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밀하고 구체적인 주제를 짧은 분량으로 간추려 정리하는 ‘살림지식총서’ 시리즈가 아테네 올림픽을 맞아 그리스와 올림픽을 주제로 하는 책 7종을 한꺼번에 선보였다. 
종교학자 이창익씨의 〈종교와 스포츠〉는 종교사 안에서 몸이 차지하는 위치와 함께 ‘몸의 테크닉’이란 분야를 주목했다. 스포츠와 종교의례의 몸은 모두 특수한 ‘몸의 테크닉’에 의해 훈련된 몸이었지만 종교에서의 몸은 내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점점 종교 영역에서 사라지고 말았다고 지은이는 분석한다. 반면 이 몸의 테크닉은 근대 스포츠로 영역을 옮겨 새로운 관중과 새로운 의미를 창출해냈다는 것이다. 

목원대 사학과 김덕수 교수의 〈그리스와 로마〉는 두 문명을 ‘지중해의 영원한 라이벌’로 분석한다. 하나로 뭉뚱그려지면서 융합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서로 대립했고, 문화적으로는 정복과 피정복의 관계가 역전되기도 했던 두 문화 사이의 팽팽한 긴장관계를 정리했다. 

미술사학자 노성두씨가 쓴 〈그리스 미술이야기〉는 고대 그리스 미술 장르 가운데에서 회화 부분을 집중적으로 정리했다. 그림자의 윤곽선을 따라 그리기 시작한 회화 창시 전설에서 시작해 유럽 문명 전체의 회화관을 만들어낸 그리스 회화의 특징과 핵심을 설명한다. 

이 밖에 〈알렉산드로스〉(조현미 지음)는 헬레니즘 문명의 전파에 초점을 맞춰 알렉산드로스란 걸출한 정복자가 문명 교류에 미친 영향과 결과를 담았고, 체육학자 김복희(안동대 체육학과) 교수의 〈고대 올림픽의 세계〉는 지금의 올림픽과는 사뭇 달랐던 고대 올림픽을 소개한다. 전남대 사학과 최혜영 교수의 〈그리스 문명〉은 그리스 문명의 핵심요소들을 조목조목 정리해 그리스 문화 전반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 보여준다. 살림/각권 3300원. 

구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