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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하면서도 다른 한중문화 (살림지식총서 564)
장범성 지음 | 2017년 12월 29일
브랜드 : 살림지식총서
쪽수 : 114 쪽
가격 : 4,800
책크기 : 120*190
ISBN : 978-89-522-3835-1-04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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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 564.hwp
한국 사람의 우리, 우리는 하나
중국 사람의 우리, 따로 또 같이
한국 사람의 장유유서, 너 나이 몇 살이야!
중국 사람의 장유유서, 열 살 차이도 친구
• 한 줄 평
이 책은 한중문화 시리즈 총 3권, 즉『비슷하면서도 다른 한중문화』『급변하는 현대 중국의 일상』『중국의 한국 유학생들』로 기획된 콘셉트 중 제1권에 해당한다. 30여 년 이상 중국인이나 중국 문화를 직간접으로 교류해온 저자 한림대학교 국제학부 장범성 교수는 중국통이라 불릴 만하다. 저자는 오래도록 경험하고 지켜본 중국 문화를 한국 문화와 비교해 가며 중국인의 다양한 특성을 소개한다. 유교문화는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건네받았지만, 장유유서에 그리 민감하지 않은 중국 사람과 한 살 차이에도 위계질서에 민감한 한국 사람의 모습을 견주어 읽는 묘미가 있다. 중국인이 특별한 숫자의 호불호에 유별나게 반응하는 모습과 그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들도 만나볼 수 있다.

