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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 (큰글자 세계문학컬렉션 01)
호메로스 지음 | 진형준 옮김 | 2019년 10월 10일
브랜드 : 살림
쪽수 : 196 쪽
가격 : 25,000
책크기 : 197.6×273mm
ISBN : 978-89-522-4102-3-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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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최초의 세계문학컬렉션
가장 오래되고 가장 위대한
서사시 『일리아스』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세계문학 버킷리스트!
신화는 신들의 이야기지만 사람들이 지었다. 사람들은 왜 신화를 지어내는 것일까?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은 신화 속의 신들을 인간들의 ‘이상형’이라고 했다. 신화를 열심히 만들었던 옛날 사람들은 열심히 이상형을 꿈꾸었던 사람들이다. 『일리아스』를 읽으면 수많은 신을 만나게 된다. 여러분은 그 신들을 만나면서 저 옛날 그리스 사람들이 꾸었던 꿈의 깊이와 삶의 간절함을 만나게 될 것이다.

큰글자로 읽는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읽지 않는 고전은 없는 고전이고, 즐기지 못하고 감동을 주지 못하는 고전은 죽은 고전이다. ‘큰글자 세계문학컬렉션’은 마음을 풍요롭게 다스리고 날카롭게 자신을 마주하고 싶은 시니어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최초의 고전문학선이다. 두껍고 지루한 고전을 친절하고 더 맛깔스럽게 재탄생시킨 ‘축역본’이자 글자 크기를 키워, 보다 편한 독서를 도와준다.

