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어 산책』 ..빌 브라이슨

거의 700페이지에 육박하는 책의 두께에 한 번 놀랐다. 읽기 전 부터 이렇게 부담스럽게 다가 오다니.. 하지만 책을 조금씩 읽어나가면서는 빌 브라이슨의 방대한 지식에 또 한 번 놀랐던 책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어 산책』이다.

빌 브라이슨은(빌 아저씨라 해야 더 잘 어울릴까?!)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어 산책』을 통해 많은 상식들을 알려주면서도, 또한 상식을 뒤엎는 새로운 상식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리고 전혀 몰랐던 사실들도 많이 알려준다. 흔히 알고있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단어가 "OK"라는 사실에서부터, 그 다음로 많이 알려진 단어가 "코카콜라"라는 사실, 그리고 코카콜라는 한 약사가 자기 집 마당에서 만들어 냈다는 사실, 코카콜라 향 담배도 출시된 적이 있었다는 사실, 또한 할리우드가 'movie'라는 단어를 이상하리만큼 경멸한다는 사실과 그 이유들, 각종 스포츠의 유래, 우리가 자주먹는 햄버거의 어원이나 유래는 찾기도 힘들다는 사실 등등 (많은 것들이 있지만, 예를 든 것들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다..ㅎㅎ) 이 한권의 책 속에는 정치,경제,사회,문화 그리고 다양한 역사까지 그 모두를 아우르고 있다. 한 마디로 이 책을 정의하자면 「우연함과 엉뚱함이 빚어낸 미국이라는 나라 혹은 미국의 역사 ㅡ.」라고 해야 할까?!  앞서 말했듯이 빌 아저씨의 방대한 지식들은 무궁무진하다. 그 지식들을 담아내기엔 700페이지에 가까운 이 책을 통해서도 부족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빌 브라이슨의 책을 처음 접하면서 많은 기대를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의 엉뚱함과 유머, 재치를 익히 들어서 알고 있던 터라 더 많은 기대를 했었다. 아쉽게도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어 산책』에서는 그 모습을 충분히 보기는 힘들었다. 많은 분량의 역사들을 아우르다보니 그의 센스가 개입될 여지가 적었으리라 보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어 산책』이라는 책은 충분히 유익하고, 충분히 재미있는 책임에는 틀림없다.

지극히 개인적인 차이겠지만, 책을 읽을 때 그 책의 유익함이나 재미를 떠나서 나를 가장 힘겹게 만드는 것은 "문화의 차이"라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 계속 느끼는 것이지만, 문화의 차이로 인해 살짝~ 이해 하기 힘든 부분이 등장한다면, 참으로 안타까울 수 밖에 없다. 완벽히 이해 한다면 더 큰 즐거움을 충분히 맛 볼수 있을텐데, 하는 그런 안타까움 ㅡ. 나에겐 이 책도 예외는 아니었다. 영어에 대해 약간의 울렁증(?!)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영어 단어만 나오면 힘들었다. ㅋ사실 그런 것들을 극복(?)하고 웃음 넘치는 영어와 색다르게 바라보는 미국을 알아가기 위해서 도전한 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작단계에서부터 극복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나같이 영어나 미국에 약하다면, 책 속에 나오는 영단어 하나하나에, 또 그런 단어가 풍기는 많은 뉘앙스에 집착하지 말라고 충고(?) 하고 싶다. 단어 하나하나에 집착한다면 이 책을 읽는 것이 전혀 즐겁지도 않을 뿐더러 이 책을 보다가 중간에 덮을지도 모른다. 나 역시 처음에는 너무 완벽히(?)보려고만 하다가 몇번이나 포기할 뻔 했다. 하지만 나의 충고(?!)대로 설렁설렁~ 넘긴다면 어느덧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어 산책』이라는 책에 깊게 빠져있는 당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런 나의 모습을 이미 발견한 것 처럼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 방법(설렁설렁~넘기는..)은, 멋진(?) 도전(!)의식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나처럼 어렵다고 느껴질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한정되는 이야기이다. ^^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어 산책』을 읽고 난 후, "옮긴이의 말"처럼 나 역시도 우리나라에서도,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말, 우리 한글을 가지고 누군가가 이렇듯 알려지지 않은 많은 역사들을 알려주고,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ㅡ. (이미 있는데 내가 모르고 있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