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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영어, 문체와 수사 (살림지식총서 595)
| 2023년 1월 30일
브랜드 : 살림지식총서
쪽수 : 124 쪽
가격 : 9,800
책크기 : 120*190
ISBN : 978-89-522-4797-1-04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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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과 연설 속 명문들의
문체, 수사법, 표현을 통해 익히는
‘품격 있는 영어’
불과 20년 사이에 영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하는 나이가 중학생에서 초등학생, 유치원, 급기야 영유아부터까지로 낮아졌다. 그런데도 영어 사교육비는 날로 늘어 가고,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하면서도 걱정 1순위는 영어다. 한국의 영어 교육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고급 영어, 문체와 수사』(박종성 지음, 살림지식총서 595)는 그 원인을 영어 교육의 방향 설정이 잘못된 데서 찾는다. 언어는 인격의 거울이고 언어 학습은 곧 사고력, 즉 문해력(literacy)을 키우는 일인데, 한국의 영어 교육은 말만 따라 하는 앵무새 키우기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영문학 고전에서 현대문학, 명연설까지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I feel still hungry).”
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거스 히딩크 감독의 명언들을 소환하며 ‘품격 있는 영어’의 힘을 이야기한다. 11세기에 문자로 정착된 서사시 『베어울프』,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와 희곡, T.S. 엘리엇의 「황무지」 같은 영문학의 고전들에서 두운과 각운, 은유·의인법·풍자, 기발한 착상, 삼단논법 등 기본적이지만 효과적인 수사와 표현력을 가려 뽑았다. 찰스 디킨스와 샬럿 브론테, 버지니아 울프, 치누아 아체베로부터는 ‘다른 목소리’를 힘있게 내는 요령을 배운다. 가즈오 이시구로, 이언 매큐언 등 영어로 작품을 쓴 현대 작가들의 감칠맛 있는 문장들도 빼놓을 수 없다.

영어 잘하는 세계시민 만들기

셰익스피어 『줄리어스 시저』 속 브루터스와 앤터니의 연설, 그리고 처칠, 대처, 엘리자베스 2세, 오바마, 바이든 등 현대 영미 정치인들의 명연설들은 “미적인 문장이 윤리적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105쪽)는 것을 웅변한다. 팬덤이나 포퓰리즘에 기대지 않고 품격 있는 언어로 호소하는 연설의 묵직한 울림은 문학과 현실정치, 모국어와 외국어가 다르지 않다.
영어를 사용하지 않고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을까? ‘영어가 필요 없는 나라’는 없다. 영어를 “계급적 특권을 지닌 언어”(박노자)라며 배척하거나, 정반대로 아예 영어 공용화로 나아가는(탁석산) 것은 대안이 될 수 없다. 작은 나라가 자국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이웃 언어들을 습득해 자국민의 이익으로 돌리는 사례로 네덜란드를 꼽는다. 영어를 익히고 영어로 말과 글을 구사하되, “영어에 포섭당한 것이 아니라 영어를 전유(專有, appropriate)하여 자신의 비판 시각을 전달”(64-65쪽)하는 치누아 아체베(Chinua Achebe, 1930~2013)의 ‘되받아 쓰기(writing back)’도 참고할 만한 실용주의 전략이다.
저자는 영어 교육의 최종 목표로 ‘영어 잘하는 세계시민 만들기’를 제시한다. 스웨덴의 젊은 기후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 2003~ )의 열일곱 살 적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설을 인용하며 “영어는 이럴 때 사용하라고 배우는 거다”라는 일갈이 뼈때린다.
(들어가며) 굿바이! 앵무새 영어

01 영문학 속 문학적 문체: 케닝부터 빙산(氷山) 문체까지
02 동시대 영국 작가들의 문체: 이시구로, 매큐언, 온다체
03 설명문 속 효과 문체론: 셰익스피어, 『줄리어스 시저』
04 설득의 힘: 현대 영미 정치인들, 그리고 툰베리

(에필로그) 길 잃은 영어 교육의 새 좌표
참고문헌
인터넷과 사회적 소통망(SNS)이 발달하면서 영어는 공간의 제약으로부터 훨씬 더 자유로워졌다. 국경을 초월하는 디지털 소통 시대, 인터넷 콘텐츠의 약 70퍼센트는 영어로 만들어진다. 누구든 영어 콘텐츠에 노출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그래서 영어로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文解力, literacy)을 지녀야 영어로 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가공할 수 있다. 따라서 영어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책머리에, 4쪽)

네덜란드의 사례는 약소국이 어떻게 자국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이웃 국가들의 언어를 습득하며, 그것이 어떻게 자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잘 보여 준다. 모국어를 잘 구사하고 민족적 정체성을 지니면서 국제 소통어인 영어를 잘 사용할 필요가 있다. (책머리에, 7쪽)

제국(식민지)의 ‘되받아 쓰기(writing back)’는 백인 지배자에 맞선 피식민지인의 글쓰기 방식을 의미한다. 피식민지인은 억압과 차별에 맞서, 주인의 언어인 영어를 무기로 사용하여 저항한다. 예를 들면 나이지리아 출신의 치누아 아체베(Chinua Achebe, 1930~2013)는 단순하고 명료한 영어를 구사한다. 그는 영어를 자국의 토착 문학과 문화와 전통을 전 세계와 소통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실용주의 전략을 택했다. 영어에 포섭당한 것이 아니라 영어를 전유(專有, appropriate)하여 자신의 비판 시각을 전달한다. (1. 영문학 속 문학적 문체, 64~65쪽)

“말하기는 일시적이고 깊은 울림에 의해 지고(至高)한 것이 된다”(미셸 푸코). 말은 글에 비해 억양과 청자를 필요로 하며, 활력을 지녔다. 음독(낭송)은 묵독과는 달리 귀를 통해 뇌에 더 잘 저장된다. 이것이 일명 ‘메모리 부스팅 효과’다. 레토릭(rhetoric, 수사학 혹은 웅변술)은 말을 잘 쓰는 법 혹은 글을 아름답게 꾸미는 법을 의미한다. 문체론 역시 사람을 설득하는 기술을 의미하는 수사학에 속한다. 고대 그리스 시대 고르기아스는 레토릭을 “어떤 특정 상황에서 설득의 수단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 혹은 기술”로 정의했다. 수사학은 과거나 현재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자질로 자리매김했다. (3. 설명문 속 효과 문체론, 83~84쪽).

툰베리는 간결한 문장으로 직설 화법을 구사한다. 또한 낙관적 전망이 아닌 구체적 행동을 요구한다. 탄소 배출량을 즉각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구촌의 많은 사람이 그녀의 문제의식과 해결 방안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리고 그녀가 구사하는 영어를 한국의 중고등학생들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무엇이 걸림돌일까? 시험 이외에 영어를 활용할 수 있는 데를 찾아야 한다. 툰베리가 부럽고 대견하다. 영어는 이럴 때 사용하라고 배우는 거다. (4. 설득의 힘, 10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