가장 오래되고, 가장 위대한 서사시 『일리아스』
『일리아스』는 그리스와 트로이 간의 전쟁을 그린 총 여덟 편의 서사시 중 두 번째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으려면 그리스와 트로이 간에 왜 전쟁이 일어나게 되었는지 알아야 한다. 전쟁이 일어나게 만든 장본인은 트로이의 왕자인 파리스와 그리스의 도시국가 스파르타 왕의 딸인 헬레네다.
파리스는 아주 미남이다. 그런데 어느 날 그에게 제우스의 부인인 헤라와 전쟁의 여신 아테나,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사과 하나를 들고 찾아온다. 세 여신은 자신들 중 가장 아름다운 이에게 사과를 주라는 무리한 요구를 파리스에게 한다. 물론 그들은 각자 그 사과를 자신에게 주면 훌륭한 선물을 주겠다고 약속을 한다. 헤라는 권력과 부를, 아테나는 전쟁에서 영광과 공명을, 아프로디테는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아내로 맞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누가 가장 아름다운 여인인가 판정하는 심판관 역을 졸지에 맡게 된 파리스는 절세미인을 아내로 맞게 해주겠다고 약속한 아프로디테에게 사과를 준다. 그 결과 그는 헤라와 아테나에게 미움을 받게 되지만 아프로디테가 약속한 대로 절세미인인 헬레네를 아내로 맞게 된다.
하지만 헬레네는 이미 스파르타의 왕자이며 아가멤논의 아우인 메넬라오스와 결혼한 몸이었다. 파리스는 헬레네의 미모에 대한 소식을 듣자 그리스로 건너가 그녀를 유혹한다. 그리고 함께 트로이로 돌아온다. 이것이 바로 트로이 전쟁의 불씨가 된다.
그런데 메넬라오스는 그리스 여러 도시국가 중 하나인 스파르타의 장군에 불과하다. 그의 원한에 왜 거의 모든 그리스 영웅들이 동참한 것일까? 헬레네가 너무 아름다워서 거의 모든 그리스 영웅들이 그녀에게 구혼을 했었다. 그때 헬레네의 아버지는 구혼자들에게 묘한 요구를 한다. 누가 헬레네의 남편이 되건 나머지 사람들도 그녀의 남편으로서의 의무를 지니겠다는 맹세를 받아낸 것이다. 정작 남편은 메넬라오스 한 명이었지만 나머지 영웅들도 남편으로서의 의무를 지니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모두 전쟁에 함께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일리아스』는 트로이 전쟁이 일어난 지 9년째 되었을 때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리아스’는 ‘일리온 이야기’라는 뜻이다. 일리온은 트로이의 옛 이름이니 결국 ‘트로이 이야기’라는 뜻이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그리스군 총사령관인 아가멤논과 가장 용감한 장수인 아킬레우스 간에 불화가 일어났다가 다시 화해할 때까지의 이야기다.
『일리아스』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아킬레우스다. 『일리아스』는 아킬레우스가 트로이의 맹장인 헥토르를 죽이는 것으로 끝이 난다. 아킬레우스가 파리스의 화살에 발뒤꿈치를 맞고 죽는 이야기는 이어지는 서사시에 나온다. 아킬레우스의 온몸은 강철 같아서 부상을 당하지 않지만 발뒤꿈치만이 유일한 약점인데 그곳에 화살을 맞는 것이다. 그곳은 지금도 ‘아킬레스 건’이라고 부른다.
이 간단한 이야기의 주제를 딱 꼬집어 말하라면 ‘명예’다. 아킬레우스는 그리스군 총사령관인 아가멤논이 자신이 총애하는 브리세이스를 아폴론 신전의 제물로 보내라는 명령(?)에 반발해서 트로이 전쟁에 나서지 않는다. 하지만 사랑하는 여인을 제물로 바쳐야 하는 아픔 때문에 반발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정당한 전리품인 브리세이스를 빼앗긴 것이 자신의 명예에 흠이 가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으로 이 작품을 보면 『일리아스』에 나오는 모든 인물이 무엇보다 중시하는 것이 바로 명예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여인을 향한 사랑이나 잃어버린 재물에 대한 탐욕 때문에 아가멤논에게 반발한 것이 아니라 명예를 잃은 데 대해 수치스러워하는 아킬레우스를 우리는 ‘영웅’이라고 부른다. 명예와 같은 내적인 덕목, 현실적인 이익과는 아무 관계없는 것 같은 가치에 목숨을 거는 그들은 오늘날 우리와 너무 다르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날 우리와 다른 그들의 모습에서 향수와 그리움을 느낀다.
한 가지 더 있다. 영웅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영웅의 의지와 용기가 아니다. 그들 뒤에는 늘 신들의 장난이 있다. 즉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 삶과 죽음, 승리와 패배의 운명이 갈리는 치열한 전쟁터에서 옛 그리스와 트로이 전사들은 운명을 한탄하기도 하고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그 운명을 피하지는 못한다. 영웅 중의 영웅인 아킬레우스조차 자신의 명예가 손상된 데 대한 복수를 여신인 어머니에게 간청할 정도다. 그렇다면 그 영웅들은 꼭두각시인가? 인간은 신들의 주사위에 놀아나고 있는 나약한 존재일 뿐인가?
묘하게도 그렇지 않다. 바로 아킬레우스가 신의 자식이라는 장치를 통해서다. 인간은 신들의 주사위에 놀아나는 존재가 아니라 신성성이 깃들어 있는 존재가 된다. 신들이 우리 곁에 늘 함께 있다는 것은 신성성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드높은 가치와 이상을 지닌 존재가 된다는 것을 뜻한다.
아킬레우스의 분노와 전투 거부
아가멤논의 꿈과 총공격
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결투
약속은 깨지고 새로운 싸움이 시작되다
용감한 디오메데스
헥토르의 반격과 트로이의 승리
아가멤논, 아킬레우스에게 사절단을 보내다
헤라의 계책
그리스군, 함선까지 밀려나다
파트로클로스의 죽음
아킬레우스, 아가멤논과 화해하다
신들의 싸움
헥토르의 죽음
파트로클로스와 헥토르의 장례식
그 후의 이야기들

『일리아스』를 찾아서
“어머니, 어머니가 저를 인간으로 낳아주셔서 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지요. 그렇다면 올림포스의 천둥의 신 제우스께서 제가 명예만은 지킬 수 있도록 해주셨어야지요. 하지만 제우스께서는 저한테 사소한 명예조차 허락하지 않으시는군요. 아트레우스의 아들 아가멤논이 저를 욕보이고 제 명예로운 선물을 가로채 가도록 내버려두시는군요!” (23~24쪽)

