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지 나이 생각 안하고 살며, 그렇게 나이 먹지도 않은 젊은 청춘이라 생각하지만.
영어를 처음 배운때를 거슬러 올라가보니 케케묵은 옛날이야기를 꺼내는 기분이다
중학교1학년 교과서에서 처음으로 ABC가 나왔던듯 하니까...
어찌됐든 그때부터 치더라도 벌써 10년은 훌쩍 넘는 세월, 들었다 놨다 했다 말았다..
그렇게 질질 끌려다니다 보니, 애초의 재밌던 기억은 모두 사라지고.
마지막으로 작년 말에 다시 시작한 영어공부를 기점으로, 나 역시 다른이들이 하는말처럼 영어공포증에 시달리게 되었다.

사실, 영어공부할 필요는 없다
애초 기업의 취직자리는 포기했고, 그러다보니 토익점수라는게 별 필요없더라.
그렇다고 내가 지금당장 인사동에 가서 외국인 상대로 장사를 하나 택시를 운전하지도 않으니까,
솔직히 말해서 영어 못한단고 해서 당장 밥굶어죽지는 않는다는 얘기.
그럼에도 왜 영어에 미련을 못버리는지 알수조차 없다.
다만 확실한건, 영어를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가득하다는 것.
정말 하고싶은 미련인건지, 주위의 이름모를 압박인건지..
여하튼 MBTI 카페를 들락이다 우연히 이 책에 대해 알게되었다.
평소 나에대해 탐구하기를 좋아하던 터라 믿거나 말거나식의 혈액형,별자리,사주에서 심리학,MBTI까지 넘나들던 내가 두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을수 있는 책이라니, 혹하지 않을 수 없다.

책은 크게 두가지로 나뉘는데,
첫 파트는 챕터 말대로 '영어로 상처받은 마음 영어로 치유하기' 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모든 사람들에게 영어란 큰 숙적이고 몇년간 쌓인 묵은 체증이나 마찬가지.
영어를 많이 접하고 쓰고 말해야 느는건 알겠지만, 그놈에 영어알레르기로 쳐다보기도 싫은걸 어째.
저자는 간단하게 제안한다.
" 의식있을때 힘들다면, 무의식중에 하면되죠. "
무의식, 즉 쉽게 말해 비몽사몽, 내가 내가 아니고 내 정신이 제정신이 아닐때.
그때 써지는대로 쓰고, 말 나오는대로 해라. 끝! 간단하지 아니한가?

한국인에게 가장 큰 적은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려한다는것. 그러다 보니 머릿속에 문장이 맴돌아 제때 말이 나오지 않는것이다. 그러니, 두뇌회전 안되는 대로, 그냥 그러려니~하고 읊어보라는것.
우리 두뇌라는게 정말 대단해서, 그저 잊었다고 생각할뿐, 그 어떤 기억도 소멸하는것은 없다고 한다.
즉, 자주 안쓰는것들을 저 안쪽 구석에 차곡 차곡 정리해두어서 제때 꺼내기 힘들 뿐, 뒤져보면 예전에 배웠던것이 분명히 튀어나오고 본인은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두려움에 떨지도 걱정하지도 말라.
당신이 할일은 무의식에게 영어를 건네고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될뿐이다. 
그렇게 하루 이틀, 몇주간의 워밍업이 끝나고 본게임에 들어간다.
바로 MBTI식 영어공부.

사람이 제각각 성격이 다르듯, 공부방식도 달라 독서실에서 잘되는 놈, 스터디해서 잘되는 놈이 따로있다. 헌데 자신의 공부방법을 모르고 옆 친구 따라 우루루 하다보니 효율은 떨어지고 재미는 없고 이중삼중 고통만 당하는 것이다.
MBTI라는게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데, 쉽게 말해 성격유형검사.

http://user.chol.com/~ilovehrl/mbti/mbti1.html
이곳에서 약식으로나마 검사를 할수있으니 거기에 맞춰 하나하나 찾아보면된다.
약식인데다 처음으로 검사를 하다보면 보통 자신의 이상형을 체크해나가고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이 책에 감사한건 이제껏 E/N/F/P 라고 알고있었던 내 성격이 이 책의 설명을 따라가다보니 E/N/T/P 였다...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 F 와 T의 어찌할수 없는 그 엄청난 거리를 이제서야 깨닫고 알아차렸으니 말이다.
그렇게 세세히 책을 읽어나가며 맞춰보는데, 이게 정말 신기한것이 이 방법을 알기전 내가 재밌게 하던 공부법이 그대로 담겨있는 것이다.
내가 재밌게 했고 효과를 봤던 방법은 어김없이 내 유형에 속했고, 언제나 작심삼일로 끝냈던 엄마친구아들의 방법은 내 반대성향의 것이었다.

자신을 인정한다는것.
그것이 자신을 발전시키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