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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눈으로 본 첨단과학과 불교
이상헌 지음 | 2017년 5월 3일
브랜드 : 살림
쪽수 : 272 쪽
가격 : 15,000
책크기 : 국판
ISBN : 978-89-522-3623-4-0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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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 170428_science.hwp
인공지능과 불멸을 꿈꾸는 시대, 불교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첨단과학이 불러일으킬 윤리적 문제를 불교로 풀어본 책.

첨단과학기술을 서양 사상이 아닌
불교 사상의 관점으로 바라본 첫 책!
첨단과학기술과 불교, 얼핏 보면 어울리지 않는다. 불교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종교이자 사상이고, 첨단과학기술은 가장 최근의 것이기 때문이다. 불교는 기원전 5세기에 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얻은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토대로 성립되었고, 신생 기술이라 불리는 첨단과학기술은 1990년대 이후에 주목을 받거나 시작되었다. 다루는 영역으로 보나, 성립 시기로 보나 둘은 닮은 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우주 안에 있는 모든 원자(티끌) 하나하나 속에 수많은 세계 바다가 들어 있다’는 『화엄경』의 구절이나, ‘무한’(無限)이라는 개념처럼, 불교는 다른 종교에 비해 매우 포용적이면서도 열린 시각을 갖고 있다. ‘창의적인 인재의 대명사’ 스티브 잡스도 선불교에 심취해 있었던 것처럼, 불교 사상은 대단히 창의적이고 개방적이며 미래지향적이다. 따라서 과학과 불교는 환상적인 커플이다.
이 책 『철학자의 눈으로 본 첨단과학과 불교』는 저자 이상헌(세종대 교양학부 초빙교수·지식융합연구소 부소장)이 지난 2015년 8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월간 『불교문화』에 ‘과학기술과 불교’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칼럼을 모아 다듬은 것이다. 인공지능과 뇌과학에 대한 불교적 이해는 무엇이고, 생명과 자연에 대한 불교적 세계관은 무엇이며, 기술 유토피아를 불교의 정토 사상을 통해 바라보면 어떻게 평가되는지를 심도 있게 다룬다. 특히 인공지능·뇌·생명·자연·기술·유토피아 등의 6가지 키워드를, 불교의 다양성과 포괄성에 접목시켜 해설하고 있다.
또한 첨단과학기술의 내용보다는, 첨단과학기술이 실현되었을 때 인간의 삶과 사회·문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첨단 기술의 윤리적 쟁점에 대한 물음은 궁극적으로 철학적 물음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이에 대한 논의는 대부분 서양 사상의 관점에서 진행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불교 사상의 관점으로 이러한 쟁점들에 접근한 것이 특징이다.
과학기술이 점점 더 발전할수록 철학적 배경이 탄탄해야 하는 까닭은, 과학기술에 대한 윤리적·철학적 성찰이 필요하다는 시대적 요구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불교 사상은 그동안 서양 사상의 주류적 전통에서 찾아볼 수 없는 신선한 관점을 제공해준다. 이 책의 가장 큰 목적은 첨단과학기술을 서양철학적 시각에서와는 달리 보면서, 이를 토대로 과학기술을 보는 새로운 눈으로 보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004|머리말

1부 인공지능, 뇌, 그리고 불교
010|1장. 불교적 관점에서 본 인공지능
026|2장. 인공지능과 불성
044|3장. 초지능과 불교적 지혜
060|4장. 뇌이식 수술과 자아 정체성
074|5장. BCI 기술과 몸에 대한 불교적 이해

2부 생명, 자연, 그리고 불교
092|1장. 생명공학과 보시행
108|2장. 합성생물학과 생명의 인연
120|3장. 냉동인간과 불로장생의 꿈

136|4장. 나노기술과 불멸에 대한 욕망
152|5장. 청색기술과 불교적 자연관

3부 기술, 유토피아, 그리고 불교
168|1장. 투명화 기술과 인간의 욕망
186|2장. 가상현실, 가상 사찰을 현실로 만들다
204|3장.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불교적 가치
224|4장. SETI와 ‘다름’에 대한 불교적 관점
238|5장. 인간의 얼굴을 한 기술과 불교경제학
256|6장. 기술 유토피아와 불교의 정토 사상

270|미주
서양적 사고에서 생각은 마음의 작용이며, 의식적인 활동이다. 서얼이 중국어방 논변을 통해 튜링 테스트를 반박한 요지 가운데 하나도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컴퓨터가 있다고 해도, 그 컴퓨터는 의식이 없으며, 그런 의미에서 지능을 가졌다고, 진정으로 생각한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교적 관점에서는 사고와 의식을 필연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있다. 사고에는 의식을 요구하는 사고와 의식을 요구하지 않는 사고가 있다. 예컨대, 심장과 같은 우리의 신체 기관은 지능적으로 작동하며, 따라서 사고한다고 할 수 있지만 의식은 없다. (pp. 20-23)

