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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하는 용기
조정훈, 김성호, 김태현, 남홍재, 박동성, 정희연 외 카이스트 학생들 지음 | 2016년 12월 10일
브랜드 : 살림Friends
쪽수 : 296 쪽
가격 : 13,000
책크기 : 152*225
ISBN : 978-89-522-3537-4-4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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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 9788952235374.hwp
카이스트 학생이라고 처음부터 과학이 쉬웠던 건 아니다!
꿈에 다가서는 과학도들의 생생한 캠퍼스 라이프
카이스트 학생들이 말하는 ‘도전하는 용기,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는 용기’
카이스트 학생들의 캠퍼스와 기숙사를 생생하게 중계했던 『카이스트 공부벌레들』, 강의실 안팎의 유익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았던 『카이스트 명강의』, 카이스트 학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과학자와 추천 도서를 소개했던 『카이스트 영재들이 반한 과학자』, 카이스트 학생들이 과학에 푹 빠지게 된 순간의 설렘과 두근거림을 그린 『과학이 내게로 왔다』 등 그동안 ‘내사카나사카(‘내가 사랑한 카이스트 나를 사랑한 카이스트’의 준말)’ 시리즈는 학교와 학업, 일상과 꿈, 실패와 좌절에 대한 카이스트 재학생들의 ‘진짜’ 목소리를 담아내었다. 덕분에 청소년 독자들은 우리나라 최고 수재들이 직접 경험하고 깨우쳤던 학업ㆍ인생 노하우와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내사카나사카’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 『과학 하는 용기』는 현재 카이스트에 재학 중인 학생 28명의 글을 한데 엮은 것이다. 이번 책의 주제는 ‘카이스트 학생들의 좌절 극복기’이다. 그들은 과학과 학업에 매진하면서 어떤 성공과 용기, 실패와 방황을 경험했을까? 그리고 어떤 고민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이 책에 담긴 카이스트 학생들의 진솔한 목소리는 청소년 독자들에게 커다란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공부에 지치고, 진로 고민은 괴롭고, 사람이 어려울 때
젊은 과학도들은 좌절과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우리의 삶에는 다양한 용기가 필요하다. 미움을 받거나 행복해지기 위해서, 누군가를 가르치고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상처받더라도 버텨 내기 위해서 말이다. 이럴진대 하물며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과학과 공부’를 위해서는 얼마나 더 큰 용기와 인내가 필요할까? 각종 시험공부를 하기 위해 책상 앞에 앉아 본 경험이 있다면 용기를 내고 인내를 발휘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너무나 잘 알 것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수재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카이스트의 학생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그들도 평범한 사람들처럼 모든 시험과 도전에 성공하지 못한다. 아니, 『과학 하는 용기』에 글을 실은 학생들은 오히려 더 많은 분야에서 더 많은 실패와 좌절을 맛봤다. 슬럼프에 빠진 채 공부에 흥미를 잃고 방황하거나, 곤두박질친 성적표를 들고 자신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며 망연자실하기도 했다. 몇 날 며칠을 뜬눈으로 지새우며 몰두했던 실험과 연구를 한순간에 엉망으로 만들기도 다반사였다. 과학도로서 현장을 경험하고 싶은 욕심에 겁 없이 연구실 생활에 뛰어들었지만 어렵게 제작한 실험 도구를 간단히 망가뜨리는가 하면, 더 넓은 세상을 꿈꾸며 호기롭게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도전했지만 낯선 이국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 카이스트 학생들은 학업과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유학, 교환학생, 해외여행, 스타트업 기업, 공모전, 세미나와 학술대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했던 경험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냈다. 그리고 좌절과 슬럼프를 겪었을 때 이를 극복하는 자신만의 특별한 노하우를 소개한다. 바쁜 와중에도 크게 기지개를 켜거나 깊은 숨을 내쉬며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지고, 끈기와 체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운동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 친구ㆍ선배ㆍ가족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평생의 좌우명이 되는가 하면, 멘토ㆍ롤모델ㆍ라이벌을 떠올리며 주눅이 든 자신을 일깨우기도 한다. 때로는 무책임한 도피ㆍ휴식ㆍ일탈을 일삼으며 불리했던 상황을 역전시키기도 한다.
덕분에 학업과 진로 때문에 힘겨워하거나 슬럼프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들은 『과학 하는 용기』를 읽고 카이스트 선배들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경험에서 비롯된 진심 어린 충고와 조언 속에서 자신이 처한 문제를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올바른 방향과 실질적인 방법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개성 만점, 극적인 스토리의 ‘자기소개서’를 원하는 청소년들에게
카이스트 선배들의 소중한 조언과 충고
최근 입시 및 취업의 당락을 결정하는 요소 중 자기소개서의 중요성과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단조롭고 특색 없는 자기소개서는 누구의 눈길도 사로잡지 못한다. 그래서 각광받는 스토리가 바로 ‘좌절 극복기’이다. 자신의 부족한 면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풀어냄으로써,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고 잠재력을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 하는 용기』는 자기소개서의 주제로 ‘점수와 등수를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올렸는지, 친구들과 원만하게 지내기 위해 어떻게 노력했는지’만 떠올리기 쉬운 청소년들에게, 자신들의 삶이 얼마나 극적이며 다채로운 도전과 고민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깨닫게 해 주는 훌륭한 도우미이다.
예를 들면 성적에 집착하는 아버지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카이스트 재학생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과학도의 꿈을 포기했던 아버지의 과거를 목격하고 화해를 결심했다. 학창시절부터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학생은 현실과 타협하고 카이스트 진학을 선택했지만 만화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씩씩하게 작품 활동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사람들 앞에 서면 무대 울렁증 때문에 손이 벌벌 떨리고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말 한마디 못했던 학생은 끊임없는 발표 연습과 해낼 수 있다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적극적이고 유려한 발표자로 변신할 수 있었다. 친구와 크게 싸우고 난 뒤 먼저 다가가지 못했던 한 학생은 자존심을 버려야 자신의 잘못도 오롯이 인정할 수 있고 주변의 감사한 도움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나태한 자신을 일깨우기 위해 시작했던 운동 때문에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았지만 욕심을 버림으로써 자신의 몸과 마음을 조절하는 법을 체득한 학생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몰라주는 가족에게 서운하고 바쁜 일상과 장거리 연애 때문에 연인과 헤어지게 되었지만 조금 더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남을 먼저 배려하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 학생도 있다.
이처럼 『과학 하는 용기』는 카이스트 학생들의 ‘과학도’로서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사는 ‘청춘’으로서의 마음속 깊은 목소리도 담아내었다. 그들도 다른 이들처럼 대인관계, 사랑과 연애, 가족, 자신감과 자존감, 건강과 외모 등 현실적인 고민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이겨 내는 과정도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매력 만점 스토리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 ‘그저 그런’ 학업과 학교생활 이야기만 늘어놓는 청소년이라면 이 책을 통해 일상 곳곳에 숨은 반짝이는 순간들을 발견하는 방법 그리고 그 순간들을 발전의 초석으로 삼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추천사
들어가는 글

