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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살림지식총서 500)
남정욱 지음 | 2014년 10월 10일
브랜드 : 살림지식총서
쪽수 : 180 쪽
가격 : 4,800
책크기 : 120*190
ISBN : 978-89-522-2948-9-04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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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문고
500호 출간!!

“결혼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결혼한 뒤에도 반드시 읽어두어야 할 책
‘세상의 모든 지식’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2003년에 첫걸음을 내딛었던 대한민국 대표문고 가 어느덧 500호를 출간하게 됐다. 기획기간 포함 12년만이다. 그간 한국의 문고들이 대부분 200호~300호까지 지속되다 사라졌다. 분야도 대부분 문학이나 철학, 역사 등 인문분야에 치중됐다. 외국문고를 번역해서 출간하는 경우도 많았다. 반면 살림지식총서는 인문분야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시리즈 자체가 하나의 ‘작은 도서관’이라 일컬을 만큼 철학, 역사, 정치, 사회, 경제, 경영, 과학, 취미, 실용 등의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게다가 1권부터 500권까지의 시리즈 도서 전체가 국내 필진의 손으로 씌어졌다. 그렇기에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문고’라 할 수 있다.
는 매시기 한국 사회의 어젠다를 포착해 그에 대해 꼭 필요한 지식들을 시리즈에 담아내왔다. 2003년 출간당시에는 미국 시리즈를 출간했다. “실상은 미국을 잘 모르면서도 스스로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판단이 있었고, 그럼에도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미국에 관한 책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또 중국의 동북공정이 불거졌을 때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을 비롯한 역사 3부작을 출간해 독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200호 특집으로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시리즈를, 300호를 맞아서는 ‘경제를 일으킨 국가지도자’시리즈를, 그리고 400호 특집으로는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를 진단하는 ‘대한민국 리스크’ 시리즈를 순발력 있게 펴냈다.
이와 같은 가 이번에 500호를 맞아서는 ‘결혼’이라는 주제를 포착했다. 좋건 싫건 결혼은 누구나 인생에서 한 번 쯤은 마주해야 할 주제다. 게다가 작금의 대한민국 결혼문화는 온통 안 좋은 것들의 국적불명 ‘잡탕’이 되어버려서, 결혼을 하는 당사자들은 왜 그와 같은 결혼문화를 답습해야하는지도 모른 채 예물을 교환하고 예단을 마련하고 신혼집을 장만하느라 힘겨워하고 있다. 살림지식총서 500호 『결혼』에서는 이와 같은 ‘결혼’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결혼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성찰했다.

결혼의 역사
살림지식총서 500호 『결혼』의 저자는 일단 몇몇 인류학자들의 연구에 힘입어 결혼의 기원부터 탐색을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결혼은 여자를 납치해오는 약탈혼으로 시작됐다. 사실 결혼식 때 아름다운 신부의 머리위에 드리워지는 면사포 역시 약탈혼의 흔적이다. 옛 북유럽 게르만족들은 고기잡는 그물로 여자를 납치해왔는데, 그때 쓰였던 그물망이 로맨틱하게 변형되어 지금의 면사포가 됐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약탈혼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있다. 우리가 잘 아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 역시 옛 약탈혼의 흔적이다.
이후 결혼은 점차 돈을 주고 여자를 사오는 매매혼의 형태로 변해갔다. 약혼반지는 결혼하기에 앞서 건네는 일종의 착수금이었다. 앵글로색슨 사회에서 약혼한 남자는 그 징표로 자신이 가진 것 중 소중한 것을 반으로 쪼개 신부의 아버지에게 맡겨두는 풍습이 있었는데 그게 약혼반지의 유래가 된 것이다. 기원전 5세기 로마군 주둔병의 유품에서 발견된 최초의 결혼증명서에는 요즘 할리우드 스타들의 결혼 계약서와 너무도 유사한 ‘매매계약’(?) 내용이 자세히 적혀있었다.

