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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색 물감 (Sallim Young Adult Novels )
안나 마리아 요클 지음 | 서지희 옮김 | 2010년 6월 14일
브랜드 : 살림Friends
쪽수 : 456 쪽
가격 : 12,000
책크기 : 148*210
ISBN : 978-89-522-1439-3-4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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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민감한 독일 사회의 양심을 일깨운 금서!
1947년 초판 출간 후 베스트셀러, 3년간 출판 금지
그리고 전 세계를 강타한 문제작!
전쟁의 화마와 시대의 편견을 이기고 살아남은 청소년 문학의 정수!
독일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진주색 물감』은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시대 배경 속에서 자칫 원고 자체를 잃어버릴 뻔하기도 하고 출간된 후에는 3년 동안 출간 금지를 당하는 등 시대의 부침을 많이 겪었다. 유태인 저자 안나 마리아 요클이 체코 망명 중에 쓴 이 소설은 십 대 아이들 사이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학교 내의 권력 다툼을 음모와 진실의 대결 형태로 그린 청소년 소설이다. 출간된 지 반 세기가 지났지만 수많은 책의 홍수 속에서 잊히지 않고 노소를 막론하고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으로 자리 매김한 이 책은, 단순히 아이들에게 모험 정신을 고취하고 권선징악의 교훈을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거기서 더 나아가 이 사회에서 악이 어떻게 형성되며 그것이 다수의 방치와 묵인 가운데 어떻게 더 큰 악으로 자라 가는지, 또 그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진실을 추구하고 사람을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어떤 신문 논설보다 더 예리하고 통찰력 있게 보여 준다.

히틀러와 나치의 출현과 거짓말 그리고 그들의 몰락을
절묘하게 묘사한 수작!

히틀러와 독일의 나치 세력은 일찍이 역사에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악랄한 인종 말살을 시도했다. 수많은 책과 영화 등 거의 모든 문화적 도구에서 다루는 이 악랄한 범죄 현상의 한가운데 있었던 안나 마리아 요클은 히틀러와 나치를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한 편의 청소년 소설을 통해 그런 어두운 현실을 정치하게 보여 준다. 『진주색 물감』에서 그녀는 아이들 세계에서 일어나는 조직화와 권력화 현상을 통해 히틀러의 악랄함과 그가 조장한 유대인들에 대한 증오심을 퍼뜨리는 데 일조한 독일인들의 무비판적인 순진함과 어리석음을 고발한다. 아리안 인종 우월주의를 내세워 유대인 학살을 정당화한 당시 독일의 사회적 분위기를, 그녀는 A반과 B반 아이들의 대립으로 묘사한다. 경제 공황과 어지러운 독일 사회의 정치 분위기에서 정권을 잡기 위한 희생양이 필요했던 히틀러처럼, 『진주색 물감』에서 A반의 그루버는 아이들에게 절대적인 인정을 받는 지도자가 되기 위해 진실을 왜곡하며 B반을 그들보다 열등하고 비열한 공동의 적으로 몰아가고, 자신의 거짓말을 덮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에게 협력하는 알렉산더를 교묘하게 이용한다. 다수의 A반 아이들은 A반의 우월성을 이야기하는 그루버의 주문에 홀려 정당한 이유 없이 B반을 적으로 몰고,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소수의 A반 아이들을 배신자로 몰아붙인다.
거짓말과 사기에 근거를 둔 소수의 지배자들과 그들의 주장을 자기 편할 대로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다수가 주류를 이루는 사회에서 진실은 언제나 사람에 대한 연민과 합리적인 판단력을 기초로 냉철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소수에게 있다는 점을 저자는 보여 준다. 또한 마울부어프를 비롯한 A반의 소수의 아이들은, 거짓에 기초한 사회가 아무리 위협적이고 비이성적이어도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곧은 마음을 가진 이들이 있다면 결국 진실은 밝혀지고 정의가 바로 세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준다.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은 감춰진 세상에 던지는 희망의 메시지!

『진주색 물감』은 히틀러의 나치 독트린이 독일을 휩쓸고 유대인들이 더 이상 그들의 다정한 이웃도 아니고 동등한 시민도 아니었던 참혹한 시절을 견디며 우여곡절 끝에 세상에 나왔다. 저자는 거짓이 지배하는 어두운 시절에 여전히 그들을 ‘따뜻한 이웃’이자 ‘동료’로 보는 소수의 사람들과 부당하게 사회의 핍박을 당하는 이들에게, 진실을 밝히려는 그들의 노력과 인내가 결국은 보답받을 것임을 우회적으로 말한다.
『진주색 물감』이 함의하는 주제의식은 편협한 인종주의에 홀렸던 그 당시 독일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나는 동안 다음 세대들에게 비이성적인 우월의식과 무비판적인 추종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명저로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왜 우리가 거짓에 맞서 싸워야 하는지를 떠올리게 해 주는 상징적인 존재로 앞으로도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 내용 소개

사라진 진주색 물감을 둘러싼 진실과 거짓말의 냉혹한 대결!