PART 1 : 나에 대한 믿음, 나를 완성하는 담금질
찜통 : 물리학과 12 박동성
교환학생 살아남기, 오 나의 베를린 : 산업및시스템공학과 12 김태현
나의 전프구 수강기 : 전기및전자공학부 14 윤석빈
겁쟁이 일대기 : 기술경영학부 14 김기배
번쩍이는 불꽃보다는 꾸준하고 은은한 숯불이 되자 : 신소재공학과 13 김진욱
고등학교 졸업 연구에 바친 1년, 영원히 잊히지 않을 시간 : 화학과 14 이준만
자유, 구속 그리고 대학 생활 : 생명화학공학과 13 신동엽
모루 없이 대장장이가 되는 법 : 항공우주공학과 13 이동욱
실패, 더 이상 두렵지 않다 : 화학과 14 안정모
실패는 뒤돌아보면 참 별것 아닌 것 같다 : 전산학부 12 서석현

PART 2 : 더불어 사는 세상, 함께 극복하기
폭풍우 앞에서는 흔들리는 갈대처럼 : 전기및전자공학부 12 김성호
꺼지지 않는 불빛에는 이유가 있다 : 전산학부 14 윤주연
시련 타파기 : 기계공학과 13 오승진
나와 아버지 : 바이오및뇌공학과 13 표인하
북미에서의 각성 : 항공우주공학과 13 양민영
빨래 : 생명화학공학과 13 이종언
4월은 잔인한 달, 또 다른 싹을 틔운다 : 생명과학과 13 이준수
공모전 삼전사기(三顚四起) : 물리학과 13 김준겸
꿈을 위한 실패 : 수리과학과 11 김재서

PART 3 : 조금 쉬어 가도 괜찮아, 나를 돌아보는 시간
조금 쉬어 가도 괜찮아 : 건설및환경공학과 12 정희연
과학의 아이러니 : 생명과학과 11 조정훈
시작하기 전에 모든 것을 안다면 : 전기및전자공학부 14 남홍재
‘선택과 집중’ 참 뻔하고 흔한 충고 : 생명과학과 12 신우연
고난을 통해 나를 되찾다 : 전기및전자공학부 12 유정민
나는 슬럼프가 왔을 때 잠시 쉬고 뒤를 돌아보면서 극복했다 : 산업디자인학과 09 유재영
나의 버킷 리스트 : 바이오및뇌공학과 12 임지은
방황? 좌절? 그거 별거 아냐 : 원자력및양자공학과 14 김영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 산업디자인학과 13 최수빈

