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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의 지혜 (살림지식총서 557)
신현동 지음 | 2017년 3월 30일
브랜드 : 살림지식총서
쪽수 : 208 쪽
가격 : 4,800
책크기 : 120*190
ISBN : 978-89-522-3609-8-04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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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는 여유로운 제3의 황금기인가
죽음을 맞이하는 시기인가
아름다운 황혼을 가꾸어가는 마흔 가지 지혜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는 나라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고령화 속도가 빠른 우리나라. 이제 어떻게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살아갈지 고민해야 하는 사회가 되었다. 괴테는 사람이 늙으면 건강, 일, 돈, 친구, 꿈 등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하나하나 빼앗긴다고 했다. 하지만 키케로는 “노인이 스스로를 지켜나간다면, 자신의 권리를 유지해나간다면, 누구에게 예속되지 않는다면,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것들을 다스려나간다면, 노년은 매우 행복하고 영예로운 인생의 한 시기다”라고 했다. 노년을 여유로운 제3의 황금기로 맞느냐, 무미건조하고 황량하게 가난과 질병, 고독 등 노인의 삼고(三苦)에 시달리며 죽기를 고대하느냐는 우리 각자의 선택이다. 팔순의 나이에 이른 저자가 들려주는 황금 같은 노년의 지혜에 귀기울여보자.

술처럼 익어가는 인생을 꿈꾸며
“신로심불로(身老心不老).” 몸은 늙었어도 마음은 늙지 않았다는 이 말은 그저 나이든 사람들이 젊은이들에게 말하는 변명에 불과할까? 무병장수를 돕는 의료기술 덕에 지금의 70대와 예전의 70대는 이제 다른 존재가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일본의 시바타 도요 시인은 92세에 시를 쓰기 시작하더니 준비해놓은 장례비를 털어 첫 시집을 출간했다. 일약 수만 권이 팔리며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해진 시인은 “98세에도 사랑을 한다고/ 꿈을 꾼다고/ 구름이라도 오르고 싶다”라고 했다. 사람은 누구나 늙어 죽을 때까지 마음만은 청춘인 것이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아직 하고 싶은 것이 있고 그 일을 할 수 있다고 마음먹고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삶을 풍요롭게 하는 활력소다. 늙음을 잊으면 노망 든 것이고, 늙음을 탄식하면 추한 것이라고 했다. 저자는 이렇게 반문한다. 늙음을 부정하려 들지 말고, 열심히 살아온 젊은 시절에 하고 싶어도 시간에 쫓겨 저 뒤로 미뤄둔 취미를 시작하고, 마음에 여유를 품고 여행을 다니거나 보고 싶던 책을 펼쳐들면서 고아하게 완숙되어가는 것이 어떨까?

어른들이여, 도전하자
나이가 들면 그동안 너무 열심히 살아왔다는 생각으로 타성에 젖어 지금 이대로가 좋다며 안주하기 쉽다. 그런데 미국 오하이오 대학에서 10대 청소년부터 90세까지 순간적으로 정보를 보여준 뒤 본 것을 적어보게 했더니, 노년층과 젊은 사람들이 큰 차이가 없었고 정확도 역시 비슷했다고 한다. 50대에 퇴직하는 시대지만, 그 뒤로 30~40년을 더 살아야 한다. 그 긴 세월 동안 무엇을 하며 살까? 저자는 56세 나이에 공인중개사에 도전하여 200 대 1의 시험에 합격한 일을 들려준다. 또 3년 전에 우연히 시 수필반에 들렀다가 용감하게 시작(詩作)에 도전하여 2년 만에 시 백일장에서 장원을 거머쥐기도 했다. 무료하게 살면서 오늘 하루를 어디서 무엇 하며 보낼까 고민하기보다는 처지가 어렵고 시간이 없어 체념한 일을 용기를 내어 시작해보자. 대문호 톨스토이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라고 했다. 이 책은 그 아름다운 노년을 가꾸는 길에 길동무가 되어줄 것이다.
들어가며

