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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을 만든 책들
애덤 커시 지음 | 우진하 옮김 | 2017년 10월 16일
브랜드 : 살림인문
쪽수 : 780 쪽
가격 : 25,000
책크기 : 150*198
ISBN : 978-89-522-3707-1-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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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 a.hwp
“지상에서의 존재는 그저, 살아 있는 죽음에 불과하다!”
고난 속의 유대인들이 대대로 지켜온 18편의 고전
그 깊은 속살과 영혼까지 접근하여 인류의 보편성을 들추어내다
“책을 읽는 일은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일과 같다”
유대인들의 역사와 그 역사가 내면화한 풍경을 읽어가는 독특한 체험
유대인들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여호와 신의 계율만 지키면서 산 민족이 아니다. 신앙의 명령에 따를 것인지, 이성과 논리로 세상사를 밝힐 것인지, 끝없이 토론하고 갈등하며 살아왔다. 그 바탕에는 특별히 책과 밀접한 유대 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독서와 글쓰기는 유대인의 정체성을 구성해왔고, 이는 유대 문화의 정수이자 문명을 유지해주는 일종의 ‘구속력’이었다. 한 민족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세운 제국과 전쟁, 영웅, 혁명가, 건축물과 예술작품들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유대 역사가 애덤 커시는 유대교에 관한 베스트셀러 작가인 조너선 커시의 아들이자 유대인들을 위한 온라인 잡지 편집장으로, 장장 2,500년의 세월에 걸쳐 집필된 유대인들의 저술 역사를 이 책 『유대인을 만든 책들: 유대인 고전 18선』에 담아냈다. 『성경』, 철학서, 역사서, 신화, 자서전, 신비주의 등 저술들의 다양성과 풍부함이 유구한 유대 역사의 깊이를 증명해준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이루어진 유대인들의 사상과 경험의 광범위함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며, 평소 유대 역사와 관련된 저술들에 흥미를 갖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그 안에 담긴 내용과 만들어진 이유와 배경, 그리고 과연 유대교와 유대인의 정체성이 어떤 것들인지 목도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시대를 관통하여 사회적, 지적, 종교적, 정치적 관점으로
유대 문학 역사를 한 권에 펴낸 대담한 시도
기원전 7세기의 「신명기」부터 마지막 20세기 숄렘 알레이헴까지 살펴보면 그사이 일어난 모든 재난과 파국에도 불구하고 수천 년간 유대의 사상이 놀라운 정도로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왔다는 점은 매우 인상 깊다. 또한 그 모든 저술들이 지향하는 주제의 종류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도 독특하다. 저술들의 주제는 하나님, 『토라』, 이스라엘의 땅, 유대인 등 총 네 가지 핵심 요소로 압축될 수 있으며, 해석은 시대를 따라 달리해왔지만 선조 때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반복해서 이 주제들에 대한 답을 묻고 있다.
『유대인을 만든 책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뻔한 유대인에 대한 책이 아니다. 흔히 유대 문학이라고 하면 『구약 성경』이나 『탈무드』 정도만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유대 전쟁사』 『체네레네』 등을 비롯한 18편의 작품을 연대기적 서술로 소개했다. 박해와 추방의 극복이라는 유대 역사에 대한 거시적인 접근보다는 시련이 닥치면 괴로워하고 믿음이 있었지만 유혹에 흔들리는 지극히 인간적인 유대인의 모습을 포착하여 지금 우리가 고민하는 주제가 인류 역사에서 끊임없이 되풀이되어온 보편적 고민과 고뇌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종교적 폭력 『유대 전쟁사』, 신비주의 문서『조하르』,
근대화의 물결을 포착한 『우유 배달부 토비에』 등
역사의 큰 흐름 속에 등장한 유대인의 모습을 매력적인 통찰로 직조해내다
‘책의 민족’을 이해하려는 이 작업은 유대의 율법과 역사에 대한 기록인 「신명기」로 시작한다. 이 책이 유대인들의 역사를 논할 때 중요한 이유는 오늘까지도 유대인들의 중요한 이슈인 이스라엘 민족과 영토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신명기」의 초점은 하나님을 기억하는 데로 모아지며 하나님의 말씀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일에 대한 유대인들의 집착은 기원이 「신명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역사 소설’로 보는 관점이 팽배한 「에스더」는 다른 『구약 성경』과는 다르게 하나님이 직접적으로 나타나지 않아 현대의 독자들에게 기이한 친숙함을 안겨준다. 에스더는 조국을 잃은 소수 민족의 처지에서 유대 민족을 구하는 인물인데, 힘을 잃은 유대인들은 학대와 살인의 희생양이 되지만 한 명의 유대인이 전체를 보호할 만한 권력을 쥐게 되면 유대인의 결속이란 큰 위험이 될 수도 있다는 패러독스를 보여준다.
유대 역사에 있어서 가장 큰 재앙이었을 『유대 전쟁사』, 스페인 여행가의 12세기 유대 여행기 『투델라의 벤야민 여행기』, 랍비가 이교도 왕을 유대교로 개종시키기 위해 나눈 가상의 대화 『쿠자리』, 『탈무드』보다 오래되었지만 최근에야 발견된 2,400여 쪽에 이르는 신비주의 문서 『조하르』에 이르기까지 낯설지만 어딘지 동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유대인 이야기가 이어진다. 유대 여성이 최초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자서전 『회상록』과 유대 역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물 테오도르 헤르츨의 『유대인 국가』, 20세기 전환기를 배경으로 유대인 세계에도 밀려들기 시작한 근대화의 심각한 도전을 담은 『우유 배달부 토비에』까지 이르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은 종국에 유대인들만의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으로 마무리된다.

