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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SP
오치 미치오 지음 | 1999년 10월 28일 [절판]
브랜드 : 살림
쪽수 : 303 쪽
가격 : 8,000 원
책크기 : 신국판
ISBN : 89-522-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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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읽는 코드, 와스프(WASP). 미국의 전통적 파워 엘리트인 와스프(WASP : White Anglo-Saxon Protestant)가 우뚝 서있는 미국 사회, WASP를 알면 미국이 보이는 것이다.
1. WASP란 어떤 사람들인가?
2. WASP의 최대 전성기, 1920년대
3. 어머니가 여왕으로 군림하는 WASP 가정
4. 후계자 양성 커리큘럼
5. WASP 남성 지배력의 원천, 클럽
6. WASP 종교관
7. 병든 WASP
8. 개혁된 WASP 문화, 그 현재와 미래
미국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읽는 코드, 와스프(WASP)

흔히 민족과 인종의 용광로라고 일컬어지는 미국사회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면 역사의 갈피 곳곳에 다수파 민족집단(majority)과 소수파 민족집단(minority)간에 깊게 패인 갈등의 골을 발견하기란 과히 어렵지 않다. 단순화의 위험을 무릅쓰고 말한다면 미국의 역사는 바로 이 다수파 민족집단과 소수파 민족집단간의 끊임없는 갈등과 화해, 배척과 포용의 역사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이 역사의 한 가운데에 미국의 전통적 파워 엘리트인 와스프(WASP : White Anglo-Saxon Protestant)가 우뚝 서있다.
이 책의 목적은, 19세기 말 이후 미국으로 건너온 여러 민족이나 종교로부터 스스로를 차별화해 오면서 '100% 순도(純度)를 지닌 최고(最古)의 아메리카인들'이라는 자부심으로 무장하고 미국의 현대사를 이끌어온 WASP의 기원과 역할 그들의 행동철학을 들여다봄으로써 오늘날,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을 있게 한 진정한 힘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독자들에게 정확히 이해시키고자 하는데 있다. 저자의 말대로 'WASP를 알면 미국이 보이는' 것이다.

미국의 전통적 파워 엘리트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서

저자는 WASP의 본질과 미국의 정신을 읽어내기 위해서 정치/문화/사회/경제/종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부의 메스를 들이대고 있다.
먼저, 제1장 WASP란 어떤 사람들인가? 에서는 미국의 다수파 민족집단 스스로 자기경멸적, 혹은 자기비판적으로 쓰기 시작한 'WASP'라는 호칭에 담긴 의미와, 1950년대 매카시가 '빨갱이 사냥'에 열을 올렸던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흥미로운 단서를 제공한다.
제2장 WASP의 최대 전성기, 1920년대에서는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전반에 걸쳐 미국으로 이주한 비WASP가 주류화되는 데 위협을 느낀 WASP가 자신들의 아성인 호텔과 컨트리 클럽에서 비WASP를 배제시킴으로써 촉발된 양자간의 치열한 공방과, 1929년 대공황으로 인한 WASP 체제의 극적인 붕괴 과정을 다루고 있다.
제3장 어머니가 여왕으로 군림하는 WASP 가정에서는 매사에 절제하고 재능보다 매너를 중시하는 WASP의 속성과 이를 어릴 때부터 체화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는 '가모장적' 어머니의 절대적인 지위와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대표적인 인물로 조지 부시 전(前) 대통령과 바바라 부시 여사를 들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가모장적 어머니의 온상인 '서던 벨' 곧 '남부 아가씨'의 신화가 WASP 남성들에 의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엿보게 되고, 이어 'WASP 매너 파괴'의 드라마를 연출한 영화 의 매력적인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를 만나게 된다.
제4장 후계자 양성 커리큘럼에서는 WASP가 자녀들에게 자산과 계급을 유지하기 위한 가치체계를 주입할 목적으로 앞다투어 설립한 사립학교 붐과 '남자다운 기독교도로서의 성장'을 목표로 했던 사립학교 교육의 허와 실을 들여다보고 있다.
제5장 WASP 남성 지배력의 원천, 클럽에서는 상류 남성WASP 활동의 대표적인 상징인 클럽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클럽은 WASP 남성들이 자신들만의 울타리로 둘러싸는 장치였다. 지극히 폐쇄적인 성격을 지녔던 클럽에서 이들은 자신들만의 동류의식을 은밀히 즐겼으며, 동시에 클럽에 들어오려고 애쓰는 비WASP 신흥부자들에게는 방어벽을 쌓아 접근을 금지시켰다. 이러한 성인 남성 클럽의 전단계인 아이비 리그 대학 클럽도 예외는 아니어서 WASP와 비WASP간에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하지만 1960년대 들어서면서 상류 WASP 클럽의 격감과 함께 비WASP들에게도 클럽의 문이 조금씩 개방되는데 저자는 이를 제3세계를 중심으로 한 국제정세의 변화에서 찾고 있다.
제6장 WASP의 종교관에서는 미국의 '주류세력이 되기 위한 사회 상승기류'를 종교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다. 먼저 비신교도들은 주류세력에 편입되기 위해서 신교도 곧 프로테스탄트로의 개종을 서둘렀는데, 신교는 다시 여러 종파로 갈라져 포교방침과 포교대상에 따라 하층에서 상류층까지 - 침례교에서 감독교회파까지 - 계급적 분포를 보였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대다수 상류 WASP가 차지하고 있는 감독교회파가 원래 영국에서는 국교회라는 점이다. 원래 미국으로 건너온 청교도들이 영국의 국교회에 반대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미국에서 감독교회파(=국교회)가 상류계급 종파가 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제7장 병든 WASP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WASP 남성․여성들이 겪는 심리적 병리현상의 구체적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WASP로서 지켜야할 사회적 규범이나 매너에 질식된 나머지 사회적․성적 일탈과 심지어 자살까지 꿈꾸는 WASP의 비참한 자화상이 여기에 있다. 아울러 WASP를 동경하는 비WASP의 눈물겨운 흉내내기도 소개함으로써 시각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8장 개혁된 WASP 문화, 그 현재와 미래에서는 1950년대에 일어난 민권운동과 그에 촉발된 백인 중류층 출신 젊은이들의 의식혁명인 반문화운동에 의해 개혁되어온 WASP 문화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오랫동안 기득권을 누려왔던 WASP가 이제는 더 이상 주류세력임을 고집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전에 비WASP라고 배척해왔던 민족집단에게 과거의 영광된 자리를 물려주고 있는 현실을 이야기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WASP는 미국의 정신을 이끌어왔던 미국 상류계급 매너의 '보존자'라는 긍정적 자리매김을 시도하고 있다.
이상에서 보듯 이 책 는 미국의 전통적 파워 엘리트인 와스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망하고 있는 연구서이다. 그간 미국에 관한 책들이 국내에 많이 소개되었지만 미국의 문화와 정신의 핵을 구성하고 있는 지배집단(WASP)을 집중 분석한 책은 드물었다는 점에 이 책의 출간의의를 두어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