신로심불로
인생은 술처럼 익어간다
건강 장수는 종합예술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다
어른들이여, 도전하구려
한자도 우리 글
성을 어쩔 것인가
명당의 허와 실
책방은 지성의 충전소
고독에서 참나를 찾자
나를 격려하자
미국엔 흑인 강도가……
홍어 예찬
감사하며 살자
국기 바뀌었으면
무소유 반론
선진국에서는 쓰레기, 우리에게는 보약
술은 보약일까, 독약일까
귀촌 귀농을 생각한다
여행은 지상낙원
내 몸을 사랑하자
자식에게 무능하면 쪽박 차는 세상
늙어 술도 섹스도 못하니 무슨 재미로 사느냐
서예, 한아한 묘경의 환희
털 빠진 한 쌍의 원앙으로
즐거운 클래식 음악을
취미는 대여섯 가지를
무농약 포도
만들어 근심하지 말자
나는 행복하다 최면을 걸자
보약보다 좋은 단잠
죽음을 겸허히
인생이 고해만은 아니다
소식, 채식만이 능사가 아니다
거지같이 벌었으니 정승같이 쓰구려
나를 길들이자
황혼 이혼
치매를 대비하자
고집과 자존심만 키우지 말자
유서를 써두자
예전에 시골에 사시는 어르신들이 유식한 체하며 이따금 “신로심불로(身老心不老)”라고 하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는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머리가 빠졌거나 하얗게 셌고 쭈그러진 얼굴에 검버섯이 피고 이도 없는 데다 기우뚱거리며 지팡이를 짚고 다니면서 마음은 늙지 않았다니, 이런 새빨간 거짓말을 스스럼없이 할 수 있을까? … 이제 내가 늙은이가 되었으니 젊은이들에게 수긍할 만한 변명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할 때가 왔다. … 영국에서 증기기관을 발명한 제임스 와트는 퇴직한 후 여행을 즐기며 말년을 유유자적하다가 무료하여 자기 정신이 마비되었을까 시험하려고 독일어 공부를 시작했다. 그런데 기억력이 별로 쇠퇴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놀라며 기계 설계 같은 일을 열심히 하여 80세까지 이상적인 말년을 보냈다고 한다. 이처럼 심불로는 마음만 청춘이라 생각하지 않고 젊었을 때의 기백을 살리면서 꿈을 이루려는 의지를 불태우는 마음이다. _7~10쪽

이제 여생을 좀 멋있고 화려하게 살고픈 시절이 되었다. 그래서 젊어서의 꿈을 실현해보고 싶은 것이 원초적인 욕망인 로맨스그레이일 것이다. 그러나 정력의 쇠퇴로 여의치 않으니 친구들의 권유나 속설에 따라 거금을 투자하는데도 주저함 없이 건강을 망치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은 무지의 탓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 백발의 노부부가 두 손 꼭 잡은 채 산책하는 우아한 모습을 보면 젊은이들에게서 느끼지 못할 안정감에 더욱 신선한 정신적인 에로티시즘을 느낄 수 있어 박수라도 보내고 싶어진다. 다정다감으로 승화된 사랑이 더욱 오래도록 행복하기를 축원하고 싶은 것은 왜일까? _39~40쪽

“독서근검은 기가지본(讀書勤儉 起家之本, 독서와 근면, 검소는 집안을 일으키는 근본이 된다)”이라 하였다. 책점에 간 것도 동기부여가 되었지만 혼신을 다하여 정말 열심히 공부하였다. 지금도 고전들을 보고 있으면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삼매경에 빠진다. 나는 여유로운 시간이 있으면 책가게를 자주 가고, 헌책 가게도 들려보면 보물 같은 책이 먼지 뒤집어쓰고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값도 저렴하여 몇 권 사 들고 오면 보물을 얻은 양 발걸음이 가볍다.
신문에서 노학자 박이문의 인터뷰 기사를 보았다. 프랑스에서 철학박사를 하고 미국에서 문학박사를 한 뒤 미국 시몬스 대학 명예교수가 된 이 학자는 건강이 안 좋은 편인데 대담을 마친 뒤에 “회복되면 가장 먼저 어디를 가실 것입니까?” 하는 질문에 “서점에 가고 싶다”고 하였다. _50쪽