• 출판사 리뷰

한국 사람의 ‘우리’, 중국 사람의 ‘우리’
한국인은 어떤 종교를 믿건 간에 혹은 어떤 종교의 성직자건 간에 종교의 종류를 떠나서 한 꺼풀만 벗기면 속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온통 유가적 가치관이나 의식으로 채워져 있다고 모 학자는 말한다. 한국은 바로 그 유가사상에서 비롯된 가족 중시 집단주의의 대표적인 나라임에 틀림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우리 언어생활에서도 자연스레 우리 가족 구성원을 부를 때 우리 형, 우리 언니, 우리 오빠, 우리 엄마 아빠, 우리 아내, 우리 남편이라고 하듯이 사회적으로도 확장하여 우리 학교, 우리 동네, 우리 친구, 우리 모임, 우리 팀 등 온갖 소모임까지도 금세 ‘우리’라는 울타리 안으로 끌어들인단다. 금방 처음 알게 된 사람끼리도 공동으로 뭔가를 하게 되거나 일시적인 의견을 제시할 때에도 “우리는 이렇게 합시다”라든가, “우리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등 ‘우리’라는 단어를 매우 거리낌 없이 사용한다. 한국의 이런 ‘우리’라는 잠재된 집단주의적 가치 의식은 그 동력이 한번 작동되면 못 해낼 게 없다. IMF 위기도 ‘우리’라는 동력으로 극복했고, 2002 월드컵 4강 신화도 실력 대비 ‘우리’라는 동력이 만들어낸 힘이다. 그렇지만 그 이면에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 낄 수 없는 대상이 나타나면 가차 없이 울타리 밖으로 몰아버리려는 한국인의 배타성을 저자는 반성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한다.
한편 중국인은 한국처럼 집단주의적 사고를 지녔지만, ‘우리’와 ‘나’를 분별해서 쓰는 점은 한국과 다르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면 ‘우리 형, 우리 오빠, 우리 엄마 아빠’ 등 가족 공동체 안에서는 한국처럼 쓰지만, 대외적으로 자기 가족을 지칭할 때는 ‘나의 형, 나의 오빠, 나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 등으로 구별해서 쓴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과는 다르게 ‘나의 아내, 나의 남편, 나의 집, 나의 동네’ 등은 ‘나’의 권역으로 구별해서 쓰듯이 그들은 공동체 소유의 권역에 드는 것에 한해서만 ‘우리’라는 단어를 쓴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중국은 한국과 달리 무조건적인 집단주의가 아니라 ‘나’라는 개별의식과 ‘우리’라는 집단의식이 확실한 구분으로 상존한다는 것이다. 물론 중국도 자기 지역, 즉 자기 고향에 속하는 사람들에게서는 한국에서처럼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서 친밀도 높게 집단주의적 사고를 발휘한다고 말한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56개의 다민족 국가로 이루어진 데다 땅덩이가 넓어 ‘우리’라는 울타리로 치기에는 언어・문화・생활・풍습 등 이질적인 요소들이 많으므로 국가적인 차원의 범주에서는 하나로 묶이지만 따로따로 의식 또한 강하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의 체면, 중국 사람의 체면
한국이나 중국은 정(情)이라는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물론 먹고살기 힘든 시대에 서로 밥은 안 굶고 사는지 염려하는 마음으로 생긴 말이지만, 지인들끼리 길거리에서 만나면 “안녕하십니까?” 대신 “식사하셨습니까?”로 안부를 묻는 것은 정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친근한 사람들끼리 “언제 밥 한번 살게” “언제 술 한잔 살게” 이런 식의 정겨운 말들도 한국이나 중국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정경이다. 그 반면에 전통적 유교사상의 맥을 같이하는 한국이나 중국 모두 체면을 중시하는 겉치레 문화가 오랜 세월 이어오는 바람에 사치, 낭비, 허영이라는 부정적인 요소를 양산해와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지금은 한국이나 중국 모두 경각심을 느끼고 점차 그 체면치레를 줄여가는 추세로 방향전환을 꾀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한국은 특히 결혼 준비 과정에서 양가의 체면치레성 혼수 요구 부담이 극에 달아 결혼이 파탄 나거나,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벌어져 그 문제가 심각했다. 이제는 스스로 ‘작은 결혼식’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사회에 영향력을 가진 이들이 결혼식 간소화에 앞장섬으로써 바람직한 방향으로 길을 내고 있다. 중국에서도 격에 맞지 않는 과시용 결혼식 문화가 판을 치고, 호화 과대 포장 문제도 심각하여 세계적으로 포장 쓰레기가 가장 많은 나라 대열에 들어섰다. 또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음식 대국이니만큼 요리의 가짓수도 많고 음식 양도 넘쳐나 쓰레기로 버려지는 음식이 많다고 한다. 통계에 의하면 중국에서 1년간 회식으로 쓸데없이 버려지는 음식이 인민폐 2,000억 위안 (한국 돈 약 30여조 원)에 달하며 이는 2억 명의 사람이 1년간 먹을 수 있는 양에 달한다. 이에 크게 문제의식을 느끼고 겉치레와 체면 문화의 반성으로 ‘음식물 남기지 않기 운동’과 ‘남은 음식 싸서 가져가기 운동’이 최근 적극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체면치레 행위가 넉넉한 사람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사람도 빚을 내서 일을 벌인 후 감당을 못 해 곤란에 처하는 게 더 큰 병폐라며 한국이나 중국은 체면 문화를 하루 빨리 근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숫자 호불호에 인생을 거는 중국인들
숫자는 본시 물건을 셈하는 데 사용하는 부호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무의식 중에 어떤 수를 특별히 좋아하거나 혹은 일부러 피하기도 하는 특정한 숫자 관념이 있다. 한국은 보편적으로 민족 정서상 숫자 3을 선호하고, 죽을 사(死)자 이미지가 느껴지는 숫자 4를 다소 꺼리는 것 외에는 특별히 숫자에 민감하지 않다.
그렇지만 중국은 1~10까지 그 숫자의 발음이 어떤 뜻을 가진 단어와 해음이 되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엇갈리고 그 숫자를 일상생활에 활용한다. 그리고 그 숫자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숫자 1~10 중에서 현대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는 8이라 할 수 있다. 8의 중국어 발음은 ‘바(八, ba)’이다. 이 발음은 ‘돈을 벌다’라는 뜻의 ‘파차이(發財, fa cai)’의 ‘파(發, fa)’와 유사해음(類似諧音: 비슷한 발음)이 된다. 이런 의미 때문에 8에 대한 사랑은 오늘날까지 중국인에게 더욱더 강렬해지고 있다. 경제성장으로 물질이 가져다주는 생활의 여유와 사회적 지위 상승의 맛을 알게 된 현대 중국인에게 돈을 번다는 ‘파차이’는 많은 사람이 추구하는 목표이다. 연속적인 8의 배열 이외에도 58888도 사랑을 받는 번호다. 숫자 5인 ‘우(五, wu)’는 ‘나’라는 뜻의 ‘워(我, wo)’와 유사 해음이 되기 때문에 58888은 ‘나는 돈을 번다’라는 뜻의 ‘워 파차이 (我發財)’가 된다. 6 또한 매우 좋은 숫자로 인식한다. 특히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한테는 아주 좋은 숫자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어에는 ‘66이면 아주 순조롭다’라는 뜻의 ‘육육대순(六六大順, liuliu da shun)’라는 말이 있다. 이외에도 10은 ‘완벽하다’는 뜻이기에 선호하고, 모든 짝수는 일반적으로 좋아한다. 장례와 같은 슬픈 일에 대해서는 홀수의 예로 하기 때문에 홀수는 선호하지 않는다. 3,4,7을 일반적으로 꺼리는데 숫자 3은 ‘싼(三, san)’은 ‘헤어지다’라는 뜻의 ‘싼(散, san)’과 해음이 되어 이별이 연상되기 때문에 꺼리고, 4는 한국과 똑같이 죽음(死)이 연상되는 숫자라 싫어한다. 7은 고인이 떠난 지 매 7일째마다 제사를 지내며 종이돈을 태우는 소칠(燒七), 49일째 지내는 제사인 칠칠제 (七七祭) 등 장례와 연관되는 숫자라 꺼리는 숫자다. 이외에도 다양한 숫자들을 나열하여 부정적인 뜻의 해음이 나오면 이를 기피하는데, 예를 들면 호텔방 번호가 714(qi yao si)호실이라면 치야오쓰(妻要死, qi yao si)’와 해음이 되어 ‘부인이 죽으려 한다’라는 뜻이므로 당연히 그 방을 배정받지 않으려 한다.
• 차례

