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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손가락 수호대 (살림 5.6학년 창작동화 01)
홍종의 지음 | 최민호 삽화 | 2017년 9월 15일
브랜드 : 살림어린이
쪽수 : 176 쪽
가격 : 10,000
책크기 : 152*215
ISBN : 978-89-522-3792-7-7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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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와 의리가 무모함과 오지랖이 되어 버린 세상, ‘정의’를 부탁해!
뉴스를 보면 자신과 관련 없는 일에 뛰어들어 곤경에 빠진 사람들이 등장한다. 겉으로는 칭찬하지만 속으로는 참 바보 같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상황에 빠진다면 어떨까?
『다섯 손가락 수호대』는 위험에 처한 타인을 그저 지나치지 않았다가 도리어 큰 위기에 빠진 은혁이 아빠와, 아빠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나선 은혁이를 통해 용기와 의리, 정의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창작 동화다.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길거리 폭력과, 복잡하게 얽히기 싫어 이를 방관하거나 회피해 버리는 비겁한 세태를 꼬집는다.
『다섯 손가락 수호대』를 읽고 친구들을 모아 ‘다섯 손가락 수호대’를 만들어 보자. 놀랍도록 든든하고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 출판사 서평

회피 대신 정의를 택한 너와 나, 바로 우리 ‘다섯 손가락 수호대’

길거리에서 누군가 위협을 당하거나, 실제로 폭행당하는 장면을 목격한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위험을 무릅쓰고 적극적으로 말리는 ‘용감한 시민’이 있는가 하면 나서지는 못하고 멀찍이 떨어져서 신고하는 사람도 있다. 현실에서는 많은 사람이 공포를 느끼고 누군가 신고해 주길 바라며 서둘러 자리를 피한다. 도우려고 나섰다가 괜한 불똥이 튀어 폭행을 당할 수도 있고, 억울하게 신고자가 피의자로 둔갑할 수도, 목격자 신분으로 몇 번이고 똑같은 진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몹시 귀찮아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 세상이 아직 따뜻하다고 표현한다. 『다섯 손가락 수호대』의 은혁이 아빠처럼 말이다. 은혁이 아빠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잘못된 일을 모른 척하지 못한다. 불량 학생들이 노인을 괴롭히기에 나섰다 도리어 폭행범으로 고소당해 합의한 적도 있다. 오죽하면 엄마가 아빠를 향해 정 못 참겠으면 말리다 그냥 맞고 오라고 말할 정도다. 사건이 일어나던 바로 그날도 거리에서 싸움을 말리던 아빠가 폭행을 당하고, 경찰의 미온적인 수사 속에 가해자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의식 불명에 빠진다. 은혁이는 이름 모를 가해자보다, 도움을 받은 그 누군가가 감사의 인사를 하거나 사건 해결을 위해 나서 주지 않는 데 서운함을 느낀다. 그리고 사건을 방관하는 어른들에 실망하며 직접 범죄 지도를 그리고 사건이 나던 날 아빠의 동선을 추적해 보는 등 수사에 나선다. 그 과정에서 엉뚱하지만 의협심 넘치는 태권소녀 예성이, 친구의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하는 문도 등 친구들의 도움을 받는다. 처음에는 범인을 찾기 위해 얼렁뚱땅 결성된 다섯 손가락 수사대로 시작했지만, 내 주변 사람부터 지키는 든든한 ‘수호대’로 역할을 바꾸기로 한다.
용기나 의리를 무모함이나 오지랖으로 치부해 버리는 사회 분위기에서 시사성 넘치는 동화 『다섯 손가락 수호대』의 등장이 참 반갑다. 이 작품은 각박한 세태에서도 이타 정신을 실현하고 정의를 구현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 ‘그래도’ 살아갈 만한 세상이라는 걸 펼쳐 보인다.

“다른 사람 일에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게 자신을 지키는 일이야.”
곱씹을수록 가슴 뜨끔한 그 말

『다섯 손가락 수호대』에는 어딘지 무기력해 보이는 어른들이 여럿 등장한다. 은혁이를 가슴 깊이 걱정하며 범인을 찾기 위해 사방팔방 돌아다니는 예성이에게 예성이 엄마는 다른 사람 일에 적당히 거리를 두라고 한다. 담임 선생님 역시 은혁이 일에는 크게 관심도 없고 그저 하루가 무사히 지나가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깊게 들어가 보니 어른들에게는 저마다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사정과 상처가 있었고, 어른들에게 깊은 불신을 가지고 있던 은혁이는 시간이 지나며 오해를 풀고 그들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아빠가 ‘맞았다’는 말만 들어도 자존심이 상하고, 자신을 제외한 수호대의 활약으로 범인이 자수하는 상황에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던 은혁이의 눈부신 성장이 엿보인다.
은혁이 대신 전교 부회장 선거에 나선 예성이의 연설문은 개인주의에 빠진 어른들을 가슴 뜨끔하게 하고, 새로운 세상의 주인이 될 독자들에게 앞으로 이런 어른으로 자라길 바라는 작가의 뜨거운 메시지가 담겨 있다.