학생편집자 후기
『과학 하는 용기』는 카이스트 학생들의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범벅된 실패와 좌절에 대한 이야기들입니다. 이 책을 통해 카이스트 학생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실패를 경험했으며 또 이를 어떻게 극복하려고 노력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좌절과 고통의 순간에 살며시 내밀어 준 친구의 따스한 손, 실험실 선배의 따뜻한 말 한마디, 있는 그대로 어려움을 한번 받아들여 보자는 큰 호흡이 위로가 되고 자신을 되돌아볼 여유를 만들어 주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슬럼프를 이겨내고 길고 어두웠던 터널을 지나 꿋꿋하게 일어설 수 있었노라고 말합니다.
모두에게 실패와 좌절은 있습니다. 이 책이 실패와 좌절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조그마한 공감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다시 용기를 갖는 데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따스한 한 줄기 햇살이 두꺼운 얼음을 녹이듯, 따뜻하게 내민 손과 위로의 한마디가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좌절과 시련을 녹여 내리라 믿습니다.
-시정곤(카이스트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그러다가 문득 ‘그런데 이토록 외국인과의 우정을 갈망하는 이유가 뭐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걸 연습하고 싶어서이기도 했고, 새로운 유형의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다. 또 단순히 만인에게 사랑받고 싶은 욕망도 있었던 듯했다. 그 순간 ‘이토록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외국인과의 우정을 원하고 추구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전구가 번쩍하듯 떠올랐다. 이런저런 이유로 막연히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싶다.’라고 생각했고, 나는 그 목표에 대한 동기도 잊고서 목표 자체에 매몰되어 고통받고 있었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나니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목표라면 그냥 접어 두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목표를 추구하는 게 너무 괴롭다면, 세상이 그쪽으로 가지 말라고 이야기해 주고 있는 건 아닐까? 내가 즐겨 보는 한 미국 드라마에는, “우주가 네게 이렇게 하라고 얘기하고 있잖아.”라는 식의 대사가 자주 나온다. 나의 상황 또한 마찬가지로 우주가 내게 그쪽이 아니라고 하는데도 나 자신의 목표 안에 갇혀서 그 언질을 듣지 못하고 고통 속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pp. 30~31

우리는 실패 속에서 지금까지의 자신에게 부족했던 점들을 발견했고, 그 결핍을 채워 다시 도전하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진부하지만 가장 모범적인 답안임을 인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빼놓을 수 없는 전제가 하나 더 있다. 나의 부족함을 메우는 건, 끊임없는 비교와 타인에 대한 열등감 안에서는 불가능하다. 결코 도달할 수 없어 보이는 차이를 실감했을 때 우리는 더 이상 노력해야 할, 다시 일어서야 할 이유조차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그 순간 실패는 가혹하고 사나운 얼굴을 하게 된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실패는 내게 다른 얼굴을 보여 주었다. 사실 제각기 다른 방면에서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들, 어떤 부분에서는 이미 나보다 훨씬 앞서 많은 걸 이루어 낸 사람들 앞에서 작아질 필요는 없었다. 나는 언젠가 그들과도 팀을 이룰 것이다. 그때에는 내가 조금 다른 역할을 맡으면 되지 않을까? 내가 그들보다 더 능숙하게 해낼 수 있는 일들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타인을 열등감의 대상이 아닌 꿈을 공유하는 이들로 인식했을 때 비로소 나는 강박에서 벗어나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을 용기를 얻었다.
새로운 학기는 또 시작됐다.(이 사실은 아직도 적응이 되질 않는다.) 과거의 내가 그렸던, 3학년이 되면 정말로 그렇게 될 줄로만 알았던, ‘사기 캐릭터’에 가까운 완전무결한 내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그렇지만 나는 불완전한 지금의 내 모습이 좋다. 비록 여전히 과제 기한을 아슬아슬하게 넘기고, 불평이 좀 많고, 문제의 그 창업 경진 대회에 와신상담의 자세로 재도전하는 것은 다음 학기로 미뤄 두긴 했지만, 어쨌든 결코 체념하거나 포기하지는 않았다. 제대로 해낼 수 있는 내실 있는 능력을 갖는 게 일단은 우선이다.
-pp. 133~134