인생 황혼기에 하루하루 살아가기 지겹고 힘겨운데 감사할 일이 무엇이 있느냐? 이렇게 반문할 노인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우선 풍요로워지고 많은 것을 가진 양, 안도감과 행복해짐을 느끼는 것은 왜일까?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다. 모든 여유로움은 우리가 가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인간은 욕구의 만족을 위하여 지칠 줄 모르고 악전고투를 벌이며 무한한 탐욕의 화신이 되어 끝없이 질주하며 나아간다. 사람은 평생 배운다. 지성과 이성을 갖춰가며 선과 악, 의와 불의, 예와 절, 염과 치를 분별하여 탐욕을 절제하며 인의를 알고 수신봉공(修身奉公, 자기 몸을 닦아 나라에 봉사하다)과 공생공영(共生共榮)의 이성으로 자아를 완성해가는 인격체가 되는 것이다. _69~70쪽

일본이나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부모가 잘살아도 자기 형편껏 가르치고는 자생하라고 내쫓는다고 한다. 자식들도 그러려니 받아들여 자립하려 노력한단다. 미국에서는 대학 졸업하고 취직 못하면 부모 집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밤에 노숙하며 낮에는 아르바이트로 돈을 번다고 한다. … 부모들도 결혼까지만 도와주겠다든지, 집까지만 사주겠다든지, 형편에 따라서 선을 긋고, 철저히 자립심을 기르도록 단호하게 쫓아내야 한다. 눈물 콧물 흘리면서 잠 못 드는 고뇌의 밤을 지새우며 처절한 괴로움을 겪어야 당당한 한 인간이 된다. … “부모 봉양은 빚을 갚는 것이고, 자식 키우는 것은 노후의 저축”이라고 하였다. 바위 위에 우뚝 솟아 자란 한 그루의 고고한 소나무처럼 의젓한 한 사회인이 될 앞길을 막지 말자. _111~113쪽

취미를 할 일 다 하고 한가할 때로 미루거나 ‘감히 내가 어떻게?’ 망설이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오늘부터 굳은 마음으로 도전하지 않으면 내일도 그 꼬락서니일 테고 그렇게 늙어 죽는다. 공자가 말하기를 “나는 세상 나오기 전부터 알고 나온 것이 아니다. 나보다 더 노력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다가오는데 능동적으로 제3의 황금기를 개발하여 풍요로운 노년기를 맞는 것은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다. 자기가 좋아해서 취미생활을 하면 배워나가는 데 학습효과가 그야말로 일취월장하여 몰입할 수 있고 거기에서 얻는 성취감으로 새로운 인생의 진면목을 충분하게 느낄 것이다. _137~138쪽

때로는 젊은이들이 순리에 순응하지 않고 자기주장을 정당화하며 대립각을 세워 황당할 때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 나름대로의 주의주장을 “너희들이 무얼 알아”라며 무시하지 말고 그들의 사상을 경청하여 질문과 응답, 토론으로 소통하며 합리적 사고라면 수긍하고 배우는 포용의 아량도 가져야 할 것이다.
정보화 기기의 발달로 세계의 곳곳의 변화를 시시각각 알 수 있는 지구촌을 실감하며 살고 있다. 수준이 낮은 노인들은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병약하여 활동성이 낮아 자연히 한쪽 구석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지 아니한가? 날마다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우리가 다 따라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임을 잘 알고 있다. … 구시대가 최고였다는 착각으로 오늘을 바라보는 좁은 식견과 경험으로 아는 체 잘난 체 하다가는 ‘무식을 폭로한 늙은이’라는 비아냥거림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견풍사타(見風使舵, 바람을 보고 키를 부린다)로 세류에 순응하며 젊은이들과 대화상대만이라도 되려거든 꾸준하게 학습하여 현실적 지식 축적으로 지성인다운 인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함이 필수다. _200~20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