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영어와 영국식 영어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식 영어는 어떻게 해서 태어나게 된 것인지, 왜 지금처럼 사용하게 되었는지 그 유래들이 궁금한데, 마침 저자인 빌 브라이슨이 그 이야기들을 해주겠다니 반가운 일이다.  영어의 유래를 통해 미국의 역사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준 너무나 두꺼워 부담스러운 책읽기이기는 했으나 그 재미는 넘기는 책장을 가볍게 해주었다.

  콜럼버스나 베스푸치는 현재의 미국 땅에 발을 내딛지 못 했다고 한다.  바이킹이래로 북아메리카에 첫 발을 새긴 최초의 유럽인은 이탈리아 선원 지오반니 카보트였다.  북아메리카 북부 연안 너머에는 풍부한 어업자원이 있었고, 하여 필그림들이 뉴잉글랜드에 발을 디디던 그 때에도 이미 유럽의 어선들은 신세계를 휘젓고 있었던 것이다.  여하튼 영국은 신세계 연안의 어업자원때문에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고,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온 필그림은 신세계에 그 깊은 발자국을 새기게 된다.  보수적인 성격이 강했던 초기 개척자들은 특수한 상황에 맞게 언어를 다듬고 만들어내기 시작했는데, 영국의 지역적인 용어들도 가지고 왔으며, 영국에서는 사라진 단어가 미국에서는 그 생명력을 지속한 경우도 있다.  초기 개척자들은 새로운 땅에서 많은 처음 보는 것들을 대하게 되었지만 호박과 애호박을 구분할 수도, 호두나무와 페칸을 구분할 수도 없었다.  해서 동식물의 이름을 잘못 짓게되었던 경우들로 미국과 영국의 종이 확연히 달라진 상황들도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 내용문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 당시는 과장되게 말을 사용하던 시대였기에 링컨의 직접적이고 쉬운 말들이 안타깝게도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 했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는 훨씬 편안하고 좋아 더욱 인상적인데 말이다.  그 시대에는 기자들조차 불탄 집을 보면 "큰 화제가 구조물을 전소했다."라던가,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구경나왔다고 표현하는 대신 "대규모 인파가 군집해서 목격을 했다"는 식으로 과장되게 말을 했다니 '피식' 웃음이 삐져나온다.  잘난척 굴어대는 그들의 말보다 링컨의 쉬운 말들이 더욱 아름답다는 것을 그들은 정말 몰랐다는 말인가.

  수많은 발명들 속에서 부를 이루어낸 미국, 가필드 대통령의 총격 사건에서 최초의 에어컨이 기록되었다.  그리고 1894년 영국을 제치고 세계 제일의 제조국이 된 미국, 그들의 부는 억만장자라는 단어까지도 만들어냈다.  팸버튼이 만들어낸 코카콜라, 그는 단순히 숙취와 상체 질병에 효과가 있는 강장제라고만 생각하여 회사 지분의 3분의 2를 매각했고, 코카콜라를 음료로의 가능성으로 보고 투자한 캔들러에 의해 효과적인 광고로 많은 부를 모으게 되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영어로 사용되는 코카콜라, 미국의 상징 영어가 되었다. 

  다양한 주제를 통해 미국 영어의 유래와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던 이 책과의 만남은 미국이라는 나라를 좀 더 깊숙이 알게되는 시간이었다.  사실, 미국의 역사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지 못했었는데, 영어의 유래를 통해 만나게 되는 그들의 역사는 교과적인 지루함이 아니었기에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다소 두꺼운 책장의 더미라는 것이 움찔할 수 있는 마음을 처음에 안겨주겠지만 몇 장만 넘기다 보면 그런 마음은 씻겨질 것이니 안심해도 될 것 같다.  빌 브라이슨, 저자를 수필로 만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 책이 저자를 만나는 두 번째의 시간이었는데, 그 반가움이 기쁨이 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