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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한의 오페라 식당
전준한 지음 | 2018년 6월 30일
브랜드 : 살림
쪽수 : 296 쪽
가격 : 15,000
책크기 : 152*205
ISBN : 978-89-522-3934-1-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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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 RE.hwp
출연, 화제의 인물!
요리하는 성악가 전준한의 오페라 속 음식에 관한 인문학 에세이
“이 오페라에, 그 이탈리아 요리!”
경기 하남시의 이탈리아 가정식 식당 ‘오스테리아308’. 이곳 주인장이자 셰프 전준한. 푸근한 미소에 인상적인 콧수염, 검은색 주방장복이 영락없는 요리사인데, 그의 이력이 특이해 인사를 건네면 굵은 저음의 목소리가 돌아온다. “제가 요리하는 성악가입니다.”
베이스 전준한은 요리도 하고 노래도 부른다. 그가 성악가의 길을 걸은 것도, 요리를 택한 것도 운명에 가까웠다. 대일외고 스페인어과 재학 중,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테너 박세원 출연의 오페라 「카르멘」을 보러 간 날 이후 그의 인생은 달라졌다. 뒤늦게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성악에 매료되어 몇 번의 도전 끝에 연세대 성악과에 입학했고, 서른 살에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국제 콩쿠르에서 14번이나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고 귀국하여 국립오페라단 등에서 주역을 맡으며 활동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성악가로 먹고살기가 만만치 않았다.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현실에서 뭘 할까 생각하다가 이탈리아 유학 시절 곧잘 요리를 했던 것을 떠올리고 식당을 차리기로 마음먹었다. 이전에 ‘예술을 위한 삶’을 살았다면 이제는 ‘삶을 위한 예술’이 가능해졌다는 게 저자 전준한의 말이다. 선술집(오스테리아)을 뜻하는 식당 이름처럼 이탈리아 골목에서 만날 수 있는 편안한 요리와 노래를 선사하고 싶다는 전준한. 『전준한의 오페라 식당』은 이런 배경에서 탄생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오페라계에서는 괴물로 불렸던 베이스 성악가, 그리고 정통 이탈리아 음식으로 사람들의 미각을 매료시키는 셰프. 오늘도 전준한의 하루는 이 두 가지 인생이 공존한다. 오페라와 이탈리아 요리, 이 둘을 접목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업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전준한이기에 가능했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베냐미노 질리의 「물망초」, 푸치니의 「토스카」와 가곡 「명태」, 바그너의 「파르지팔」, 베르디의 「돈 카를로」 등 오페라 이야기를 쉽고 다정하게 들려줄 뿐 아니라, 각각의 에피소드와 관련된 이탈리아 요리를 눈앞에서 펼치듯 생생하게 표현한다.
오페라로 시작해서 이탈리아 요리로 장식되는 이 책은 독자에게 읽는 재미와 다양한 교양을 제공해주며, 텍스트 곳곳에 풍성한 사진을 배치해 보는 즐거움도 더한다.『전준한의 오페라 식당』, 저자 전준한이 살아온 시간을 따라가다보면 음악, 문화, 음식에 담긴 풍성한 이야기를 흠뻑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프롤로그: 이토록 맛있는 오페라, 이토록 멋있는 삶의 무대

Part 01. 맛있는 오페라, 감미로운 이탈리아 요리
가장 아름답고 혹독한 시절
: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와 짭짤한 안초비 피자
잊지 못할 인연, 잊지 못할 맛
: 베냐미노 질리의 「물망초」와 토마토소스 파스타
가장 심플한 음식이 가장 화려하다
: 푸치니의 「토스카」와 카초 에 페페
오페라 베리즈모처럼
: 푸치니의 「잔니 스키키」와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
그 이름만은 남아 있으리라, 언제까지나
: 가곡 「명태」와 로마 중국집의 동태매운탕
모든 이의 마음속엔 ‘돈 조반니’가 있다
: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와 닭구이
라벨로의 해안 절벽, 꿈결 같은 노랫소리
: 바그너의 「파르지팔」과 칼라마리 프리티
그대의 봄날은 아직 오지 않았을 뿐
: 베르디의 「돈 카를로」와 프로슈토

