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프란시스는 1971년 샌프란시스코 만에서 일어난 기름유출 사고를 보고 ‘편안을 누리며 사는 삶’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해변을 뒤덮은 기름을 문질러 닦는 자원봉사자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지만, 개인적인 차원에서 더 깊이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구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확인한다는 의미에서 그는 더 이상 자동차를 타지 않기로 하고 걸어다니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의 결심에 놀라고 때로는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도보생활은 시작에 불과했다.

몇 달 후 존 프란시스는 침묵을 맹세하고 17년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여행과 만남을 통해 말 한 마디 없이 이해와 공감을 전하는 법을 배웠다.

존 프란시스가 여행 중에 직접 그린 그림이 곳곳에 실려 있고, 그가 여행 중 겪은 긍정적인 경험과 위기의 순간들이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저자는 비영리 환경교육기구 ‘플래닛워크’의 설립자이자 대표로서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순례와 변화에 관하여 강연을 하고 ‘플래닛라인스’를 홍보하고 있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정말 세상엔 별난 사람이 많구나. 딱 세상에 이런 일이네~'란 생각이 들었다.

아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충분히 짐작 되기도 했다.

아들이 차를 타지 않고 자전거나 걷는 것으로만 이동을 한다하니 아들의 불투명한 미래에...

하지만 나도 점점 그와 함께 길을 걷고, 산을 넘고, 강을 건너고, 노숙을 하면서 같이 걷고 있었다.

그리고 몇달 후 묵언을 하기로 결심한 그를 또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묵언으로 더 잘 들을 수 있고, 깊은 사색을 하게 되고

굳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의사소통 또한 충분히 가능함을 그를 통해서 알게 되었음을 인정한다.

어느 순간 나도 그와 함께 동참하고 있음을......

음~ 그렇다고 말을 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책을 읽는 내내 나도 같이 묵언 수행을 하고 있는 듯이 느꼈었다.

나는 나 자신에게도 도전하고 있다.

내가 걷는 이유가 내게는 너무도 분명한데도 다른 사람에게는 짧은 문장으로 밖에 설명하지 못한다는 데 좌절감마저 느낀다.

더욱 불가사의 한 것은 걷는다는 일상적인 행위 속에서 영적이고 성스러운 감정이 싹트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가 옮기는 발걸음 하나하나가 지도도 표지판도 없는 '보이지 않는 여행'의 일부 같다.

하지만 여행 준비가 다 됐다는 확신은 없다.

불안정한 상태 때문에 두렵기도 하고 흥분되기도 한다.

 베낭을 메고 벤조를 켜며 아픈 발로 길을 걷고 있는 존 프란시스의 행복한 얼굴을 보라. 

그가 걸어다니며 얻었던 소중한 생각과 지식, 경험 그리고 길 위에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이

그에겐 모두 기쁨이었고 행복이었고 진실이었고 스승이었으리라.

정말로 행복한 사람은 구태여 행복하다고 말할 필요가 없단다. 말하지 않아도 드러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