그대, 결혼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현재의 결혼문화는 어떤 모습일까. 저자는 현재 우리나라의 결혼문화는 그와 같은 매매혼과 정략혼이 더 악화된 모습이라고 진단한다. 전통혼례도 아니고, 그렇다고 서양의 결혼문화를 그대로 수입한 것도 아닌 ‘잡탕’인데다가, 일생에 한번 뿐인 결혼이기에 온갖 ‘상업주의’가 결탁되어 국적불명의 고비용 결혼문화가 되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결혼당사자들도 결혼에서 소외되어 서로의 조건을 따지고 스스로를 거래하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외국인들은 한국의 결혼문화 가운데 ‘예단’을 보면 기겁을 한다. 원래 예단은 신랑집에서 결혼 선물로 신부집에 비단을 보내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면 신부는 이를 가지고 시부모의 옷을 바느질해 공경의 의미로 바쳤고 시부모는 그 답례로 소정의 수공비를 신부에게 돌려보내 준 것이었다. 이것이 변질된 것이 작금의 예단과 혼수다. 신랑이 집을 마련해야 한다거나, 그 집값의 10%를 예단비로 시댁에 보낸다는 것은 동서양 어느 결혼문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문화인데 우리사회에서는 마치 ‘전통’처럼 치러지고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우리사회에도 이효리씨 같은 연예인들이나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직접 ‘작은 결혼식’을 치르는 등 자성의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결혼도 공부해야 한다
저자가 보기에 우리 사회에서 인생의 전환점은 입시와 취업, 그리고 결혼인데, 입시와 취업을 위해서는 온갖 정보를 수집하며 공부하고 준비하는데 반해 결혼에 대해서는 의지와 욕심만 있고 준비가 없다. 하지만 불과 몇 십 년 만에 결혼의 양상이 크게 바뀌었고 지금도 변해가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결혼의 양상이 바뀔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이나 결혼할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작금의 대한민국 결혼문화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결혼에 대해 한번쯤 진지하게 성찰해보기를 권한다.

결혼은 어쩌면 인류가 만들어놓은 가장 기묘하고 이상한 제도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자는 결혼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성찰하면서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결혼은 단지 그런 기묘한 제도 이상이라는 것 역시 깨닫는다. 결혼은 인류 역사에서 그리 아름답지 못하게 시작되어 전개되었고, 현재에도 그리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띠고 있으며, 앞으로도 결혼이 아름답게 전개될 것 같지는 않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결혼해서 가정을 일구어온 것은 그들이 어리석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아내와 남편을 ‘가장 약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오신 신의 모습’이라 생각하며 한 평생을 살아간 이들의 ‘사랑’ 때문이라는 것이다. 바로 그와 같은 사랑이 온통 이지러진 결혼을 아름다운 기적으로 만든다는 것, 그게 저자의 지적모험의 결론이다. 독자들의 일독을 권한다.
들어가며
프롤로그

1장 결혼의 시작
인류 최초의 가족
결혼의 시작
흐느껴 우는 신부들
납치하거나 사오거나

2장 결혼이 비즈니스가 되다
로맨틱한 약혼반지의 안 로맨틱한 유래
결혼은 돈 되는 사업
시험의 밤
‘아버지의 것’에서 ‘남편의 것’으로
웨딩케이크와 결혼 행진곡

3장 우리의 옛날 결혼 이야기
처가살이에서 시집살이로
전통혼례에 대해 알아야하는 두세 가지 것들
신식으로 결혼한다는 것

4장 그대, 결혼할 수 있을까
결혼으로부터 소외된다는 것
결혼의 자격
우리가 어떤 집안인데
신기한 결혼의 조건
더 ‘쎈’ 이효리가 필요한 이유

5장 환상적인 결혼을 꿈꾸는 그대에게
결혼도 공부해야 한다
인생 선배들이 건네는 결혼에 대한 조언
우리가 돈 많은 남자, 예쁜 여자를 만날 수 없는 진짜 이유
현실적인, 너무도 현실적인
결혼은 결코 한 가지 모습일 수 없다
함께여도 외롭다
환상적인 결혼을 꿈꾸는 그대에게

