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브라운이 그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앤서니 브라운과 루이스 캐럴의 만남이라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책이지요.

거기에 감성적이고 수준높은 번역으로 유명한 김서정님의 번역까지

이른바 3박자가 환상적으로 들어맞는 놓치기 아까운 작품입니다.

제게는 옛 기억이 고스란히 살아나는 영원한 추억의 고전 클래식이며

4학년 딸아이에겐 그림동화로 즐겼던 유아기 이후

제대로 클래식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답니다.

아이도 저도 앤서니 브라운의 매니아인데다 특히 여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라

더욱 관심이 갔던 책이기도 했지요.

일반적인 문고판보다 사이즈도 크고, 양장본에 종이도 도톰하고 질이 좋아서

특별한 느낌이 들어 읽는 맛이 더욱 좋았네요.

 그동안 수많은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을 보아와서 그런지

이 책은 그림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화려한 그림을 기대하며 책장을 넘기게 되더군요^^

그림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인지

기대만큼 그림이 풍부하고 놀라운 건 아니었지만..

이 책은 그림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이랍니다.

 앨리스가 토끼를 따라 구멍 속으로 들어가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인데요.

물건들이 가득한 선반을 묘사한 그림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역시 앤서니 브라운이다 싶은 재미있고 기발한 부분이 참 많답니다.

그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바나나(선반 제일 윗 칸)며

액자 속 코끼리의 코가 아랫 칸의 찻잔에 담겨있는 것,

안경 낀 남자의 두상에서 수염이 물고기인 것 등...

그림 하나로도 수많은 볼거리,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냅니다.

 판타지 동화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저도 아직 초등학교때 읽었던 흑백 그림의 오리지날 완역본이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답니다.

제 아이들은 어떤 그림을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저희 집엔 여러 권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있기에...ㅎㅎ

버섯 위에 앉아 담뱃대를 뻐끔거리던 애벌레가 가르쳐 준 버섯을 먹고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는 앨리스.

그림이 참 재미있습니다^^

 삼월 토끼와 모자 장수, 겨울잠쥐의 정신없는 다과회.

재치넘치는 말장난과 언어의 유희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경쾌한 번역으로 되살아나 있답니다.

그 유명한 체셔 고양이예요.

'나 참! 웃음 없는 고양이는 많이 봤지만고양이 없는 웃음이라니!

살다가 이렇게 희한한 건 처음 보겠네' 

정말 재미있지 않나요.ㅎㅎ

 여왕의 파이를 훔친 잭의 재판의 배심원들이랍니다.

역시 앤서니 브라운의 유머 넘치는 삽화가 눈을 즐겁게 해 주어요.

 환상의 세계에서 돌아오는 앨리스의 모습입니다.

흩날리는 카드들을 얼굴에 떨어져 내리는 낙엽으로 표현한 그림이 인상적입니다.

출간된 지 100년이 지나도록 전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그 신비롭고 흥미진진한 환상과 모험의 세계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앤서니 브라운의 환상적인 그림과 함께

아이들과 이상한 나라로 여행을 떠나 보세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잊을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