‘책의 민족’ 유대인들의 책장에 꽂힐 또 다른 고전
마지막 장에 등장하는 숄렘 알레이헴의 토비에 연작들에는 당대의 유대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미래가 등장한다. 미국의 경우, 포드호쳐와 베일커는 모든 재산을 잃고 뉴욕으로 건너가 노동자 생활을 한다. 토비에가 계획대로 팔레스타인으로 갔다면 헤르츨의 시온주의로 시작된 제1차 회귀 운동에 동참하게 되었을 것이다. 호들과 페르칙이 따랐던 공산주의의 길, 그리고 동유럽의 모든 유대인들을 기다리고 있던 가혹한 운명인 ‘유대인 대학살’과 그보다 더 최악의 악몽이었던 1941년 ‘바비야르 학살’이 그것이다. 이후 이스라엘은 건국되고 21세기는 미국 유대인들의 부상으로 유대교의 위상이 새롭게 재정립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이 책에서 그 어떠한 답도 내리지 않는다. 알렉산드리아의 필론의 『율법의 해석』에 나온 그리스 사람들과 유대인들 사이에 벌어진 내전을 통해 공존이라는 로마 제국의 이상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고, 『당혹자에 대한 지침』에서 모세 마이모니데스가 피력한 이성과 신앙 사이의 고정관념 관계에 대한 탈피를 보여주며, 스피노자가 『신학정치론』에서 주장한 종교적 관용과 민주 정치에 대한 논지를 여러 관점에서 서술할 뿐이다. 저자는 독자들이 이 책을 쓰며 그가 발견했던 것을 동일하게 깨닫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유대교가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갖게 될 더 풍요롭고 자유로운 분별력이다.
서문
연대기
제1장 축복과 저주_「신명기」
제2장 우연의 왕국_「에스더」
제3장 불편한 책 읽기_ 알렉산드리아의 필론 『율법의 해석』
제4장 인생의 선택_ 플라비우스 요세푸스 『유대 전쟁사』
제5장 울타리를 세우며_『피르케이 아보트』
제6장 선택받음에 대한 문제_ 투델라의 벤야민 『여행기』, 예후다 할레비 『쿠자리』
제7장 하나님을 향한 생각_ 모세 마이모니데스 『 당혹자에 대한 지침』
제8장 하나님의 비밀스러운 삶_ 『조하르』
제9장 시온의 딸_ 하멜른의 글뤼켈 『체네레네』『회상록』
제10장 이단과 자유_ 바뤼흐 스피노자 『신학정치론』
제11장 두 개의 세상 사이에서_ 솔로몬 마이몬 『자서전』, 모제스 멘델스존『예루살렘』
제12장 파괴와 구속_ 브라츨라프의 나흐만 『랍비 나흐만의 이야기』
제13장 우리의 의지_ 테오도르 헤르츨 『유대인 국가』『오래된 새로운 땅』
제14장 새로운 시대의 시작_ 숄렘 알레이헴 『우유 배달부 토비에』
역자 후기
찾아보기
열여덟 가지의 잊을 수 없는 인물과 기록들의 단면을 통해 애덤 커시는 생생하게 살아 있으면서도 영원히 이어지는 창조적 문명에 대한 놀라운 내용들을 파헤친다. 그리고 이 분명하고도 명료한 이야기 속에서 유대인들이 수많은 접근방식을 거친 사상의 역사를 통해 어떻게 단 하나의 숭고한 사상에 충실하게 천착하게 되었는지를 조명한다. _신시아 오지크, 유대인 출신의 미국 작가