A반의 알렉산더는 B반의 칼리가 읽고 있는 화려한 책을 보고 하루만 읽고 돌려주겠다며 강제로 빼앗아 온다. 그러나 실수로 가져온 마울부어프의 진주색 물감을 그 책에 쏟아 버리자 당황해서 책과 물감을 함께 없애 버린다. A반 아이들은 가장 인기 있는 학생인 마울부어프의 물감이 없어진 일로 서로를 의심하며 도둑을 찾기 시작한다. 그러나 진실을 알고 있는 알렉산더와 전학생 키 큰 그루버는 오히려 피해자인 B반의 칼리에게 책임을 덮어씌우며 분위기를 A반과 B반의 대립구도로 몰고 간다. 시간이 흐를수록 진실은 은폐되고 그 와중에 A반의 새로운 권력자로 떠오른 그루버는 모든 상황을 통제하며 아이들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교묘하게 조종한다. 마울부어프를 비롯한 소수의 아이들은 B반에 대한 맹목적인 비난과 적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찾기 위해 비밀리에 활동을 개시한다.
“깡패, 겁쟁이, 잘난 체하는 아이 할 것 없이 다 함께 자라나는 아이들의 성장 일기.” – 수잔네 마이어, 「디 차이트」
“잊히지 않을 정도로 개성 있는 등장인물들. 이처럼 시대를 초월하여 읽을 수 있는 책은 드물다.”
- 지빌 그래핀 쉔펠트, 「쥐트도이췌 차이퉁」

“세계에 진정한 희망을 주는 책이 서른여섯 권밖에 없다면 『진주색 물감』은 그중 하나다!” - 「쥐트도이췌 차이퉁」
“이거 받아요.”
그가 뭔가를 내 앞으로 불쑥 내밀었다. 오래된 신문지로 둘둘 만 그 물건은 다름 아닌 『진주색 물감』의 원고였다.
국경을 넘던 그날 밤, 그 위험했던 순간에 그는 내 말에 진정 귀를 기울이고 있었던 것이다. 밀입국 관련 업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그가 볼일이 있어 프라하에 갔을 때, 프랑스 대사관에 찾아가 수위에게 자신이 아니카의 삼촌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곧 불려 나온 아니카에게 귓속말로 내 이야기를 꺼내자 그녀는 즉시 말귀를 알아듣고 그에게 원고를 넘겨주었다. 그는 다음번 국경을 넘어올 때 그것을 ‘밀반입’한 것이다. 내 수중에는 ‘어떤 것보다 귀중한 것’에 대해 보답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도대체 왜 이런 일을 한 것일까?
“나는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밀입국을 도와주었소.”
카토비츠의 커피숍에서 그가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겨 두고 온 모든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지요. 하지만 당신은 그렇지 않았소. 단지 당신이 쓴 책 한 권, 그것만을 생각했지. 그게 마음에 들었소.”
(머리말, 13~14쪽 중에서)

A반의 모든 아이들은 마음이 너무나 불편했다. 수치심이 들었고 상황을 이 지경까지 끌고 온 키 큰 그루버가 증오스러웠다. 특히 넉아웃은 반 아이들 모두가 똑같이 수치감을 느끼고 있다는 걸 알고는 이를 갈고 있었다.
“자, 이게 다야.”
B반 칼리는 안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빈 가방을 높이 들어 탈탈 털었다.
그 순간, 구겨진 종이 하나가 가방에서 떨어졌다. B반 칼리는 그것을 집어서 펼쳤고…… 그 안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그는 놀라서 몸이 굳어 버렸다.
(127쪽 중에서)

“물론 코흐―한스는 B반이야. 하지만 네가 잘 알다시피 마울부어프네 애들한테 대항하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야. A반을 배신했으니까! 그게 아니면 왜겠어? 그래서 나는 그 아이들 계획을 알아내기 위한 좋은 방법을 찾아냈지. 그 아이들은 B반 편이니까 항상 B반과 대화하게 되어 있어. 멍청하게도 B반의 모든 아이들 역시 자기들과 같은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천만의 말씀. B반에도 영리한 애들이 있다고. 코흐―한스가 그중 한 명이지. 우린 코흐―한스를 통해 모든 상황을 알 수 있어. 이제 이해가 돼?”
여전히 모든 게 불분명하게만 보였던 알렉산더는 그루버의 말에 ‘예’ ‘아니오’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그루버는 B반을 흑사병만큼이나 증오했던 아이가 아닌가. 그리고 마울부어프네 아이들에 대항하게 된 것도 그들이 B반 편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B반 아이와 몰래 마주 앉아서 A반 아이들에게 대항할 생각을 하고 있다니? 비록 마울부어프네 아이들이 엘트자는 아니지만, 그루버의 견해에 따르면 적어도 B반보다는 가까운 위치였다! 게다가 A반을 특히 심하게 비방하기로 잘 알려져 있는 코흐―한스라니!
“그럼 코흐―한스는 그 대가로 뭘 얻는데?”
(353~354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