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문)

자연은 인간이 있기 전에 있었다. 해안가 습지에 가재와 물새, 곤충, 그리고 숲속 생명체들과 함께 주인공 '카야'가 지낸다. 1950년대 아빠의 술 버릇에 오빠와 누나가 떠나고, 엄마가 떠나고, 결국에는 아빠까지 모두 떠나고 6살인 카야는 아빠가 남겨 준 1 달러로 자립을 하였다. 

카야는 바닷가에서 홍합을 캐서 사람이 사는 마을 '점핑'아저씨 가게에서 자신의 먹거리와 자기 곁에 남아있는 가족 같은 기러기에게 줄 비스킷과 교환한다. 카야는 신발도 없이 맨발로 힘겹게 살고 있지만, 멀리 떨어진 마을 사람들 입장에서는 카야는 마을 사람들이 상대하기에는 미개하고, 불결하고 불량하였다. 카야는 사람이 사는 세상에 속하기보다는 인간에 의해 개발되지 않는 자연에 속하게 되었고, 자연에서 잠을 자고, 대화하고, 자연을 수집하였다. 대행스럽게도 오빠의 친구인 '테이트'는 어렵게 살고 있는 카야를 위해서 글자를 가르쳐주면서 청소년기를 마치고, 서로 테이트와 카야는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다. 대학에 진학하고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 도시로 가야 할지, 사랑하는 카야와 물고기를 잡고 습지에서 한 평생을 자연과 아름답게 살아가야 할지를 테이트는 고민한다.

인간은 자연을 사랑한다. 자연과 함께 하자고 맹세를 한다. 그러나 정복하고 개발하면서 개발 이익에 영웅이 되고 더 큰 영웅이 되고자 허세를 편다. 그중에 어떤 이들은 자연재해, 놀음, 술 주정, 사업 실패, 거짓된 삶으로 개발이익을 몽땅 날리고, 빚 때문에 또는 허세와 자존심 때문에 사람이 살던 마을에서 쫓겨나게 된다. 때로는 자신의 불행이 아내에게, 아이들에게까지 옮겨진다. 어느 부모가 습지에서 자식을 맨발로 키우고 싶었겠는가? 한탄은 술을 찾고, 술은 가족을 파멸시켰다.

사람들은 놀랍다. 똑같이 하나님을 믿고, 교회에서 주말마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똑같은 말씀을 듣지만, 예배를 마치고 교회 밖으로 나온 사람들은 불행한 이와 엮이지 않겠다고 차폐하려는 사람, 불행한 이의 마지막 소중함을 빼앗았다고 자랑하는 사람, 아이를 불쌍이 여기는 사람으로 나뉘다. 약육강식의 시대가 1950년대에만 있을까? 가난한 이가 끼니를 때우기 위해 홍합을 캘 곳조차 없는 오늘날, 18개의 계란을 훔쳐 먹은 이를, 우리들은 그들을 차폐하지 않았던가? 그들을 이용하지 않았던가? 그들을 위해 배려를 했었나?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한 소녀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자연의 특성, 인간의 특성, 인간의 탐욕, 인간의 양심, 평등, 정의, 측은, 살인, 추리, 증오, 복수 등을 460페이지에 담았기 때문이다. 불행하게 살아온 카야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된 소설이지만 다행스럽게도 행복한 이야기도 담겨있다. 마치 가난한 사람만 꽁보리밥 먹었는데, 세월이 지나 분석해보니 꽁보리밥이 산삼보다 더 좋은 영양가가 있다는 한국의 속담처럼, 카야는 습지대에서 생활하면서 채집한 여러 곤충표본과 그림, 글들이 테이트의 도움으로 책으로 출판되어 5000불을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와 둘이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