‘책의 민족’이라고 하는 유대인의 책이란 과연 어떤 것인지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유대의 전통과 역사 속의 위대한 작품들을 소개하며 조명하고 있는 커시는 우리를 더 높은 곳으로 인도하는 뛰어난 안내인이다. _데이비드 울프, 『문제적 인간, 다윗』의 저자

커시가 고전 작품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찬란하게 빛나는 유대인의 비밀에 관심이 있는가? 그렇다면 『유대인을 만든 책들』을 읽어라. _조너선 사르나, 브랜다이스 대학교 유대역사학 교수

계몽적이면서도 재미있는 동시에 유대교의 가장 중요한 생각과 사상을 담고 있다. 18권의 고전 작품과 더불어 책장에 꽂힐 만하다. _유대 도서 위원회

보기 드문 문학적 권위를 통해 『성경』에서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풍부한 문학적 전통을 탐구한 역작 _「뉴욕타임스 북리뷰」

18명의 유대인들의 문학 고전을 통찰력 있고 다가가기 쉽게 소개한 영악한 책. 작품들의 시사성에 초점을 맞추어 종교적 신념과 상관없이 호기심 많은 독자들을 당장 끌어들인다. _「월스트리트저널」
이렇게 「신명기」에 등장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잊지 않는 일에 대한 집착이 유대인들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고, 잊힌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음을 알아차리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이른바 ‘유대인의 연속성(Jewish continuity)’에 대한 염려는 지금의 우리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아니며 그 기원은 「신명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실제로 이스라엘 민족에 대한 모세의 책망과 꾸지람으로 시작되는 「신명기」는 하나님을 직접 목격한 세대조차도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유지할 수 없었다는 암울한 역사적 사실을 전하고 있다. 어쩌면 하나님이 실재한다는 사실이 그만큼 감당하기 버거웠고 또 하나님에 대한 기억조차 그대로 가져가기가 거의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새롭게 발견된 「신명기」를 읽은 요시아 왕이 두려움에 사로잡힌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요시아 왕과 사람들은 「신명기」가 예언하고 경고했던, 「신명기」의 가르침을 망각하는 일을 그대로 저지르게 된다. _55쪽

「에스더」의 이야기를 더욱 감동적으로 만드는 요소는 무엇일까? 무엇이 이 책을 『구약 성경』의 다른 책들과 구별 지으며 또 현대의 독자들조차 읽는 즉시 비슷한 감동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이 책 안에 신앙을 통한 위안이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에스더」 역시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고 있는 유대인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들이 겪었던 유혹과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에서도 유대인들은 조국을 떠나 낯선 곳으로 끌려온 사람들이며 낯선 이름을 부여받고 때로 아주 영향력 있는 자리에 오르기도 했으며 또 때로는 적들에게 고개를 조아리며 조상들의 관습을 버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책 「에스더」에서는 하나님이 개입해 어려움에 빠진 유대인들을 구해주지 않는다. 대신 아주 우연에 가까운 행운이 여러 번 계속된다. 이런 행운을 통해 에스더와 그의 삼촌인 모르드개는 페르시아 제국에 살고 있던 모든 유대인들이 몰살을 당할 뻔한 사건을 막아내게 되는 것이다. _81~82쪽

