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well-being이란 신조어가 생겨나고 사람들은 먹거리와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재료의 원산지는 어디인지 들어간 양념에는 화학약품이 첨가되진 않았는지 이것저것 고르며
꼼꼼하게 따지게 된 이유는 아마도 건강이 주는 의의를 중요하게 여기게 됐기 때문일것이다.

나 역시 그런 사람들중 하나라 책의 소개를 보자마자 마구 건강해지는 기운을 느끼며 책의 
첫장을 펴게 되었다.

이 책은 제목처럼 중국 황실의 건강법을 살핀 어의들에 관한 이야기와 
어의들이 시행했던 수많은 건강관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들이 기록한 건강관리법중에서 병과 먹거리과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준 식이요법의 
뛰어났던 홀사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피로가 심해지고 양위증을 앓게 되어 매우 고통스러워하던 원나라 인종을 위해 홀사혜는
양신구채죽을 만들어 몸조리를 하도록 하였다.
3개월간 죽을 먹은 인종은 몸도 다스리게 되었고 황후가 임신도 하게 되어 홀사혜는 큰 상을
받게 된다.
책에는 양신구채죽을 소개하면서 만드는 법까지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양고기를 
구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아 이내 바로 포기하게 되었다.
후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 먹어보고 싶은 건강식이기도 하다. 

홀사혜는 음식어의로서 각종 영양식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자신이
마음 깊이 깨달은 것을 정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p 187

홀사혜가 먹거리에 얼마나 신경을 쓰며 황실의 건강을 관리했는지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마음을 함께 치료하는 것이 만병의 근원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라 믿었던 고정방,
만가지 처방을 모은 태평성혜방을 지은 왕회은과 아름다운 미모를 위해 그 방법을 끝없이
연구했던 허국정도 잊지 못하는 일화가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번이 이해되지 않아 몇번이고 제자리로 돌아와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는데 그만큼 많은 정보를 따라가기엔 아마도 내 기억력의 한계를 스스로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중국 황실의 건강법 그 이면에는 분명 어의들의 고초가 따랐을 것이다.
그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지금 내가 이렇게 그 긴 5천년이라는 시간동안 전해져내려오는 비법을 
너무나 손쉽게 얻게 되었으니까 어쩐지 고마운 마음까지 든다.

그들의 스트레스야말로 수험생 못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고 있던 차에 
허신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는데 황제를 살해하려는 음해시도가 있던 날 쓰러져 기절하게
된 황제를 살리려 허신은 강한 약을 쓰게 되었다.
몇 시간이 흐르고 검붉은 피를 토해내 허신의 치료를 단계적으로 받으며 황제의 건강은 되찾아가
당시 어의에게 가장 큰 대우 태자태보에 봉해지게 된다.
부귀영화를 누리고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실력 있는 어의로 정평이 나버린 허신은 허나
그 당시의 상황이 생각날 때마다 고통스러워져 자신이 죽는 것으로 그 고통을 끝냈다.

지금으로 말하면 의료사고쯤 해당되는 일들이 그 옛날에도 있었을 테지만
그 당시 어의들에겐 목숨을 걸고 황실의 건강을 위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한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불안해하면서 어의를 했는지 충분히 직감할 수 있었다.

그런 만큼 작은 것 하나도 놓치기 아까운 소중한 기록들로 가득 매운 책임을 잊지 않고
살면서 두고두고 꺼내 가까이 해야겠다.

　누구나 건강하게 살고 싶어한다. 건강은 예나 지금이나 모두가 소망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건강을 중요시하기에 건강에 관련된 서적을 눈여겨볼 때가 있다. 그렇기에 건강에 관련된 책은 모르는 부분을 비롯하여 많은 정보와 도움을 전해준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건강에 관련된 책이 아닌 중국에 관련된 건강서를 만나게 되었다. 

　「5천 년 내력의 중국 황실 건강법」이라는 책이었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의 황실에서 지켜온 건강비결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이 책은 역사 속의 중국을 만나 볼 수 있다는 점과 함께 황실에서 약초로 다스렸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새로운 즐거움을 안겨준 책이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한의원에서 약재로 약을 지어먹음으로써 건강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하지만, 중국의 황실에서는 약초로 중국의 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어의를 통해서 귀족의 건강 비결을 엿볼 수 있기에 신기하기도 하고 약초의 효과와 쓰임새도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 책에서 중국의 어의가 말하는 건강 비결은 우리나라의 한의학과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다. 약초와 약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과거의 어의들의 병을 치료하는 것은 현대의 의학적인 부분도 흡사한 점도 있었기에 신기하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영화가 있었다. 「황후 花」라는 영화였다. 이 영화는 중국 당나라 말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였다. 이 영화 속에서 황후는 건강이 좋지 않다. 그래서 매일 약을 먹는 모습을 비춰준다. 하지만, 나중에 그 약은 자신을 점점 죽이기 위한 약임을 알지만, 자신의 아들을 위해서 참고 마신다. 이 영화에 쓰인 약재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이 영화를 봐서라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의 한방에서 사용하는 약재와 황후의 건강 때문에 쓰이는 약초는 건강을 지키는 데 쓰인 것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더군다나 이 책에서는 중국 황실의 건강을 책임지는 어의들이 건강 비결을 유지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기존의 건강에 관련된 책과는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단지 건강 유지가 아닌 약초를 사용하고 그 결과를 이야기하고 있기에 색다른 소재의 건강 이야기라는 점에서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한 책이었다. 그리고 건강과 미용법, 음식에 관련된 이야기도 언급하고 있어서 유익한 책이었기에 건강을 유지하는 또 다른 면을 만난 기분이 들었다.

