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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예영화 이야기 (살림지식총서 045)
김남석 지음 | 2003년 11월 15일
브랜드 : 살림지식총서
쪽수 : 96 쪽
가격 : 3,300
책크기 : 사륙판
ISBN : 978-89-522-0153-9-04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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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돌아보며 미래를 예상하다
문예영화란 이처럼 문학작품을 원작으로 하여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이를 근간으로 제작된 영화를 가리키는 장르적 개념이다. 이 책의 저자는 문예영화의 원전이 되는 문학작품의 범주에 고전문학작품, 소설, 시, 만화, 방송 대본 등을 포함시키고, 독창적이면서도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문예영화의 개념과 논란
은막에 출몰하는 선각자들 : 문예영화의 탄생과 성장
격동과 변화의 시대에 서서 : 문예영화의 실험과 도전
영화사의 걸작들과 그 미학 : 문예영화의 정점과 그 이후
문예영화의 흐름과 위상
문예영화란 무엇인가

한국영화진흥공사가 선정한 광복 50년 한국영화 베스트 10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는 작품은 「오발탄」이다. 흔히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이범선의 동명 원작소설을 각색하여 만든 문예영화이다. 문예영화란 이처럼 문학작품을 원작으로 하여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이를 근간으로 제작된 영화를 가리키는 장르적 개념이다. 이 책의 저자는 문예영화의 원전이 되는 문학작품의 범주에 고전문학작품, 소설, 시, 만화, 방송 대본 등을 포함시키고, 독창적이면서도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문예영화가 걸어온 길

문예영화는 한국영화 초창기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춘향전」, 이에 대항하여 순수 한국인 제작진을 고집하며 진정한 한국영화의 정수를 보여주려 했던 「장화홍련전」, 윤백남과 이경손 그리고 나운규를 등장시키고 또 사라지게 했던 「운영전」 「심청전」 「오몽녀」가 모두 문예영화였다. 그들은 부족한 시나리오의 공급원으로, 대중적 사랑의 저수지로, 때로는 의욕적인 도전을 펼칠 모험지로, 어떨 때는 상상력의 수원지로 문학작품을 선택했으며, 이를 충실하게 영화화하는 것에 일차적인 영화연출의 목적을 두었다. 최초의 발성영화에 도전할 작품으로 무엇을 골라야 하느냐는 자문에 대답한 것도 문예영화였고, 해방과 이어지는 전란의 틈새에서 위축된 한국영화를 살려낼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된 것도 문예영화였다. 영화계에 새로운 성좌를 틀려는 감독들은 좋든 싫든 문예영화라는 좁고 지난한 관문을 통과해야 했다.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는 작품이 없음에도 「춘향전」은 18번이나 리바이벌되었고, 「심청전」 「장화홍련전」등은 수차례에 걸쳐 리바이벌되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그 가능성은 남아 있다. 1960년대를 통과하면서 문예영화는 가장 찬란한 시기를 맞이했다. 영화사의 걸작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수작과 가작이 한 시대를 풍미했다. 그래서 문예영화가 곧 우수영화라는 도식이 유행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비록 1960년대와 함께 문예영화의 전성기는 쇠퇴하지만, 저자는 그것이 더욱 큰 진보를 위한 일시적 후퇴에 해당한다고 말하고 있다.

오늘 여기서 문예영화를 뒤돌아보는 이유

문예영화는 위험과 매력을 동시에 가진 장르이다. 관중들이 내용을 미리 알고 있기 때문에 식상해할 수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별적인 영상을 만들어냄으로써 관객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줄 수도 있다. 문예영화의 이 같은 속성 때문에, 문예영화가 걸어온 길 역시 안정과 변화의 경계선이었으며, 곧 한국영화가 걸어온 시련과 성공의 갈림길이었다. 오늘날 굴뚝 없는 산업으로 불리는 영화산업은 한국영화가 기존의 문제점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요구하고 있다. 문예영화를 통해 한국영화의 미래를 보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는 그래서 오늘 우리에게 결코 가볍지 않은 의미를 던져준다.
한국영화의 효시로 꼽히는 영화 중 하나가 1919년 10월 27일 단성사에서 상연된 「의리적 구토 義理的 仇討」이다(「의리적 구투 義理的 仇鬪」라는 설도 있다). 극단 신극좌의 대표였던 김도산(金陶山)은 단성사 경영자였던 박승필의 후원으로 활동사진 연쇄극인 「의리적 구토」를 제작하여 한국영화의 출발을 알린다. 이 작품은 1권 분량 1,000피트 길이의 필름을 연극 중간에 끼워 넣는 형식에 불과했지만 당시로서는 목마르게 기다리던 영상이 아닐 수 없었다. _p.7

이 영화의 성공으로 한국영화는 회생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고, 한동안 사극의 활성화가 이어졌다. 그 여파는 문예영화에도 파급되었다. 전창근 감독이 이광수의 역사소설을 각색하여 「단종애사」를 만들었고(56년), 신상옥 감독이 현진건의 역사소설을 각색하여 「무영탑」을 만들었다(56년). 조선 후기 천주교 신자들의 박해와 순교를 그린 박계주의 원작소설 󰡔구원의 정화󰡕가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단종애사」는 훗날 청춘영화의 대명사 격 배우가 되는 엄앵란의 데뷔작품이다. 역사소설을 영화화한 문예영화로 인해, 사극의 활성화는 한층 가증되었다. _p.50

그러나 세 작품은 비슷한 줄거리를 드러내고 있다. 세 작품 모두 삼각관계를 설정하고 있고 자극적인 정사 장면을 포함하고 있으며 결말에서 폭력적인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관객의 시각에 영합하는 측면이 많다. 비록 원작소설이 나도향의 작품이라고 해도, 이 작품이 계속 선택되어 리바이벌되는 데에는 멜로드라마적 구도・섹슈얼리티・폭력성이라는 대중영화의 문법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_p.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