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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들 그렇게 눈치가 없으세요? (Sallim Young Adult Novels 04)
아지즈 네신 지음 | 이난아 옮김 | 노석미 삽화 | 2009년 5월 27일
브랜드 : 살림Friends
쪽수 : 152 쪽
가격 : 9,000
책크기 : 148*210
ISBN : 978-89-522-1066-1-44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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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는 당나귀답게』『개가 남긴 한 마디』등 풍자와 위트로 사랑을 받고 있는 터키의 거장 아지즈 네신의 유년 시절 이야기. 총 33편의 에피소드로 이뤄진 이 책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험한 죽음, 사탕이 먹고 싶어 부모님의 돈을 몰래 훔쳤던 일, 이를 감추기 위해 했던 얄팍한 거짓말, 좋아했던 선생님께 맞았을 때의 충격 등 마치 ‘어린’ 아지즈 네신이 쓴 한 권의 일기장을 보는 듯하다. 시련과 고난을 웃음으로 승화한 여유와 타인을 위한 배려를 실천했던 아지즈 네신의 삶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책.
코란, 재봉틀 그리고 요강|왜들 그렇게 눈치가 없으세요?|신에게 바친 아이|첫 명절 옷|아버지와 자두|첫 죽음|응답 없는 첫사랑|꽃|천 가방|코즈헬와스|아버지가 때린 따귀|넌 길에서 주워 왔어|잉크를 아주 많이 핥았지|페스 틀|저택에 사는 아이들|싸움 교육|첫 번째 싸움이 시작되다|나의 점박이|귤류고모|고기|고양이 테키르|제캬이 씨는 공화국|식탁보를 털다가|캬밀 하사|자로 맞은 아픔|당나귀 젖|하지 마, 하산|녹슨 못|캐비아|제가 이 글을 왜 썼을까요?|나의 추억에 관하여
어린이들을 사랑한 터키의 국민 작가 아지즈 네신이 들려주는 슬픈 유년의 자화상!

사람들은 제게 왜 풍자 작가가 되었냐고 항상 묻습니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절 풍자 작가로 만든 것은 저의 삶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눈물 속에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기발한 상상력과 톡 쏘는 풍자로 통쾌한 웃음을 선사하며 부조리한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하기로 유명한 아지즈 네신. 그런 그가 이제까지 보여 준 서슬 퍼런 비판의 칼날을 거두고 우리 마음에 훈훈한 감동을 선사해 줄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우리를 찾았다.

평소 아이들을 사랑하고, 그들에게 끝없는 관심을 쏟으며 불우 아동 돕기에 발 벗고 나서기로 유명한 그는 1972년 고아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해 네신 재단을 설립하여 작품에서 발생하는 모든 인세를 이 재단에 쏟아 부을 만큼 자신의 신념을 실천으로 옮긴 지성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자신의 신념 위에 씌어진 책으로 가난했던 자신의 유년의 고백을 통해 더 이상 불행한 어린이가 없기를 바라는 작가 자신의 바람이 녹아들어 있다. ‘자신을 풍자 작가로 만든 것은 바로 자신의 슬프고 고단했던 삶이었다’고 고백하고 있듯이 『개가 남긴 한 마디』『당나귀는 당나귀답게』와 같은 주옥같은 작품들 뒤에는 작가 자신의 삶에 대한 연민, 혹은 슬픔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작가의 이러한 세계관을 잘 드러낸 작품『왜들 그렇게 눈치가 없으세요?』는 그동안 풍자 작가로만 알려져 왔던 아지즈 네신이 처음으로 고백하는 유년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빈곤과 설움의 시절을 견뎌 낸 한 어린아이가 어떻게 타인을 위해 헌신하고 신념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는 지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단초를 발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지즈 네신의 진정한 인간적인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어린아이를 통해 바라본 맑고 투명한 세상

“악!” 사내아이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습니다. ‘사임 형이 뭐라고 했었지? 먼저 주먹을 날린 후에 바로 연달아 주먹을 날리라고 했었지. 그래.’ 사내아이는 내 손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걸 알았는지 방어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닥에서 뒹굴고 고함 소리가 났습니다. 난 사내아이를 깔고 앉았습니다. ‘더 이상 때릴 필요가 없겠군. 얘는 힘이 없어.’ 나는 일어서서 양동이의 손잡이를 잡았습니다. 내가 걸어가자 아이들은 양쪽으로 갈라서 길을 내 주었습니다.