들어가며 3
한국 사람의 ‘우리’, 중국 사람의 ‘우리’ 7
한・중 식사 문화의 차이 22
숫자에 매우 민감한 중국 사람들 45
한・중의 사회문제 ‘체면 차리기’ 56
한국 사람 ‘나이’, 중국 사람 ‘나이’ 77
12간지를 대하는 중국인의 자세 88
같은 한자(漢字) 다른 뜻 96
주 112
• 책 속으로

젓가락은 한국・중국・일본인의 식사 도구 중 가장 필수라 할 수 있다. 젓가락의 생김새는 세 나라가 각기 달라서 종종 비교 대상이 된다. 이미 인터넷과 각종 매체를 통해 소개된 내용이지만 여기서 다시 한 번 말하자면 우선 젓가락 길이부터 다르다. 가장 긴 순서는 중국-한국-일본 순이다. 모양도 다르다. 중국 젓가락은 끝이 뭉툭하고 길다. 젓가락 윗부분은 미끄러지지 않도록 네모난 형태고 아랫부분은 음식을 집기에 편리하도록 둥근 모습을 하고 있다. 한국 젓가락은 중간 길이에다가 납작하며 일본 젓가락은 짧고 끝이 뾰족하다. 중국과 일본의 젓가락 재질은 기본적으로 나무이며, 한국만 금속으로 만든 젓가락을 사용한다. 요사이 중국 젓가락 에도 속이 빈 스테인레스 젓가락이 등장하고는 있지만 나무로 만든 젓가락을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한다. 이와 같이 각기 다른 모습의 젓가락은 각 나라 음식 문화의 특성을 잘 나타낸다._24~25쪽