Part 02. 내 인생의 성악가에게 바치는 요리
예술가의 숙명을 기리며
: 소프라노 조수미를 위한 나폴리식 고등어찜
야수 같은 성악가 혹은 로마의 자유인
: 바리톤 현광원을 위한 소 심장 리소토
꿈이 현실이 되는 운명의 순간들
: 테너 박세원을 위한 봉골레 파스타
변치 않는 바닷속 암석처럼
: 첫 스승 임은호에게 바친 이탈리아식 해물짬뽕
내 노래에 날개를 달아준 전설의 스승들
: 세기의 성악가들에 배운 진리, 그리고 그들이 좋아한 음식
대가의 자리를 지킨다는 것
: 바리톤 고성현의 채끝 등심 스테이크
저 하늘에서 노래하고 있을 벗에게
: 바리톤 박영길과 먹었던 이탈리아식 돼지고기 보쌈

Part 03. 요리하는 성악가의 인생 식탁
늘 부엌에 있는 내 아내에게
: 푸치니의 「라 보엠」과 바삭한 아란치니
어느 노부부에게 바치는 결혼기념일 식탁
: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와 베네치아식 대구요리+양고기 스튜
아버지가 차리는 아들의 식탁
: 조르다노의 「안드레아 셰니에」와 카르보나라 스파게티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를 위한 저녁
: 카를로스 가르델의 「당신이 나를 사랑하게 되는 날」과 달콤 쌉쌀한 아포가토
꿈을 찾아 헤매는 이 시대 청춘에게
: 베르디 「나부코」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과 마르게리타 피자
중년의 실패를 경험한 친구에게
: 스틸하트의 「쉬즈 곤」과 포르게타
내 식당을 찾아온 나의 어머니를 위해서
: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와 수비드 스테이크
때로는 휴식이 필요한 그대에게
: 차이콥스키의 「사계」와 피자 비앙카

에필로그: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있을지라도
지금까지도 나는 어떤 무대에 서든 ‘전달’을 중시한다. 큰 오페라 무대든, 식당에서 가까운 사람들 모아놓고 마련하는 소박한 무대든, 내 소리가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를 늘 신경 쓴다. 연주가 훌륭하다고 꼭 좋은 무대가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때로는 내가 최선을 다했는데도 내 노력이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수도 있다. 무대에 서는 사람이라면 그것까지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세월이 흘러 ‘성악가’에서 ‘요리하는 성악가’가 된 지금도 마찬가지다. 음식은 주방에서 멋들어지게 잘 만드는 게 끝이 아니다. 주방에서 열심히 만든 음식이 손님들에게 잘 전달되고 맛에 대한 교감이 오고가야 비로소 그 음식은 완성된다. 노래도 음식도 소통은 그렇게 해서 이루어진다.
- 가장 아름답고 혹독한 시절
: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와 짭짤한 안초비 피자 中

이런 유서 깊은 역사와 화려한 문화를 가진 도시의 음식은 화려하기보다 의외로 간단한 게 많다. 그중에서 내가 생각하는 가장 로마다운 음식은 ‘카초 에 페페(Caccio e Peppe)’라는 이름의 소박한 파스타다. 파스타면을 삶아 좋은 올리브유를 뿌린 후,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치즈 중 하나인 ‘그라나 파다노’라는 치즈 가루와 굵은 후춧가루만 뿌리면 끝이다. 마늘도 넣지 않고 치즈가루와 후추로만 맛을 낸다. 소금으로 살짝 간을 할 뿐 오로지 후추 맛과 치즈 맛으로만 먹는데 무슨 맛이 있을까? 비유적으로 말하면 잘 구워낸 식빵 같은 맛이다. 특별한 맛이 없는데 중독성이 있어서 자꾸 먹게 되는 맛. 그게 바로 카초 에 페페의 맛이다.
- 가장 심플한 음식이 가장 화려하다
: 푸치니의 「토스카」와 카초 에 페페 中