이 책은 아지즈 네신이 첫 죽음을 맞이했던 다섯 살 때부터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금으로 치면 80년도 더 된 이야기이지만 그 시절 어린아이의 시선과 생각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현재의 우리들에게도 많은 울림을 주고 있다.

어린 시절 그의 하루 일과 중 하나는 동네 우물에서 물을 길어 오는 것이었다. 그는 이 일이 너무 싫었다. 그가 물을 길으러 갈 때면 늘 동네 아이들이 나와서 놀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물통을 양손에 들고 가면 아이들이 모두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놀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때마다 동네 여자아이가 나와서 그를 이유 없이 괴롭히고 놀려 댔다. 툭툭 치면서 말이다. 그는 차마 여자아이를 때릴 수는 없어서 꾹 참았는데 친했던 사임 형이 부끄럽지도 않느냐며 그를 자극했다. 그리고 그에게 싸움의 기술을 전수해 준다. 바로 먼저 싸움을 걸어서는 안 되지만 누군가가 시비를 걸어오면 첫 번째 주먹을 날려야 기선을 제압한다는 것이다. 물 길러 가는 게 너무나 큰 고통이었던 아이에게 닥친 시련은 결국 싸움으로 이어지고 그는 얼결에 승리를 거둔다. 하지만 그에 대한 보상은 엄마의 호통뿐이었다.

위에 소개된 ‘첫 번째 싸움’에 관한 이야기를 비롯하여 『왜들 그렇게 눈치가 없으세요?』는 총 33편의 에피소드로 이뤄져 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험한 죽음, 사탕이 먹고 싶어 부모님의 돈을 몰래 훔쳤던 일, 이를 감추기 위해 했던 얄팍한 거짓말, 좋아했던 선생님께 매를 맞았을 때의 충격 등 마치 ‘어린’ 아지즈 네신이 쓴 한 권의 일기장을 보는 듯하다.

고난과 시련 속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웃음

국민적인 위인으로 불리는 그도 연약하고 서글펐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아지즈 네신은 한 번도 제대로 된 옷을 사서 입어 본 적이 없었을 정도로 가난하고 궁핍한 어린 시절을 보냈을 뿐만 아니라 어린 나이에 엄마와 동생을 잃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 힘든 환경 속에서도 그는 매우 올곧게 자랐으며 이 책에서도 얘기하고 있듯이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오히려 자신의 글과 가치관, 인생을 든든하게 받쳐 주는 바탕이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자신처럼 불우한 어린아이들을 위해 ‘네신 재단’을 설립하여 가난한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그의 모습에선 인간 존엄성의 회복과 보호에 앞장서 온 투철한 인권운동가로서의 면모마저 풍긴다. 아지즈 네신이 자신의 고단했던 어린 시절을 고백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어른은 무엇보다도 어린이들을 사랑하고 돌봐야 한다는 것, 그래서 불행한 어린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어른의 커다란 의무를 다시금 묻기 위해서일 것이다.

고난을 웃음으로 승화한 여유, 자신보다는 늘 주변을 돌아봤던 그의 사랑이 절절히 담긴 이 책은 풍족함에 둘러싸여 작은 스트레스에도 쉽게 무너지는 요즘의 청소년에게 귀감이 될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진정한 삶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 주고 있다. 또한 꿈을 잃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마음속에 따듯한 불씨를 지피며 작고 여리고 보드라운 것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