작품이 마땅히 가지고 있어야 할 서사의 힘이다. 우리는 이 세 가지 기준을 큰 잣대 삼아 본선 진출작을 꼼꼼히 읽어 나갔다.

『아끼라 백』은 발랄한 문체와 재미있는 캐릭터, 작품 전반을 관통하는 유머와 위트 덕분에 심사위원들로부터 큰 호감을 얻은 작품이다. 구차하고 신산한 삶이 작품의 큰 줄거리를 얽고 있지만, 그 아픔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작가의 시선이 매우 건강하게 느껴졌다. 다만 극적 사건이 발현되지 않았고, 결정적으로 사건 간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점이 아쉽다. 후반부의 줄거리를 보강하고 사건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드러낸다면 더욱 좋은 작품이 될 것이다.

『칼, 버터플라이 사막에서 살아남기』는 작가의 문제의식이 매우 잘 드러난 작품이다. 그러나 서사 대상에 대한 접근 방법이 다소 감상적이어서, 거칠고 정리되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작품을 읽어 나갈수록 문체의 흡입력과 작품에 대한 몰입도, 주인공의 정서에 대한 독자의 공감도가 떨어지는 점 역시 내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기억을 파는 가게, 메멘토이』는 이야기를 만드는 기본 문법에 매우 충실한 작품이다. 그런 까닭에 사건의 흐름이 자연스럽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 역시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플롯이 생생하게 살아 숨 쉰다기보다는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기억’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지나치게 표면적으로만 사용함으로써 작품의 폭과 형식까지 제한된 것도 아쉽다. 더욱 생생한 소재를 포착해서 작가 자신만의 시각으로 풀어낸다면 반드시 좋은 작품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전국노래자랑』은 서사의 짜임새가 매우 견고해서 뒤로 갈수록 흡입력이 강해지는, 보기 드문 수작이다. 글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읽히고, 인물과 인물이 얽혀서 만드는 이야기가 충분히 감동적이다. 세련된 심리 묘사, 인물 간의 재치 있는 대화, 돌발적인 사건 하나하나에서도 재미와 감동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다소 아쉬운 점은 선생님의 위선적인 캐릭터를 드러내는 방법과 작품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앞부분의 군더더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에 몰두하고 공감을 느끼며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하는 서사의 힘이 워낙 강렬하다. 사실 우리는 서로의 의견을 채 갈무리하기도 전에 만장일치로 『전국노래자랑』을 당선작으로 결정지었다. 이런 것이 바로 『전국노래자랑』이 가지고 있는 작품의 놀라운 힘이라고 생각한다. 독자의 반응이 무척이나 기다려지는 작품을 수상작으로 뽑게 되어 매우 행복했다는 말을 당선자에게 전하며, 청소년문학에 더욱 다채로운 색을 더해 주는 작가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심사평 : 김경연(아동ㆍ청소년문학 평론가), 한혜원(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 학부 교수

살림Friends 문학상 논픽션 부문의 최종심에 올라온 작품은 『소설로 시를 풀다1: 고대 시가편』『구도자 개의 이야기』 『당신의 이름이 말해주고 있는 것들: 성과 이름의 문화사』 등 세 편이다. 세 작품 모두 논픽션이 지녀야 할 요건을 각각 한 가지 이상씩 보여 주었지만, 아쉽게도 ‘논픽션’이 아니라 ‘청소년 논픽션’으로서 갖추어야 할 요건에 대한 고민이 다소 부족한 느낌이었다.

『소설로 시를 풀다1: 고대 시가편』은 ‘공무도하가’ ‘구지가’ ‘황조가’ 등 대표적인 고대 시가 세 편을 ‘소설(‘공무도하가’의 경우 소설보다는 ‘이야기시’라는 용어가 더 적절할 것 같다)’을 통해 설명한 작품이다. 입시 준비의 도구로 전락한 한국 문학 교육을 정상화하려는 하나의 시도로서 문학 작품(소설)을 이용해 문학 작품(시)을 가르치겠다는 아이디어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4줄짜리 고대 시가 세 편을 이해하기 위해 단행본 한 권 분량의 원고를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회의는 논외로 하더라도, 필자가 창작한 고대 시가를 모티프로 한 ‘소설들’을 왜 읽어야 하는지 그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 청소년들의 문학 작품 감상 수준을 고려했을 때 『소설로 시를 풀다1: 고대 시가편』은 교육적 효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소설을 읽는 데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읽은 후에 고대 시가에 대해 더 정확한 지식을 얻는다고 단언할 수도 없다. 또한 작품의 완결성이 다소 부족하고, 소설의 지배적인 정서가 청소년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구도자 개의 이야기』는 청소년에게 다소 어려울 수도 있는 맹자의 삶과 철학을 맹자 일행이 거두어 기른 떠돌이 개의 시선과 목소리로 설명하고 있다. 󰡔맹자󰡕의 체계를 시간 순서대로 재조합하는 데에 들였을 시간과 노력, 그리고 청소년에게 쉽고 친근하고 재미있게 다가가려 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개를 화자로 내세운 효과가 작품에서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구도자 개는 극적 긴장감을 부여하는 스토리텔링 장치라기보다 구어체로 맹자의 삶과 철학을 설명하는 매개물에 지나지 않는다. 말하자면 구도자 개가 화자가 되었다고 해서 맹자의 삶과 철학이 더 재미있어지지도, 극적 긴장감이 생기지도 않은 것이다. 요컨대 이 작품이 공자의 삶과 철학을 그려낸 영화 <공자-춘추전국시대>처럼 맹자의 위대한 삶과 철학을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내지 못한 점이 아쉽다.

『당신의 이름이 말해주고 있는 것들: 성과 이름의 문화사』는 신문화사의 방법론으로 성과 이름의 문화사적 의의에 대해 동서고금의 다양한 자료를 분석하여 쉽게 설명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성과 이름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수집하여 명쾌하게 해명한 것은 학문적으로도 의미 있는 작업일 것이다. 그러나 이 글의 내용은 청소년의 관심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구어체 표현만으로 성인용 논픽션의 소재가 청소년용 논픽션의 소재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다. 구어체를 문어체로 바꾸고 주석 작업을 보충하는 정도의 수정만 거치면 인문교양서로 출간하기에 손색이 없지만, ‘청소년 논픽션’이라는 공모전의 취지에는 부합되지 않아 당선작으로 선정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올해 처음 공모한 살림Friends 문학상의 논픽션 부문은 아쉽게도 당선작을 선정할 수 없었다. 처음 시도한 청소년 논픽션 부문에서 다양한 가능성이 드러난 만큼 내년에는 더욱 훌륭한 작품이 투고되어 당선작이 선정되는 것은 물론 아직은 개념조차 모호한 한국 청소년 논픽션 분야를 개척하는 데 이바지할 수는 공모전이 되기를 기대한다.

심사평 : 전봉관(KAIST 인문사회과학과 및 문화기술대학원 부교수)

제3회 살림Friends 문학상 & 살림어린이 문학상 시상식 안내
제3회 살림어린이 문학상 수상자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