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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살림Friends 문학상 & 살림 어린이 문학상 수상자 발표
작성자 : 살림출판사  |  2011/12/05 15:00:42


 본심에 올라온 소설은 모두 세 작품이었다. 소재나 주제, 스타일이 모두 제각각인 작품이었지만,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들을 읽으면서 작가의 '책임'에 대하여 고민하게 되었다. 현실을 그대로 반영할 뿐이라는 일반론을 넘어, 이 작품들 속에 담긴 끔찍한 설정과 묘사들은, 과연 작가가 진지하게 거듭 고민하여 작품을 책임질 마음을 지녔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게 만들었다. 등장인물의 고통을 내 고통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절망의 슬픔을 딛고 희망을 찾아나가려는 자세가 새삼 귀중한 시절이라는 점에 공감하며, 본선 진출작들을 읽어 나갔다.

『열여섯, 사랑을 알다』는 시간 여행을 통해 할머니의 삶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사랑'의 의미를 알아나간다는 야심찬 기획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러나 그 시간 여행을 통해 만나는 각각의 시공간이 전혀 차별적이지 않고, 시간 여행에서의 깨달음과 지민이의 삶이 연결되는 방식 또한 모호하다. 시간 여행을 마칠 때마다 독자들에게 어떤 깨달음과 느낌을 주고 싶은지 정리하고, 지민이의 사랑과 직접 관련 없는 부분은 과감히 지우거나 재설정할 필요가 있겠다.

『멋진 상상』은 몽상의 즐거움이 듬뿍 담긴 소설이다. 식물인간이라는 밝지 않는 소재를 통통 튀는 문체와 고양이, 동료 환자 등과 마음으로 대화한다는 설정을 통해 신나는 이야기로 바꿔 놓았다. 그러나 몽상의 자유로움이 큰 장점인 반면, 세부 묘사와 설명의 부족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 작품에서 중요한 공간인 중환자실에 대한 추상적이고 적절하지 않은 설정이 소설을 읽는 내내 작품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 답사나 자료 조사를 통해 좀 더 현실에 기초한 이야기 위에 몽상의 나래를 펴면 좋은 작품을 쓸 수 있겠다.

 『개미밥』은 엄마와 백결이라는 캐릭터의 독특함이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특히 탐정처럼 성추행 사건을 조사하는 엄마의 지나치게 밝고 오지랖 넓은 언행은 이야기를 끌어가는 큰 힘이 되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약점은 요설에 가까운 문체다. 특히 전반부에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설명과 너스레가 장황하게 나와서 작품에의 몰입을 방해한다. 이 작품은 추리소설적인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사건의 해결은 백결과 현주의 우연한 만남으로부터 그 실마리가 풀린다. 이 만남이 사건 밖에 우연으로 남아 있는 한 작품의 완결성은 훼손당할 수밖에 없다. 이 만남을 필연적인 과정으로 만들기 위한 구상을 하고 문체를 손질하면 더 나은 작품이 될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오랜 시간 논의 결과 올해에는 당선작을 내지 않기로 했다. 내년엔 현실을 소설로 옮기는 과정에서 작가가 어떤 미적, 도덕적 자세를 취해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한 작품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심사위원 : 김탁환(소설가), 김경연(아동ㆍ청소년문학 평론가), 한혜원(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 학부 교수)

심사평 : 의미 있는 재미를 찾아

제2회 살림어린이문학상에 응모한 원고를 읽으면서 동화가 다룰 수 있는 영역이 넓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역사, 판타지, 생태, 생활, 민담 패러디, 성서 등 다양한 소재들을 아우르는 독특한 동화들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소재의 참신함을 끝까지 유지하려면 독특한 접근, 깊이 있는 성찰이 함께 해야 한다. 특이한 발상만으로는 완성도를 담보하지 못하며 특히 장편 동화에서는 그렇게 초반 시선 끌기에 성공했더라도 뒷심이 부족하면 주저앉게 된다. 여러 작품 가운데 최종 심사에 오른 작품은 『미륵사의 보배』 『아빠와의 맛있는 시간』 『나를 입어 줘!』 『온도는 섬이다』 네 편이었다.