실제로 요세푸스는 고대 역사가라는 자신의 자유로운 위치를 이용해 자신이 다룬 주인공 중 한 사람인 헤롯 대왕의 증손자 헤롯 아그리파 2세의 입을 빌어 자신의 처연한 감상을 전하고 있다. 아그리파 2세는 로마 제국의 동맹자이자 중동 일부 지역을 다스렸던 유대의 왕이다. 『유대 전쟁사』 제2권을 보면 아그리파는 예루살렘에 모인 분노한 유대인들에게 장황한 연설을 통해 로마 제국에 저항하는 위험을 무릅쓰지 말라는 경고를 한다. “이 세상을 지배하는 주인에게 그대들 홀로 항거할 생각인가? 싸울 병사는 어디 있고 무기는 또 어디 있는가? 로마가 지배하는 바다로 나설 함대는 어디 있으며 군자금은 또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아그리파는 유대인들에게 현재 모든 민족과 국가들이 다 로마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대들이 갈리아 사람들보다 더 부유하며 게르만 사람들보다 더 강력하고 그리스 사람들보다 더 지혜로운가? 아니면 그런 모든 민족들을 합친 것보다 더 그 숫자가 많은가? 도대체 무슨 확신을 가지고 로마 제국의 위세에 도전을 하겠다는 것인가?”
이후에 벌어진 사건들은 결국 아그리파가 옳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주었다. 로마에 저항하는 일은 결국 재앙의 전조일 뿐이었다. 그렇지만 2,000년이 지난 지금 로마 제국은 역사의 한 흔적으로만 남았고 아그리파가 경고를 보냈던 그 도시는 다시 한 번 유대인 국가의 수도가 되었다. 그 2,000년 동안 조국을 잃고 전 세계를 떠돌아다니던 일도 있었지만 동시에 놀라운 종교적 창의성과 온 국민의 인내심이 있었다. 그리고 이 인내심은 CE 66년의 반란을 통해 나타난 신앙의 힘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유대 전쟁사』가 보여주는 신앙의 힘은 파괴와 창조 모두에서 가장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요세푸스가 제시하는 의문은 누가 우리의 존경을 받을만하냐는 것이다. 영광스러운 죽음을 향해 달려간 유대인인가 아니면 동포들에게 살아남아야 할 이유를 호소했던 유대인인가. _181~182쪽

만일 인간의 표현으로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면, ‘인간의 언어’는 단지 형언할 수 없는 존재를 설명하기 위한 초보자의 시도에 불과한 것이라면, 하나님에 대한 가장 적절한 표현이나 묘사는 아예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것이야말로 마이모니데스의 냉정한 결론이다. 이른바 ‘부정의 방법(via negativa)’이라는 중세 철학의 전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하나님에 대한 설명은…… 설명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올바른 방법”이라고 그는 믿었다. 우리가 하나님에게 어떤 특성이 있다고 주장하려 할 때마다 우리의 그런 의도가 얼마나 경건한 신앙심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지와는 상관없이, 하나님을 보고 선하시고 자비로우시며 또 정의롭다고 부르짖어도 우리는 이미 그분의 순수한 정수 그 자체를 훼손하는 것이다. 일단 우리가 인간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말이나 개념을 하나님께는 실제로 전혀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각각의 단어가 그분을 설명하는 데 실패하는 방식을 이해함으로서 하나님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하나님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지 않을 때마다 우리는 하나님을 점점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마이모니데스의 말이다. _365~366쪽