불교적 관점에서 진정한 자아는 분별에 의한 이론이나 사상이 아니라 진실, 법에 따라 살아간다고 하는 행동 자체에 나타난다. 자아에 의해 만들어진 자기는 진정한 자기가 아니다. 진정한 깨달음을 위해서는 우리가 흔히 나라고 하는 자기에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 불도를 배운다는 의미에서 자기를 배운다는 것은 자기를 잊는 것이다. 자신과 타인의 구별도 없이 진실하게 몸도 마음도 맡겨 사물화하지 않는 것이다. (pp. 72-73)

불교에서 인간은 색수상행식의 다섯 가지 요소(오온)의 복합체로 본다. 색은 몸을 구성하는 요소 일체를 말하고 수상행식은 정신 작용 일체를 가리킨다. 붓다는 몸과 마음이 따로 떼어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불이론적(不二論的) 입장을 지켰다. 한때 붓다는 감각적 욕망을 극단적으로 억압하는 고행주의의 신봉자였다. 하지만 붓다는 일방적인 욕망의 억압은 진정한 자유를 얻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보리수나무 그늘 아래에서 명상에 들어가 진정한 깨달음을 얻었다. 진정한 자유에 도달하는 방법은 육체에 대한 억압이 아니라, 육체적 욕망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었다. 붓다는 감각적 욕망을 과도하게 추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나치게 억압하는 것 또한 인정하지 않았다. 붓다가 강조한 것은 감각적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 욕망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이었다. (pp. 87-88)

불교는 생명공학을 어떻게 바라볼까? 불교는 신을 조물주로 상정하고 생명을 신의 피조물로 여기는 기독교와 다른 관점을 보여줄 것이 분명하다. 현재 생명공학에 대해 가장 강력한 반론을 펴고 있는 것이 종교 진영인데, 불교는 좀더 수용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불교에서는 인간을 포함하여 일체 중생을 고정된 실체로 가정하지 않으며 창조자로서의 신을 상정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불교의 기본 정신이 생명공학 같은 기술의 긍정적 목적을 지지한다. 붓다가 세상에 온 목적은 일체 중생의 고통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p. 96)

나노기술을 이용하며 불멸을 추구하는 태도를 불교적 관점에서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 먼저, 죽음에 대한 이해에 차이가 있다. 서양의 근대적 사고는 죽음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이해하는데, 그런 사고의 바탕에는 삶의 일회성에 대한 기독교적 가정이 깔려 있다. 불교적 사고는 죽음을 일회적 모순으로 파악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이어지는 생사윤회의 한 고리로 이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은 두려워할 것이 아니다. 완전한 소멸로서의 죽음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p. 149)

근대 기술의 이러한 한계는 불교적 관점에서도 포착된다. 불교는 삼라만상을 시간적이고 공간적인 연기의 그물 속에서 서로 의지하고, 서로 관계 맺으며 존재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우주의 모든 존재들은 연생과 연멸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순환하는 것이며, 자연과 인간 역시 이러한 관계 속에 있다. 근대 기술을 낳은 전형적인 서구적 사고에서 자연과 인간은 서로 분리되어 있으며 대립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불교에서 자연은 법성을 본성의 원리로 하고 법계를 전체의 범위로 하며, 우주의 모든 존재자가 서로 의지하고 연기에 의해 생성되는 한 생명의 큰 바다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본다. (p. 164)

온갖 사물들의 세계를 불교에서는 법계(法界)라고 한다. 산스크리트어로 다르마 다투(dharma dhatu)이다. 이 말은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되는데, 부파불교에서는 십팔계 가운데 하나로 의식의 대상이 되는 모든 사물을 일컫는 말로 사용한다. 반면에 대승불교에서는 일반적으로 법(法)을 모든 존재 또는 현상으로 해석하므로 법계는 모든 존재를 포함한 세계를 가리킨다. 모든 존재와 현상의 총체로서의 우주를 법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법계는 모든 존재와 현상의 본질적인 양상, 즉 진여(眞如)를 이르기도 한다. (pp. 201-202)

불교경제학은 노동을 보는 관점에서 근대 자본주의 경제학과 다르다. 노동을 생산을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으로 보지 않고 인간 본성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 슈마허가 이해하는 불교적 관점에 따르면, 노동에는 세 가지 중요한 역할이 있다. 인간은 노동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향상시킬 기회를 얻으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동의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훈련되고, 생활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어낸다. (pp. 249-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