『미륵사의 보배』는 최근 복원을 위해 해체한 미륵사지 석탑에서 발견된 금정을 소재로 했다. 아픈 동생을 돌보며 고단한 삶을 사는 열한 살 석이가 미륵불을 염원하여 어렵게 얻은 금정을 보시하는 순수한 믿음을 잘 그려냈다. 오랫동안 창작에 매달린 정성이 느껴졌지만 작품에 담긴 세계관과 주제가 구태의연하다는 게 아쉬웠다. 백성들이 미륵을 왜 염원하는가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했고, 막판에 등장한 왕이 손쉽게 해결책을 제시하여 서사의 긴장감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아빠와의 맛있는 시간』은 자연의 치유력을 믿는 간암 말기의 아빠와 함께 산속 동굴에서 여름 방학을 보내는 초등학교 6학년 나대로의 이야기이다. 눈길을 확 잡아끄는 설정에서 시작해 산속의 생활을 아기자기하게 펼쳐 냈다. 문장도 안정감이 있었고 여자 친구가 될지 모를 민정이의 등장도 흥미로운데 반해 본격적인 이야기, 특히 아빠와의 거리 좁히기가 시작될 듯하다가 끝나서 아쉬웠다. 절망적인 아빠의 상태에 비해 치유의 과정, 회복의 절실함이 희박했는데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식의 등장인물의 진술에 의지한 마무리는 동화에서 되도록 피해야 할 전형성으로 작가의 노력이 실종된 관념적인 끝맺음이었다.

『나를 입어 줘!』는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을 불러오는 작품이다. 생명과 자의식이 있는 옷들이 옷장과 재활용함, 학교와 집을 오가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생생하고 신선했다. 우아한 블라우스와 반짝이 트레이닝, 잠옷이었던 원피스 하늘이 등 캐릭터들이 선명하고 살아 있어 쑥쑥 읽히는 힘이 있는 동화였다. 그런데 ‘이 재미의 의미가 무엇일까?’를 생각하자 걸리는 점들이 있었다. 옷의 캐릭터와 생명력에 집중하여 옷과 주인과의 관계, 특히 마음의 상처가 있는 아이 지윤이에 대한 형상화가 부족했다. 작품 속에서 옷은 살린 반면 궁극적으로 드러내야 할 사람의 이야기(등장인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를 살리는 데는 실패했고 그것이 결국 흐름과 동떨어진 마무리, 즐겁지만 깊이를 잃어버린 웃음이 되어 여운을 남기지 못했다.

 『온도는 섬이다』는 잠시 보육원에 맡겨진 적이 있는 다율이, 어릴 적 아버지를 잃은 새엄마, 평생 혼자 살며 남편을 기다린 외할머니 등 마음속에 벽이 있는 사람들이 서로의 체온으로 자기의 벽을 허물어가는 과정을 잔잔하게 담은 작품이다. 차분하고 절제된 문장이 아름다웠고 사람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읽는 내내 가슴에 와 닿았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많고 그에 따른 사연들이 적지 않아 작품 속에서 더 이야기하거나 아예 깔끔하게 덜어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새엄마의 속이야기가 부족하여 새엄마의 변화가 갑작스러웠고 웃음과 활기를 주는 할머니들의 이야기, 새엄마와 외할머니를 오래 등 돌리게 했던 할아버지의 등장에서도 더 풀어낼 이야기가 많은 듯했다. 규모와 사건의 관계를 더 계산하여 조율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마지막까지 손에 남은 두 작품 『나를 입어 줘!』와 『온도는 섬이다』를 두고 이야기를 나눈 끝에 소재를 넘어서 내면으로 더 깊게 있게 들어간 『온도는 섬이다』를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의미 있는 재미를 주는 동화, 가능성 있는 작가를 만나게 되어 기쁘다.

심사위원 : 김남중(동화작가), 김서정(아동문학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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