곧 전역인데 자퇴하고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내 말에 친구는 욕을 했다. “리오넬 메시가 농구 하러 가는 소리.”라던 조금은 과장된 비유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학교에 갖혀서 잘 모르겠지만 국내 이공계 대학 중 가장 좋은 곳에 다니는 사람이 웹툰을 그린다는 이유로 학교를 자퇴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했다.(중략)
사실 꿈은 이룰 수 없다. 수천만 한국인 중에서 꿈을 이룬 사람이 몇 퍼센트나 될까? 아마 1퍼센트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을 이루지 못한다면 꿈은 이룰 수 없다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을 바꾸기 때문에 꿈은 바뀌는 게 정상일지 모른다. 그러니까 사실 꿈이란 건 하나의 목표일뿐 이지 꼭 거기에 도달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꿈을 바꾸기 위해 꿈에 도전한다. 내가 생각하는 방향이 맞는지 확인하고, 더 나은 방향은 없는지 돌아보는 과정이다.(중략)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은 더 이상 맞는 말이 아니다. 사람마다 차종이 다르고, 운전 실력이 다르고, 목적지가 다른데 모두가 서울에 도착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꿈의 방향을 계속 바꾸게 해 주는 무언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실패다. 실패로 인해 우리의 꿈은 바뀐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라는 말의 숨은 뜻이 여기에 있다.(중략)
실패를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는 성공한다기보다는 실패가 성공의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성공을 돈이나 명예 등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다들 성공하고 싶어 하지만 쉽지가 않다. 하지만 성공은 애초에 그런 일반적인 것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성공, 내가 이룰 수 있는 꿈이 누구에게나 똑같은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성공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라는 말은 실패했던 내용으로 도로 성공한다는 뜻이 아니라, 실패했던 것들과는 전혀 다른 성공을 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동안 나는 실패를 두려워했고, 물론 지금도 실패가 한없이 두렵고 힘들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은 실패들 덕분에 나는 내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실패가 고맙다. 남들은 잘하지 않는 실패를 나만 하는 것 같아 운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나는 실패를 경험한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
-pp. 199~202

나는 카이스트에 입학한 지금도 과제와 퀴즈에 급급한 친구를 보며 “괜찮아. 쉬어 가면서 해.”라고 말을 건넨다. 물론 마감 기한을 코앞에 둔 친구에게는 터무니없는 소리일지 몰라도 대부분의 친구들은 나의 그 한마디에 “쉴 시간이 없어.”라고 한숨을 쉬면서도 기지개를 크게 켜고 싱긋이 웃곤 한다.
바로 그거다. 모니터를 보면서 열심히 타자를 치다가도 친구와 웃으며 농담 몇 마디를 주고받고 큰 기지개를 켤 수 있는 것. 비록 찰나의 여유일지라도 친구의 그 큰 기지개를 보면 왠지 나까지 개운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이 개운한 느낌을 나뿐만 아니라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모든 학생들이 느꼈으면 하는데 현실은 너무나도 상반된다. 대한민국에서 학생으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그들이 기지개를 켤 여유마저 앗아 가 버리는 것은 아닐까.
대한민국 대다수의 학생들은 쉴 틈이 없다. 학교가 끝나면 학원에 가야 하고 주말은 곧 특강을 듣는 시간이다. 이들에게 공휴일의 ‘휴’는 쉴 휴(休)가 아닌 그들의 긴 한숨 소리가 되었고, 졸업이라는 해방을 기다리며 숨을 고르지도 못한 채 또다시 달릴 준비를 할 뿐이다.
찰나의 실수로 이들의 성적표에 오점이 기록되면 죽을죄를 지은 것처럼 벌벌 떨고 눈물을 흘린다. 또 이런 약해 빠진 모습에 이들의 부모는 불같이 화를 내며 더 많은 잔소리를 하고 더 많은 학원을 보내려 한다. 모두들 그 오점이 일으킬 수 있는 부정적인 파장만 언급할 뿐, 어느 누구도 “괜찮다, 쉬엄쉬엄 해라.”라는 말을 건네지 않는다. (중략)
노력하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시기를 흔히들 ‘슬럼프’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 슬럼프 탓을 하며 자기 스스로를 자책하고 자신을 더 채찍질한다.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불안감과 조급함이라는 벽에 막혀 이를 슬럼프라 칭하며 전전긍긍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꿈을 꾸는 모든 학생들이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한숨 돌리는 여유를 가지며 다시 한 번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학생 자신이 생각하는 여유뿐만이 아니다. 학생들의 성공을 응원하는 주변 사람들 역시 여유를 갖고 그들을 지켜보며 격려 한마디를 건네는 것. 바로 그게 학생들이 여유를 가질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pp. 212~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