디오메데스의 건방진 소리를 들은 아프로디테는 놀랍기도 했고 괴롭기도 했다. 여신은 올림포스로 올라갔다. 그녀의 어머니 디오네 여신이 피를 흘리는 아프로디테를 보고 깜짝 놀라 물었다.
“얘야, 어느 신이 네게 이런 짓을 했느냐? 네가 무슨 나쁜 짓을 저질렀느냐?”
아프로디테가 대답했다.
“신이 아니에요. 사랑하는 제 아들 아이네이아스를 구하려는데 인간 디오메데스가 저를 찔렀답니다. 이제 이 싸움은 그리스와 트로이 간의 싸움이 아니에요. 그리스인들은 이미 신과 싸움을 시작했어요.” (67쪽)

그러자 헥토르가 말했다.
“난들 왜 그런 걱정이 없겠소. 그렇지만 내가 싸움이 두려워 몸을 사린 채 피해 다닌다면 부끄러워서 우리 트로이인들을 마주할 수가 없을 것이오! 항상 맨 앞에 나서서 전장을 누비며 싸워야 한다고, 그래서 훌륭한 아버지의 명예와 나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고, 나는 그렇게 배웠고 지금껏 그렇게 살았소. 여보, 나도 모르는 게 아니오. 언젠가는 그리스군의 창칼 앞에 우리 트로이가 멸망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걸! 그렇게 되는 날 모든 트로이인이 겪게 될 고통에 가슴 아프지만 그보다는 당신과 아이가 당할 고통이 나를 더더욱 비통하게 만들어. 아, 당신이 끌려가며 울부짖는 소리를 듣기 전에 내가 먼저 흙 속에 묻힐 수 있기를 바랄 뿐이오!” (76쪽)

마지막으로 아이아스가 입을 열었다. 그는 아무리 설득해도 꿈쩍 않는 아킬레우스에게 화가 나 있었다.
“오디세우스, 그만하면 됐으니 돌아갑시다.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어쨌든 빨리 알려야 할 것 아니오. 다들 얼마나 눈이 빠지게 반가운 소식을 기다리고 있겠소. 그런데 저 아킬레우스는 분노에 자신을 온통 내맡긴 채 아무 사리분별조차 못 하고 있잖소! 비정하군요, 아킬레우스! 한결같이 당신을 존중해온 우리 우정을 나 몰라라 하며 조금도 마음을 바꿀 생각을 않는군요. 한낱 여자 때문에 분노를 가라앉히지 않다니!”
그러자 평소 아이아스를 존중하던 아킬레우스가 한결 누그러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도 당신 심정 이해하오. 여러분을 향한 내 우정은 정말로 깊소. 우정을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그대들과 함께하고 싶소. 하지만 모든 그리스인들 앞에서 나를 이방인 취급하던 아가멤논 생각만 하면 화가 치미는 걸 어쩌겠소. 내 더럽혀진 명예를 생각하면 우리의 우정도 어쩌지 못할 만큼 분노에 휩싸여버리니. 그러니 돌아가서 아가멤논에게 똑바로 전하시오. 헥토르가 나 아킬레우스의 진영으로 직접 쳐들어오지 않는 한 나는 꼼짝도 안 할 것이라고!” (98~99쪽)

무장한 파트로클로스와 아킬레우스의 병사들은 사기충천하여 트로이군을 향해 진격했다. 마치 벌집을 잘못 건드리는 바람에 벌 떼가 새카맣게 쏟아져 나와 마구 달려드는 모습과 같았다. 파트로클로스가 큰 소리로 병사들에게 외쳤다.
“전우들이여! 아킬레우스의 전사들답게 용감하게 싸우자! 그래야 우리가 아킬레우스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아가멤논이 그리스인 중에 가장 용감한 장군을 존중하지 않은 잘못을 깨닫게 될 것이다!” (1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