어의에게 듣는 생로병사의 비밀 

[5천 년 내력의 중국 황실 건강법]은 중국의 황궁 귀족들을 진료하는 어의를 통해 중의학 비법이 소개된 책으로 의학관련 서적이기 보다는 흥미로운 역사의 한 자락을 보는 역사서와 같은 느낌을 받는다. 

최초의 어의가 등장하는 선진(先秦)시대와 진한(秦漢)시대, 국가에서 어의를 배출하기 시작하는 삼국 양진남북조(南北朝 )시대, 본초학(本草學)이 급속도로 성장했던 수당오대(隋唐五代), 중국 최고의 의학기구 한림의관원이 설치된 송대(宋代), 황제의 건강과 국가 경영까지 참여했던 어의 허국정이 활약했던 시기인 요서하금원(遼西夏金元)과 명(明)대 청(淸)대에 이르기까지 어의의 활약상을 일목요연하게 관찰할 수 있다.  

이 책이 좀 새로운 것은 그동안 중국역사에 관한 책들이 출간되면서 학문의 발달과정이나 왕을 중심으로 통치에 대한 이념 등의 서적이 주를 이루었었다면, 황실 어의를 중심으로 한 비사와 중의학의 발달과정, 그리고 현대의학과 생활과의 연계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매우 신선한 소재이다. 또 한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이 책에 제시된 황실 건강법의 소개와 더불어 양생비결(養生秘訣)이라는 코너를 마련하여 생약재의 효능과 효과를 설명해주고 있다. 

의술이 고명한 '곽옥'도 신분이 높은 귀인들을 치료할 때 빠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귀인에게 일반 백성의 옷으로 누추한 곳에서 치료받게 하자 병이 즉시 나았다는 얘기다. 진한시대 어의 '곽옥'은 이러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째는 그들의 지위가 너무 높아 진찰자가 불안에 떨고 있음에도 자신의 주장을 펴며 의사를 믿지 않는 것, 둘째는 전심전력으로 몸을 보양하는 것을 경시하는 것, 세 번째는 귀인의 몸이 너무 허약하여 약기운을 이겨내지 못한다는 점, 마지막으로 편안하고 한가로움만 지향하고 노동은 멀리 하는 것으로 말미암아 의사들은 대담하게 치료를 할 수 없으며 치료가 실패했을 때 닥치는 재앙을 두려워하여 치료에 소극적이라고 한다. 

중국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수 양재(隋煬帝)의 병을 고치지 못한 어의는 모두 목이 잘렸다. 천지(天池)의 물로 황제의 병을 치료하겠다고 자원한 인물은 어의 '막군석'으로 황제의 신장에 염증이 생긴 것을 그림 두 폭으로 심리치료에 성공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두 폭의 그림을 본 수 양제는 심폐가 뚫리고 쌓였던 열도 사라짐을 느꼈고 그림 속의 매실을 통해 침이 고이기 사작하고 입술과 혀가 마르는 증상이 자신도 모르게 사라졌다고 한다. '막군석'을 불러들인 수 양제는 천지(天池)의 물을 마신다면 완전히 좋아지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천지(天池)의 물을 황제의 입속에 고인 침이었다고 답변한다. 

강희제(康熙帝)는 순치제(順治帝)의 8명 아들 중 한 명으로 4명이 천연두로 말미암아 목숨을 잃었지만 2살 바기 강희제는 강포에 쌓여 피신한다. 하지만, 그도 허사로 결국은 그도 천연두에 전염되고 어의와 유모의 세심한 배려로 기적적인 소생을 하게 된다. 훗날 왕위 계승하고 강희제가 종두법(種痘法)을 이용하여 천연두를 예방하는데 이 방법은 천연두 종기의 딱지를 갈아 장뇌와 빙뇌를 첨가, 사람의 코 안으로 불어넣는 방법으로 면역력이 생기는 이론이다. 현재 우리가 맞는 독감백신과 간염백신 등과 맥락을 같이한다. 

사지와 목숨을 담보로 황실의 건강을 책임졌던 중국 어의는 우리나라와 별반 차이가 없음을 보여준다. 치료에 실패하면 팔, 다리, 등이 잘려나가는 육형(肉刑)의 참수에도 치료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어의가 있는가 하면 정권에 결탁해 참형 당하는 어의도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하고 서양 의학이 발전하고 있다고는 하나 현대에 들어 역사적으로 유래가 깊은 중의학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이뤄지며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현재 우리 한의학은 소외되고 도태되어 가고 있으며 미국에서 한국의 침술도 중국에 땅을 빼앗겨 더는 설 자리를 잃어가는 처지라고 한다. 일반 대중들이 한의학을 외면하는 이유 중 하나가 많은 논문의 발표와 세미나의 개최가 이뤄지고 있지만, 그들만의 잔치로 치부되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일반인들이 더욱 쉽게 한의학에 접근할 수 있는 매체의 확대와 전문서가 아닌 대중들과 호흠을 같이 하는 도서들의 출간을 통해 한의학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