예술과 건축의 도시, 음악가와 시인의 도시, 단테와 미켈란젤로의 도시 피렌체는 오페라가 처음 시작된 도시이기도 하다. 이탈리아가 통일되기 전의 피렌체 공국은 정치적으로 강력한 공화국이자 중세 문학, 회화, 건축, 음악이 발달한 르네상스의 중심지였다. 원래 오페라라는 장르는 예술을 후원하는 피렌체의 귀족들과 예술가들이 ‘작은 방’이라는 뜻의 ‘카메라타(camerata)’에 모여서 “우리 그리스 비극에 음악을 한번 붙여볼까?” 해서 만들기 시작한 게 시초였다. 그리스 신화나 영웅 이야기를 그리다가 차츰 여러 가지 장르가 생겨났는데 ‘오페라 세리아(opera seria)’가 고대 신화나 영웅이 등장하는 엄숙한 작품이라면, ‘오페라 부파(opera buffa)’는 우스꽝스러운 희극, ‘오페라 베리즈모(opera verismo)’는 일상생활을 그린 리얼리즘 장르다. 「잔니 스키키」는 그중에서 베리즈모 장르에 속한다.
- 오페라 베리즈모처럼
: 푸치니의 「잔니 스키키」와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 中

아주 잘 지어진 밥은 반찬 없이 맨밥만 먹어도 너무나 달고 맛있다. 태워먹은 밥을 맛있는 밥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알리오 올리오도 마찬가지이다. 진짜 맛있는 정통 알리오 올리오는 마늘향이 듬뿍 잘 배어 있을 뿐, 재료를 일부러 태워 탄 맛으로 먹지는 않는다. 우리 가게에서 알리오 올리오를 맛본 손님들이 “어떻게 하면 이런 맛이 나요?” “정말 좋은 올리브유를 쓰시나 봐요?” 라며 신기해하거나 비결을 물으면 나는 딱 한마디의 대답만 해드린다. “마늘을 안 태우면 돼요.” 이것 말고는 비결이랄 게 없다. 단순한 상식이다. 마늘 본래의 맛을 살려내기만 하면 된다. 이 원리만 기억한다면 누구나 깊은 맛을 내는 알리오 올리오와 봉골레를 만들 수 있다.
- 꿈이 현실이 되는 운명의 순간들
: 테너 박세원을 위한 봉골레 파스타 中

물 중에 지장수라는 물이 있다. 황토에 물을 부으면 처음엔 부연 흙탕물이 된다. 황토가 바닥까지 완전히 가라앉고 윗물이 깨끗해지려면 미동도 없이 며칠 놔둬야 하는데, 그렇게 놔두면 더러운 성분이 다 가라앉아 깨끗한 물을 얻게 된다. 이 물을 지장수라고 하는데 옛날부터 해독 등 여러 가지 효능을 지녔다고 알려져 있다. 이 물을 얻기 위해서는 뭔가를 하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안 하고 기다려야 한다. 기다려야 맑은 물을 얻는다. 기다려야 본질이 나온다. 나는 성악도, 음식도, 그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알리오 올리오의 본질이 대단한 비법 레시피에 있는 게 아니라 마늘과 올리브유에 있는 것처럼.
- 꿈을 찾아 헤매는 이 시대 청춘에게
: 베르디 「나부코」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과 마르게리타 피자 中

비유하자면 오페라 중에도 ‘서곡(Overture)’이 멋있는 오페라가 참 많다. 특히 「라 트라비아타」와 「피가로의 결혼」은 오페라 중간중간의 아리아들도 유명하지만 서곡이 아름다운 것으로도 유명하다. 영화도 인트로, 즉 맨 첫 번째 장면이 중요하다. 책도 첫 단락, 첫 문장에 많은 것이 담겨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오페라도, 음악도, 영화도, 책도, 처음부터 끝까지 봐야 그 작품을 본 거라고 할 수 있다. 남녀가 부부가 되는 데에도 뜨거운 감정과 자극적인 행복감은 그저 서곡일 뿐이다. 그 다음부턴 서곡과 비슷한 선율이 전개될 수도 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선율이 이어질 수도 있다.
-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를 위한 저녁
: 카를로스 가르델의 「당신이 나를 사랑하게 되는 날」과 달콤 쌉쌀한 아포가토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