그렇지만 그런 주석의 역할 말고도 『조하르』는 그 자체로 매우 대단하고 극적인 작품이다. 20세기에 들어 유대 신비주의를 연구했던 위대한 학자인 게르숌 숄렘(Gershom Scholem)이 『조하르』를 일컬어 일종의 ‘신비주의 소설’이라고 묘사했던 것처럼 이 책의 ‘줄거리’는 랍비 시메온 벤 요하이와 그의 제자들 사이에서 계속해서 이어지는 대화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대부분 어떠한 들어가는 말도 없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며 그냥 간략하게 “랍비 엘르아살이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혹은 “랍비 유다가 말하였다”로 시작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또 어떤 부분에서는 신비주의를 따르는 동료들 사이의 친밀함과 『토라』에 대한 자신들의 열정적인 사랑을 강조하는 서사적 구조 안에서 진행이 되기도 하며 또 때때로 한 쌍의 랍비가 여행길에서 신비스러운 이방인이나 기이한 아이를 만나 예상치 못했던 비밀을 전해 듣는 내용도 나오며 각 이야기나 대화의 말미에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사람들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엎드려 감사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단지 이 이야기를 듣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것이라고 해도 우리는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토라』의 비밀들을 배우게 된 랍비들은 대부분 이렇게 소리를 지르곤 했다. _421~422쪽

여전히 『체네레네』는 이브가 죄를 지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반박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담도 함께 열매를 먹은 상황에서 이브만 더 비난을 받아야 할까? 『구약 성경』의 이야기는 남자에게 열매를 먹으라고 준 것 때문에 이브의 죄가 더 크다고 말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아담에게 왜 그 열매를 먹었느냐고 묻자 아담은 자신의 아내인 이브가 먹으라고 주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체네레네』는 여기에 서둘러 이런 설명을 더한다. “무슨 이런 대답이 다 있는가? 아내가 열매를 먹으라고 주었기 때문에 자신은 죄가 없다는 것인가? 하나님께서는 아담에게 직접 그 열매를 먹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아담은 하나님께서 직접 먹지 말라고 말씀하신 후에도 아내의 말을 들을 만큼 어리석었다는 것인가” 최소한 아담은 아내에게 두 사람의 죄를 모두 미루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해서는 스스로 짊어져야 한다.
그리고 어쩌면 이브에게도 단순히 그녀가 사악해서 그런 것이 아닌, 아담과 함께 자신의 죄를 나누어 져야 할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결국 하나님은 이브를 아담의 아내로 창조하셨으며 두 사람에게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명령하셨다. 그렇지만 두 사람 사이에 성적인 욕망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 성적인 욕망은 선악을 알게 하는 그 열매를 먹어야만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이다. _472~473쪽

헤르츨은 결국 로스차일드 가문 사람들을 한 번도 만나볼 수 없었고 비엔나에 자리 잡은 로스차일드 가문의 수장 알베르트 로스차일드(Albert Rothschild)에게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도 받지 못했다. 이제는 자리에서 물러난 독일 제국의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에게 보낸 편지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만일 이렇게 사회 지도층들을 설득해낼 수 없다면 차라리 일반 유대인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알려야겠다고 결심한 헤르츨은 그해의 마지막 몇 주 동안 자신의 보고서를 짧은 소책자 형태로 바꾸어 이듬해인 1896년 초에 출판한다. 초판본은 약 3,000부가 인쇄되었으며 그 제목은 바로 『유대인 국가』였다.
***
테오도르 헤르츨은 1904년 불과 마흔네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에 유대의 관습인 나무 관이 아닌 금속으로 만든 관에 자신을 묻어달라는 부탁을 남긴다. 그렇게 해야 자신의 시신이 그대로 보존되어 언젠가 때가 되면 세워질 유대 국가로 비엔나의 공동묘지로부터 이장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로부터 다시 마흔네 해가 흘러 1948년 마침내 이스라엘이 건국이 되었고 1949년 그의 유해는 비엔나를 떠나 예루살렘에 있는 묘지에 다시 안장이 된다. _688~68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