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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유교 동아시아 문명의 축 (살림지식총서 590)
한성구 지음 | 2020년 9월 7일
브랜드 : 살림지식총서
쪽수 : 124 쪽
가격 : 6,800
책크기 : 120*190
ISBN : 978-89-522-4211-2-04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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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유교, 미래를 비추는 과거의 거울
2500년 전으로 떠나는 여행
동아시아 문명의 축, 원시유교에 대한 열린 시각
인류 보편 사상으로서의 가능성을 진단해본다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유교란 어떤 의미일까? 정신적인 가치보다 물질적인 가치가, 전통적인 가치보다 근대적인 가치가 우월하게 여겨지는 오늘날, 유교는 어떤 가르침을 전해줄 수 있을까? “군자는 먹음에 배부름을 구하지 않으며, 거처할 때 편안함을 구하지 않는다(君子食無求飽 居無求安)”는 공자의 말이, 먹방과 맛집에 탐닉하고 영혼까지 끌어모아 부동산과 주식에 열정을 쏟아붇는 현대인들에게 아무런 울림도 줄 수 없는 것일까?
역사적 혼란기마다 지식인들은 유교를 둘러싸고 논쟁을 벌였고, 일반인들은 유교 경전에서 삶의 해답을 구하고자 했다. 그렇지만 어느 편이든 간에 원시유교의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한 점에서는 다름이 없었다. 원시유교의 어떤 점이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일까?
이 책에서는 유교의 탄생 과정과 유교의 창시자 공자의 사상, 공자 제자들의 다양한 사상적 갈래와 반대자들의 주장을 살펴봄으로써 동아시아 문명의 축을 형성한 원시유교의 사유방식과 근본정신에 다가가보고자 했다.
유학이 우리에게 맡긴 사명은 인문정신의 회복이다. 유학의 인문정신은 사람이 짐승과 구별되어 사람인 까닭을 끊임없이 성찰하게 만들고, 경직된 사고로 타인을 비판하기보다 따뜻한 시선으로 포용하도록 독려하며, 욕망의 노예가 되어 물신만을 추구는 경향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이런 정신은 개인의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세상과 대의를 염려하고 내일을 대비하고자 하는 공자의 ‘우환의식(憂患意識)’에서 비롯된 것이다. 비록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유교는 처음 나왔을 때의 모습과 비교해 많이 달라졌지만, 또 한편으로는 열린 시각을 갖춘 학문이자 사상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에도 통할 수 있는 보편적 내용이 담겨 있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2500년 전에 형성된 원시유교의 정신이 오늘날에도 우리의 삶에 유효한지 알아보고 보편 사상으로서의 가능성을 진단해보도록 하자.
제1장 동양사상의 여명
사상의 시작과 문화의 원류 / 신화시대 / 신정국가 / 유비적 사유와 감응 이론 / 야스퍼스와 문명의 축

제2장 유교의 탄생
음주를 경계함 / 자학子學 시대와 경학經學 시대 / ‘열 가지를 미루어 하나로 합하는 자들’ / 유교는 누가 창시한 것일까

제3장 공자의 유학
공자가 꿈꾼 세상 / 좋은 공부의 시금석, 『논어』 / 인仁의 맛, 예禮 의 멋 / 음악 마니아 공자

제4장 공자 학단과 제자
도통道統 과 공자의 추종자들 / 아성亞聖 맹자 / “어찌 꼭 이익을 말하는가”

제5장 유교의 반대자들
유가의 별종別宗 순자 / 성선性善 과 성악性惡 의 딜레마 / 존공尊孔 과 반공反孔·비공批孔

나가는 말: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여정



참고문헌
상고시대의 문화는 어느 한 국가나 민족의 창조물이 아니다. 그것은 대단히 넓은 권역을 포괄하는 문화 상호작용권(Sphere of interaction)에 속해 있던 여러 민족의 문화가 융합되어 형성된 것이다. _10쪽

유교는 여러 시대를 거치며 탄생 당시의 원형으로부터 많이 멀어졌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말하자면 온고지신(溫故知新)과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원칙을 기초로 한 창조적 전화(轉化)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에서 말하자면 지식인들의 아전인수와 견강부회로 점철된 왜곡과 변질의 역사였다고 할 수 있다. _32쪽

공자는 ‘차가운 머리로 새로운 말을’ 하려는 사람이기보다 ‘뜨거운 혀로 평범한 말을’ 하는 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이 바로 『논어』가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일 것이다. _59쪽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유교는 자사 계열로 관념적이고 내향적인 특징을 비교적 강하게 갖고 있다. 특정 제자나 학파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 형성된 후대의 유학은 원시유교가 갖고 있던 다양성과 개방성을 감소시켰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_71쪽

유교에 대한 후세의 비판은 대부분 주자에 의해 집대성된 송대 이학(理學)을 겨냥한 것이다. “천리를 보존하고 인욕을 버린다(存天理, 去人欲)”는 주자의 말이 원래 사람의 일차적인 욕망까지 부정하는 것이 아니었지만, 후대의 유학자들은 이를 엄격한 금욕주의로 이해해 사람의 기본적인 욕망까지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간주하였다. _89쪽

『분서(焚書)』에서 “밖으로는 도학을 주창하면서 안으로는 부귀를 좇고, 유학자라는 우아한 옷을 입고서 행실은 개돼지”처럼 한다고 유교를 비판한 명대의 이탁오(李卓吾(이지李贄))나, 「호질(虎叱)」에서 유학자들을 간장 쓸개까지 인의충결(仁義忠潔)로 가득하고 밖은 예악으로 잔뜩 치장한 인물이라 호랑이조차 먹지 않을 물건으로 묘사한 조선 후기의 박지원(朴趾源) 등에 이르면, ‘도학자’라는 명칭은 위선적이고 표리부동한 사람을 일컫는 대명사가 되어버린다. _89쪽

명나라 때 중국에 건너온 유럽의 선교사들은 기독교와 유교가 유사하다는 전제 아래 기독교로 유학을 보완한다는 ‘보유(補儒)’의 주장을 내세웠다. 그들은 유교가 주자의 성리학과 왕양명(王陽明)의 심학에 의해 왜곡되었기 때문에 참된 유학을 알기 위해서는 천주교 교리와 흡사한 원시유교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_105쪽

원시유교가 과거에만 속한 것인가? 원시유교의 정신을 현재에 되새기기 위해서 우리는 시간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한 것처럼 ‘지나간 것들의 현재, 지금 있는 것들의 현재, 앞으로 올 것들의 현재’로 나누고 유교를 살아 숨 쉬는[生生不息] 활동체로 바라볼 때 유교 속으로 떠나는 여행은 다시 시작될 것이다. _1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