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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 홈의 기원 (살림지식총서 152)
백지혜 지음 | 2005년 1월 30일
브랜드 : 살림지식총서
쪽수 : 96 쪽
가격 : 3,300 원
책크기 : 사륙판
ISBN : 978-89-522-0332-8-04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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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행복한 가정’의 이미지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1930년대 스위트 홈을 만들기 위한 열정을 소개하고, 모델 하우스의 기원인 가정박람회와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 잡지 등에 나타난 가정의 문화생활과 행복에 대한 근대의 소박한 기대를 들려주는 책.
스위트 홈을 만들기 위한 열정 : 가정이 뭐길래?
『가정 잡지』에 나타난 건전한 가정상
가정박람회 : 모델 하우스의 기원
신계급의 등장과 함께 이루어진 문화생활
스위트 홈의 감각, 행복의 유행
사생활의 내밀화와 건축적 양식
장밋빛 미래에 대한 기대
행복한 가정을 위한 여성 잡지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1930년대 여성 잡지를 보자. 우선 백옥같이 흰 피부에 옷고름을 감아쥐고, 히사시가미 머리와 뾰족 구두, 레이스 장식의 옷차림을 한 패션리더들의 사진이 표지에 실린다. 그리고 넘겨보면, 이 패션리더 신여성들이 어떤 옷을 입는지, 무엇을 먹는지, 어떤 집에 사는지가 설명되어 있다. 당시의 최신 유행이 잡지를 장식하고 있다. 또한 젖먹이는 방법, 아이를 키우는 방법, 어린 아이 옷 만드는 방법 등도 같이 실려 있다.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 ‘여성’은 최신 유행 패션과 최신 교육법, 최신 인테리어를 동시에 알아야 했던 것이다. ‘행복한 가정 만들기’ 프로젝트는 1920년대를 지나 1930년대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모델하우스의 기원 : 1910년대 가정 박람회
1910년대 ‘가정 박람회’는 말 그대로 ‘가정’을 전시한 것이었다. 가정의 생활방식, 집과 방의 구조 등 가정의 모든 것을 전시한 것이 바로 가정박람회였다. “이때까지 아이를 업는 법이 위태하여 아이를 업지 못하게 하였더니 가정박람회를 보고는 거기 진열한 것이 안전하여 그와 같이 아이를 업히고자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정박람회에서는 가정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을 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가정박람회는 남의 집 대문을 열어 방을 공개하는 것을 매우 꺼렸던 문화를 바꾸어, 그 집 방과 그 집 물건들을 보여주는 관음증을 적당히 활용하여, 모델 주택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가정박람회에 전시된 중류가정에는 양로실, 주부실, 하녀실, 그리고 아동실까지 달려 있었다. 지금의 모델 하우스처럼 새로운 주택의 내부를 보여주는 역할까지 가정박람회가 한 것이다.

지금의 평창동? 문화촌의 등장
문화주택의 방에는 이름이 붙어 있다. 마루, 큰 방 등의 이름이 아니라, ‘식기방’, ‘서재’, ‘객실’, ‘흡연실’, ‘수면실’ 등 방에 그 용도에 맞는 이름을 붙이는 것이 당대 문화주택의 특징이었다. 이러한 문화주택이 모여 있는 곳이 ‘문화촌’이다. 지금의 부유촌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문화촌에는 대부분 신식 양옥이 있었고, 여기 사는 사람들은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유성기와 라디오를 구비하고 있었고, 날마다 서양식을 먹는다고 회자되고 있었다. 이들은 취미로 ‘딴스’를 하고, 외금강에 스키를 타러 갔으며, 등산을 하거나, 비행기를 타보았고, 뉴욕의 '타임 스퀘어 광장‘의 출입문이 자동식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들의 이런 이야기들이 만인의 관심대상이 되고 있었다.

평화로운 가정에는 피아노와 축음기를!
1930년대는 결혼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첫째 조건이 결혼을 잘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성격과 취미가 일치되는 남녀를 연결시켜주겠다는 광고가 잡지의 한 면을 차지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집안이 화락하려면, 남편이 아내에게 항상 좋은 낯으로 웃음을 띄워주어야 하며, 부인들이 바쁠 때 남편들이 어린애를 봐주기도 하고, 바깥 걱정으로 안에서 화풀이 하지 말아야 하고, 때로는 반찬거리도 사들고 와달라는 당부’가 잡지에 게재되는 것도 이 시기이다. 이러한 이야기가 인기를 끌자, 유명인사의 가정을 방문하여, 그 가정의 소소한 이야기를 싣는 것도 당대 잡지의 유행 컨셉이었다. 이로 인해, 행복한 가정에는 피아노와 축음기가 있어야 한다는 이미지가 생기기 시작한다. 당대 소설에서 화목한 가정에는 축음기나 피아노가 빈번히 등장하고, “평화로운 가정에는 축음기를”이라는 광고 문구가 이런 이미지를 강화하였다.

우량아 선발대회, 최고의 신부감은 가사과
우량아 선발대회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엄마들의 관심과 주목의 대상이었다. 지금은 이쁜아기 선발대회로 바뀌었지만, 자기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뛰어난 것을 증명하고 싶은 엄마들의 심리는 바뀌지 않았다. 이러한 우량아 선발대회는 1930년대에도 있었다. 은 전국 우량아 선발대회를 열었고, 통통한 젖살의 아이들이 따뜻하고 과학적인 모성애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광고하고 있다. ‘과학적 모성’이란 체계적인 영양관리, 체계적인 교육 그 모든 것을 포함한 말이다. 가사과는 모든 살림을 과학적 체계적으로 하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며, 이를 통해서 가사과 출신이 과학적 살림을 할 수 있는 최고의 신부감이 된 것이다. 스위트홈 그 신화는 이렇게 만들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