중국의 회식 문화를 한 마디로 압축한다면 ‘칭커(請客) 문화’ 또는 ‘하오커(好客)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 사람들과 교류하다 보면 종종 듣는 소리가 “워라이칭커(我來請客, wo lai qing ke) ”라는 말이다. 즉 “내가 식사 한번 살게”, 또는 “술 한잔 살게”라는 말인데 이는 우리나라 사람도 흔히 주고 받는 친교적 회식 문화다. 또한 중국 사람은 사람 사귀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하오커 (好客, hao ke ’라는 단어도 존재한다. 여기서 ‘하오(好)’는 ‘좋다’는 형용사가 아니라 ‘좋아한다’는 동사로 사용되었다. ‘커(客)’는 ‘손님’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사람도 손님 접대하는 것을 하나의 즐거움과 예의로 여긴다._34쪽

중국에서 회식이 있게 되면 자리의 서열이 매우 중요하다. 중국에서 연회에 초대를 하거나 초대를 받으면 식탁의 어느 쪽에 앉느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일반 식당에 있는 식탁의 기본적인 모습은 긴 장방형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상석이 어디인지는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는 원탁이 주를 이룬다. 한국에 비해 어느 자리가 상석인지 쉽게 구별이 가지 않는다. 한국의 장방형 식탁은 가장 안쪽의 자리가 당연히 연장자나 지위가 높은 사람이 앉는 자리가 된다. 초대를 한 경우 손님을 가장 안쪽으로 모시는 게 기본예절이다. 원탁의 경우는 어떤 자리든 모두 똑같은 지위라 생각될 수도 있다. 만약 서열을 생각하게 되면 외국인의 입장으로서 어디가 높은 자리인지 낮은 자리인지 서열을 정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초대받아 간 경우 초대한 사람이 도착하지 않으면 초대받은 사람이나 나머지 사람들이 원탁 식탁에 먼저 앉아 기다리는 법은 없다. 일단 식탁 옆 적당한 자리에 앉아 초대자가 오기를 기다려 초대자가 각 사람들의 앉는 자리를 결정해준 다음에 비로소 앉는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초대받아 갔을 때 식탁에 먼저 착석해서는 안 된다. 중국 에서는 초대한 측과 초대받은 측에 대한 좌석 서열이 고정 적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_37~38쪽

한국 사람은 체면을 중시한다. 중국 사람은 훨씬 더 체면을 중시한다.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것이 체면이라고 말할 정도다. ‘체면(體面)’이란 무엇인가? ‘면(面)’은 얼굴이다. ‘얼굴’ 이라는 뜻에 ‘검 (臉, lian)’이라는 단어도 있다. 사전적 의미는 ‘남을 대하기에 떳떳한 도리나 얼굴’이다. 사전적 의미에는 양심이나 타당한 행동과 같은 도덕적인 의미가 강하다. 이는 자신의 자아 가치와 깊은 연관성이 있다. 자아 가치는 어떻게 실현될까? 다른 사람이나 사회에 의해 인정을 받아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거나 무시되면 우리는 체면이 손상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체면에 담겨 있는 얼굴의 의미는 결국 남에게 보이기 위한 모습을 말한다. 그래서 이것이 잘못 발전되면 남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겉치레가 될 수도 있다. 겉치레는 곧 허영심으로 발전될 소지가 많다. 오늘날 허영심으로 발전된 체면은 자신의 신분, 능력, 재력, 권력, 지위, 사회적 명성 등으로 이루어진다. 개인은 이런 자아 가치를 다른 사람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한다. 만약 자신이 생각하는 자아 가치와 타인이나 사회가 자신에 대해 행해지는 평가 사이에 편차가 생기거나 충돌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체면을 구겼다고 생각한다._56~57쪽