“여러분, 저는 반드시 여러분의 오른손이 되겠습니다.
제가 전교 부회장이 된다면,
첫째, 엄지손가락으로 다른 사람을 칭찬하겠습니다.
둘째, 집게손가락으로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겠습니다.
셋째, 가운뎃손가락으로 다른 사람을 욕하지 않겠습니다.
넷째, 약손가락으로 다른 사람의 약이 되겠습니다.
다섯째, 새끼손가락으로 다른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 이렇게 다섯 손가락을 다 펴 보십시오!
손가락 다섯 개! 기호 5번 최예성을 꼭 선택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본문 중에서

『다섯 손가락 수호대』는 문제의식을 담은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이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또 미처 챙기지 못했던 것을 챙기는 등 주변을 넓은 시야로 둘러보길 바라며 완성된 작품이다. 작품 속에는 대척점에 있는 수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가족을 생각해 남의 일에 관심을 두지 말라는 은혁이 엄마와 잘못된 일을 보고도 어떻게 지나치냐는 은혁이 아빠, 원래는 소심하고 나서길 싫어하는 은혁이와 물불을 안 가리는 예성이, 정정당당히 선거에 임하는 이룸과 어떻게 해서든 이겨야 하는 준형이, 친구를 위해 묵묵히 방패막이가 되는 문도와 소문내기가 특기인 해서 등 현실감 있는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연극 무대를 보는 듯 빛과 어둠을 극적으로 활용한 최민호 화가 특유의 장면 구성과 절제된 색 처리, 때론 발랄하고 때론 진지한 그림 속 캐릭터 묘사가 자칫 무거워질 수도 있는 분위기를 생동감 넘치게 살려냈다.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하는 상황만큼 『다섯 손가락 수호대』 속 등장인물들도 고정되어 있지 않고 조금씩 변화한다. 이들을 거울처럼 비춰 보며 나는 어떤 사람인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하는 사람이 될지 긴 항해의 키를 쥐고 생각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홍종의 작가는 세상이 급변하기 때문에 우리가 기본적으로 지키고 갖춰야 할 ‘그 무엇’을 찾기 위해 동화를 쓴다고 말한다. 은혁이 아빠처럼, 은혁이와 친구들처럼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외면하지 않고 손 내미는 사람이 늘어날 때 세상에 만연한 좌절감과 외로움은 반으로 줄고 서로 어깨를 기대어 나아갈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
아빠가 맞았다 9
우리 집 가훈 22
출마를 포기하다 33
참견의 끝판왕 45
범죄 지도 그리기 57
예성이 엄마 70
네 일도 내 일처럼 82
다섯 손가락 수사대 94
도와줘 106
선생님의 비밀 117
아빠의 아들 130
배신자들 143
다섯 손가락 수호대 152
담임 선생님을 지켜라 165
나는 방으로 돌아와 주방 쪽을 향해 귀를 기울였다. 특별히 이상한 것은 없었다. 아빠는 화장실에 들어가 먼저 피 얼룩이 진 와이셔츠를 세탁할 것이다. 그런 다음 몸을 씻고 냉장고에서 얼음을 꺼내 부어오른 입술과 눈두덩에 마사지를 할 것이다.
거기에 아빠는 눈 주위의 퍼런 멍을 빼기 위해 밤새 달걀을 굴릴지도 몰랐다. 그래도 멍이 지워지지 않으면 엄마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새벽에 일찍 회사로 출근할 거다.
“요새 어떤 세상인데 남의 일에 끼어들어. 당신 몸이 당신 거야? 은혁이와 내 거야. 제발 가족들을 생각해서라도 간섭하지 마.”
이렇게 엄마가 아빠에게 사정한 것은 셀 수가 없다. 가만히 있는 나까지 끌어들이면서 말이다. 그리고 어떤 날, 엄마는 아빠를 잡고 펑펑 울기까지 했다. 그래도 소용없었다.
-본문 12쪽 중에서

“우리는 누규?”
“다섯 손가락 수사대!”
아이들이 약속이나 한 듯 척척 받았다. 이어 예성이가 방송 유세에서 써먹지도 못한 선거 연설문을 자연스럽게 재활용했다.
엄지손가락 강은혁, 다른 사람을 칭찬하겠습니다.
집게손가락 박준형,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겠습니다.
가운뎃손가락 고문도, 다른 사람을 욕하지 않겠습니다.
약손가락 오해서, 다른 사람의 약이 되겠습니다.
새끼손가락 최예성, 다른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우리는 순서대로 다섯 손가락에 각자의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예성이가 읊어 주는 재활용 연설문을 들으며 낄낄거렸다. 그런데 참 묘하게 잘 어울렸다. 특히 해서 부분에서는 모두 머리까지 끄덕였다.
-본문 102~103쪽 중에서

“내가 생각해 봤는데 말이야.”
한참 만에 이준범 형사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너희가 ‘다섯 손가락 수사대’는 아닌 것 같다.”
이준범 형사의 말이 맞다. 지금 상태로는 다섯 손가락 수사대라는 이름이 아까웠다. 이쯤에서 다섯 손가락 수사대도, 명예 경찰도 다 그만두고 싶었다. 이준범 형사가 벌써 생각하고 있는 일일지 몰랐다.
“이름을 ‘다섯 손가락 수호대’로 해라. 수사와 수호는 다른 거야. 수사는 경찰들이 하는 것이고 수호는 누구든지 할 수 있지. 너희는 먼저 너희 자신을 지키고 너희 주변을 지켜야 해.”
이준범 형사가 말했다. 그러나 우리 중에서 그 말뜻을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아직 없는 것 같았다. 나도 너무 어려워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본문 163~164쪽 중에서

나는 눈물을 닦고 예성이를 향해 엄지를 척 세워 주었다. 진심이었다.
그때였다. 휴대 전화가 거침없이 울렸다. 엄마였다. 아빠가 다치고 나서 엄마의 전화는 처음이었다. 나는 손이 떨려 통화 버튼을 누를 수 없었다. 대신 예성이가 눌러 주었다. 하필 스피커 버튼을 말이다.
“은혁아, 아빠가 깨어나셨다.”
엄마는 그 말만 하고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거실에는 아직도 엄마의 목소리가 둥둥 떠다녔다. 어느새 방에서 나온 담임 선생님이 내 어깨를 꼭 안아 주었다.
-본문 174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