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세상이 과연 모두 진실한 것으로부터 구축되어왔는가?

우리들의 성적표에 나타난 수치들이 개개인을 모두 다 표현해 낼 수 있을까?

저자가 얘기한 고치기 어려운 사회적 통념들은 비단 역사뿐만 아니라 그 외에도 역사와 무관한 여러 분야에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오랜 시간 굳어져서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사회적 통념을 깨고 진실을 찾아서 험난한 여정을 떠나게 된다. ‘전화를 누가 발명했는지 무슨 상관이람? 지금 잘 쓰고 있으니 된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사회적인 통제에 눈과 귀가 막힌 채 그냥 그렇게 의미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 밝혀진 벨에 대한 주위사람들의 평가는 매우 인상적이다. 그는 바른생활 사나이의 이미지를 모조리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그도 결국엔 사랑, 명예, 돈이라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그레이의 중요한 이론인 ‘가변저항’의 아이디어와 실험방법을 훔쳐내어 부정한 절차를 거쳐 우리가 기억하는 그리고 존경하는 전화의 아버지 ‘벨’이 된다. 그는 승자의 지위를 이용하여 진실을 밝히라는 그레이의 요구를 무시하고, 더 나아가 그들 보다 훨씬 전에 전화를 발명해낸 필립 라이트의 업적을 가려버린다.

그가 만들어내지도 않은 이론을 마치 자기 것인 양 포장하기 위해 전전긍긍 하면서 썼던 그의 편지글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눈물겹기도 했다. 그는 죽기 전까지 원치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저지른 행위가 남들에게 밝혀지는 것을……. 특히, 그가 가장 사랑했던 그의 부인 허버드에게 말이다.

자기 것이 아닌 발명을 떳떳이 내놓을 수 없는 그를 보면서 부정한 행위로 말미암은 부와 명예는 결국에가서 감당하지 못하는 짐이 되어 항상 불안한 삶을 초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다면 우리들은 자기 자신에게 떳떳하고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전화가 세상을 이롭게 한다면 누가 전화를 발명했건 그게 세상 사람들에게 뭐 그리 중요한 문제겠소? 또 그 문제로 세상 사람들이 뭐라 하건 내가 노력해서 얻었고, 그로 말미암아 사랑하는 아내를 얻었으니 그 또한 뭐 그리 중요하겠소?”

이 문장을 보면서 명예와 사랑을 얻었지만 평생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던 그의 고뇌를 발견할 수 있었다. 비록 끝까지 그는 끝까지 숨기려 했지만 말이다.  

인상깊은 구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