한국 사회에서는 나이에 대해 매우 민감한 편이다. 처음 만나는 경우 상대방의 나이가 우선 궁금해진다. 나이 때문에 충돌이 일어나는 일도 우리는 종종 목격한다. 아주 익숙하게 들려오는 말이 “너 몇 살이야?” “너 몇 살인데 반말이 야” “나 너만한 조카가 있어” 등이다. 그만큼 한국 사회에서는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도 나이에 대한 서열과 위계질서 의식이 매우 강하다. 두 사람이 다투는데 왜 나이가 등장할 까? 중국 사람이 싸우는 것을 몇 번 목격했지만 나이를 언급하는 싸움은 없다. 아마 서양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왜 우리는 나이를 들먹이면서 자신의 나이가 많은 것을 강조할까?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이가 한 살이라도 많으면 그만큼 대접받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게 아닌지? 나이 많으면 대충대충 실수를 해도 되고, 아랫사람한테 막 대해도 좋고, 나이 적은 사람은 자신한테 무조건 공경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에 젖어 사는 사람도 꽤 많다. 결과적으로 유가사상의 장유유서 (長幼有序) 윤리가 잘못 발전된 형태로 보인다. 장유유서의 윤리관은 틀림없이 중국에서 전해졌는데, 이를 전해준 중국 사회에서는 오히려 나이를 가지고 서열을 따지는 광경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전수받은 한국에서는 오히려 장유유서의 윤리관이 잘못 확대 적용된 데다가 가부장적 권위주의마저 보태져 부작용이 따른다. 장유유서랍시고 나이로 상대방을 누르는 기형적인 모습으로 발전된 것은 아닌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_77~78쪽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는 띠에 대한 관념이 과거와 같이 인생의 방향을 안내해줄 정도로 의미 있게 여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띠’와 관련하여 여전히 매우 중요시 여기는 풍속이 있다. 띠는 12동물 또는 십이지의 순서로 돌기 때문에 12년 만에 자신이 태어난 해의 띠와 다시 만난다. 이를 중국에서는 ‘번밍녠(本命年, ben ming nian)’이라 한다. 한국의 경우 자기 띠에 해당되는 해가 돌아오면 ‘벌써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구나’ 정도의 생각에서 그칠 것이다. 중국에 서는 ‘번밍녠’에 대한 입장이 매우 엄숙하고 심각한 수준까지 이른다. 왜냐하면 중국에서는 이 해가 되면 사람들은 자신한테 불길한 한 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중국에는 예전부터 ‘번밍녠에는 즐거움이 없고 불길한 일만 생긴다’라는 말이 전해져 내려온다. 그래서 자기 띠의 해가 돌아오면 사람들은 만사에 대해 매우 조심한다. 물론 이를 미신으로 돌리는 사람도 있지만 오랜 전통적인 관념상 이 해에는 모든 일이 여의치 않거나 혹은 황당한 일을 만난다고 여겨서 보험을 드는 기분으로 조심스럽게 ‘번밍녠’에 임한다.
불길하다고 여기는 이 한 해를 무사히 넘기기를 빌면서 중국인들은 각종 조치를 취하는데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붉은색으로 된 여러 가지 사물을 몸에 걸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붉은색의 내의나 붉은색의 양말을 신고 붉은색의 허리띠를 맨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한 해를 무사히 넘기기를 기원 한다._ 92~93쪽

타이완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어느 한국인 여자 유학생이 자신의 지도교수와 함께 길을 가다 현지인 친구를 만났다.
그래서 그 친구를 자기 지도교수에게 소개하고 아울러 지도교수를 그 현지인 친구에게 소개했다. “이분은 나의 선생님이야(這位是我的先生, zhe wei shi wo de xiansheng)”라고 말했 다. 그러자 현지인 친구는 깜짝 놀라면서 “너 언제 결혼했었니!?”라고 되물었다. 그 여학생이 말한 ‘선생 (先生) ’은 타이완 에서는 자신의 남편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호칭이다. 우리가 말하는 선생은 중국어로 ‘라오스(老師, lao shi)’인데, 순간 여학생은 착각을 해서 우리말의 ‘선생’을 그대로 중국어 발음으로 말한 것이었다. 이런 경우는 그야말로 대형 사고에 속하는 언어 실수라 할 수 있다. 미혼 여성이 갑자기 기혼 여성으로 바뀌었고, 그 타이완 지도교수는 졸지에 제자가 부인으로 둔갑한 격이 되었기 때문이다._9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