6장 결혼의 미래와 다음 세대의 선택
결혼은 빠르게 변해왔다
영화 속 결혼 이야기
당신은 어떤 결혼을 선택할 것인가

마치며
현대 결혼식의 여러 장면들은 그 연원이 대부분 약탈혼의 잔재들이다. 결혼식의 신랑 들러리는 약탈하러 갈 때 동행했던 친구들의 대열이었고, 식장에까지 들러리가 남아 있는 것은 혹시라도 신부의 가족들이 빼앗긴 신부를 되찾으러 올 때의 전투를 대비하던 흔적이다. 그 증거로 수많은 민족(훈족, 고트족, 서고트족, 반달족)들의 교회 제단 밑에서는 곤봉・창・칼 등이 발견된다. 거의 무기 창고 수준이다.
신랑이 신부의 왼쪽에 서는 이유도 식장에 신부의 가족들이 비우호적으로 난입했을 때 돌아서서 왼손으로는 신부를 감싸고 오른손으로는 무기를 잡아야 했기 때문이다. 신혼여행은 신부의 가족들이 신부를 포기할 때까지의 은신 기간이 변형된 것이며, 결혼반지는 신부를 약탈했을 때 채워두었던 족쇄가 앙증맞게 변한 것이다. 신부 들러리? 아마도 신부의 가족들이 들이닥쳤을 때 정확한 목표물을 포착하지 못하도록 혼란을 주기 위해 세운 것이 아닐까 추정된다. _p.10

한편 혼(婚)자는 ‘계집 녀(女)’변에 ‘어두울 혼(昏)’자로 이루어져 있다. 어두운 밤에 장가를 든다는 의미이고, 그래서 혼례는 해가 떨어지려고 서산마루에 걸렸을 때 치르는 것이 원래 우리의 풍습이었다. 벌건 대낮에 혼인식을 치르는 것은 태양신을 모시는 서양의 풍속이다.
약탈혼 하면 일단 떠오르는 것이 보쌈이다. 고려시대에는 과부의 재가에 불이익을 안겨줬다. ‘자녀안(子女案)’이라고 해서 양반의 여자로 부정한 일을 하거나 세 번 이상 개가(改嫁)한 여성의 소행을 적어 그 자손의 관직 등용을 제한했다. 재가 금지 및 연좌제인 셈이다. 조선시대에는 과부의 재가가 아예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다. 『경국대전(經國大典)』을 보면 개가한 여자의 자손은 과거시험에 응시하지 못하도록 하여 여성의 재혼을 막았다.
그러나 아무리 무지막지한 조선시대라도 인간에 대한 최소한 배려는 있었으니 그게 보쌈이다. 보쌈은 세 가지의 사회적 유용성을 가지고 있었다. 먼저 정식으로 결혼하지 못한 가난한 하층민이 아내를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_p.31

결혼은 철저하게 비즈니스였으며 집안끼리의 동맹이었다는 사실이다. ‘문트(munt)’라는 단어는 독일어로 ‘보호, 직권, 권한, 지배권’이라는 뜻이다. ‘에헤(ehe)’라는 단어는 결혼을 말한다. 문트 결혼은 여자가 아버지의 ‘소유’였다가 남편의 ‘소유’라는 과정으로 넘어가는 공정이었던 것이다.
비즈니스는 이익이 있어야 한다. 결혼은 전쟁을 막고 영토를 확장하고 위험을 제거하고 권력을 나누거나 집중하는 데 제격이었다. 1332년 영국의 이사벨(Isabel) 공주는 세 살 때 첫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신랑의 주요 일과는 신부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일이었을 것이다). 이후 이사벨 공주는 보헤미아(Bohemia)의 카를(Karl) 4세 등과 세 번의 결혼을 더 했고, 그 결과 그녀의 아버지 에드워드(Edward) 3세는 명예와 권력을 끊임없이 확대재생산할 수 있었다. ‘카노사(Canossa)의 굴욕’으로 유명한 신성 로마제국의 하인리히(Heinrich) 4세도 네 살 때 베르타 폰 투린과 결혼했다. _p.46

원래 우리의 혼인 문화는 검소하게 치르는 것이 미덕이었다. 이 미덕이 신분제가 무너지는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부유한 중인이 몰락한 양반 등과 결혼하거나 어느 한쪽이 기울 때 들려 보내는 지참금 형식의 예단이나 값비싼 혼수로 변했다. 예단과 혼수는 나날이 거창해졌고 ‘가정의례준칙’으로 통로가 막히자 현금으로 형태를 바꿨다. 가정의례준칙은 없어졌지만 전통은 살아남았다. 선물과 현금을 패키지로 묶어 보내는 이상한 형태로.
예단비로 시세라는 것이 있다. 통상 신랑 쪽에서 마련하는 집값의 10% 정도가 공정가다. 물론 더 보내면 더 좋다. 물론 이 사실은 알고 보내야 한다. 『명심보감』에 쓰여 있다. 혼사에 재물을 논하는 것은 오랑캐의 일이라고.
_p.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