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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 (생각하는 힘-세계문학컬렉션 65)
토머스 하디 지음 | 진형준 옮김 | 2021년 8월 30일
브랜드 : 살림
쪽수 : 252 쪽
가격 : 12,000
책크기 : 152*210
ISBN : 978-89-422-4304-1-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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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인 인습과 편견을 거부하고
자신의 본질을 지켜낸 한 여인의 생애를 통해
인생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묻는 책
초판 출간 당시 제목인 『더버빌가의 테스』에는 ‘순결한 여인’이라는 부제목이 달려 있었다.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 테스는 결혼하기 전에 아이를 낳은 미혼모에, 나중에는 살인을 저지른 죄로 사형에 처해지는 범죄자이기도 하다. 작품이 발표되었을 당시로서는 도덕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죄를 지은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여인을 순결한 여인 즉, 죄를 짓지 않은 깨끗한 여인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 파격적인 표현은, 테스를 죄인으로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틀렸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테스는 동정이나 연민의 대상이 아니라 본받을 만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어려운 집안을 구하겠다는 책임감, 알렉 더버빌에게 유린당하고 그 때문에 낳게 된 아이를 떠나보내는 등 힘든 일을 겪고도 부지런히 일하는 생활력, 죄의식이나 남들의 시선에 속박되지 않고 당당하게 행동하는 자존심……. 테스는 역경을 수차례 이겨내고, 자신의 본질을 지켜낸다.
그녀의 본질은 바로 ‘자연’이다. 그녀는 농장에서 일을 하면서 아늑하고, 평온한 느낌을 받는다. 체면이나 가식, 세속적인 가치를 멀리하고 자연의 품에서 행복해하며, 그렇기에 인습과 편견에 짓눌리지 않고 건강하고 순수하게 자신을 지킨다.
“자기 자신을 죽이려드는 척박한 세상 속에서도 테스처럼 순결을 지킬 수 있는가?”
저자 토머스 하디는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묻는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순결은 도덕적이거나 사회적인 순결이 아니다. 정신적인, 영혼의 순결이다. 자연에 한없이 가까운 테스, 꿋꿋하게 자존심을 지키며 순결을 지킨 테스. 그녀의 순결함은 소설 속 물리적인 죽음을 뛰어넘는다. 출판된 지 100년이 넘는 지금도 살아 숨쉬며, 진정 순수하고 깨끗한 삶이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가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제1부 처녀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2부 미혼모
제1장
제2장
제3장

제3부 재생
제1장
제2장
제3장

제4부 결과
제1장
제2장
제3장

제5부 여자는 대가를 치른다
제1장
제2장

제6부 개심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7부 완수
제1장
제2장
제3장

를 찾아서
이 시리즈에서 진형준 교수는 30년 넘게 문학교수와 비평가로서 쌓아온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의 작품을 장악하는 비상한 정신과 그 정신을 우리말로 살려내는 탁월한 능력은, 다른 이들로서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완벽하고 나무랄 데 없는 축역본을 만들어내었다. _ 채수환 (전 홍익대학교 문과대 영문과 교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대단히 가치 있고 선구적인 업적이다. 어른들 자신도 읽기 힘들어하는 고전을 원전 그대로 아이들에게 읽으라고 요구하는, 우리 사회의 오랜 편견과 오해에 정면으로 맞서 돌파해버리기 때문이다. _ 이영목 (서울대학교 인문대 교수)
아주 아름다운 여자였다. 그녀만큼 아름답다고 할 만한 여자가 더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감정 표현이 잘 드러나 있는 함박꽃 같은 입, 천진하기만 한 두 눈은 그녀의 얼굴 표정과 윤곽을 한결 풍부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의 얼굴에는 어렸을 때 모습이 아직 남아 있어 그녀를 훨씬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오늘 행렬 때만 보아도 얼핏 보면 그녀는 그냥 활기찬 처녀였다. 하지만 이따금 두 뺨 위에 열두 살 때의 모습이 나타났고 혹은 아홉 살 때의 모습이 두 눈에서 반짝였으며, 입술 위에 다섯 살 때 모습이 오락가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를 자주 보는 마을 사람들은 그녀가 그냥 아주 예쁘다고만 생각할 뿐, 그 이상의 매력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다만 낯선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왔다가 우연히 그녀를 보고는 그녀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평생 이런 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뿐이었다. _18~19쪽

그녀에게는 죄가 없었다. 하지만 새들이 고요히 잠들어 있는 산울타리 사이를 거닐 때도, 토끼장에서 뛰어다니는 토끼들을 바라볼 때도 그녀는 자신이 이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자연을 더럽힌 ‘죄인’처럼 생각되어 괴로웠다.
하지만 그건 테스가 잘못 생각한 것이었다. 그녀는 깨끗한 자연을 더럽힌 죄인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 자체로 자연과 어울리는 존재였다. 그녀는 자신이 깨끗한 자연과 대립된 존재라고 생각했지만 기실 그녀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_68쪽

테스는 지금처럼 행복한 때가 없었다. 그녀는 앞으로 두 번 다시 지금처럼 행복할 때는 찾아오지 않을 것처럼 느꼈다. 무엇보다 그녀가 이 새로운 환경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알맞았기 때문이었다. 애초에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렸던 어린 나무가 비옥한 땅으로 옮겨심어진 것과 같았다. 게다가 클레어를 향한 그녀의 야릇한 감정조차 그녀를 괴롭게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그를 좋아하는지, 열렬히 사랑하는지 분간할 수 없었기에 그 감정에 깊숙이 빠지지 않았다. 다만 그녀는 이 새 물결이 도대체 자신을 어디로 끌고 갈 것인지,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될 것인지 자문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고 있었다. _98쪽

당신의 사랑을 받으면서 제 과거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었지요. 저는 당신에게서 새로운 생명의 기운을 받아 다시 태어났던 거예요. 완전히 다른 여자가 된 거예요. 그런 저를 어떻게 과거의 테스라고 말할 수 있었지요? 당신은 왜 그걸 전혀 깨닫지 못했던 거지요? 엔젤, 당신은 한 여자를 완전히 다른 여자로 만들 만한 어마어마한 힘을 지니신 분이에요. 그 사실을 당신 스스로 깨달을 만큼 당신 자신을 믿는다면, 당신은 당신의 불쌍한 아내 곁으로 돌아오실 거예요. _194쪽

드디어 심판은 끝났다. 신들, 그리스 비극 작가 아이스킬로스의 말대로 ‘이 세상을 거느리는 자들’이 마침내 테스라는 한 인간에 대한 희롱을 마친 것이다. 그러나 더버빌가의 옛 조상들은 무덤 속에서 잠자코 있을 뿐이었다.
말없이 깃발을 바라보고 있던 두 사람은 마치 기도라도 드리는 양, 거의 쓰러진 모습으로 한동안 꼼짝도 않고 있었다. 검정 깃발만 바람결에 나부끼고 있었다. _ 24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