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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좌파와 우파 (살림지식총서 001)
이주영 지음 | 2003년 6월 30일
브랜드 : 살림지식총서
쪽수 : 96 쪽
가격 : 4,800
책크기 : 120*190
ISBN : 978-89-522-0097-6-04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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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미국적 체제가 갖추어지기까지 미국의 지식인들은 어떠한 고민과 갈등을 겪었을까? 미국의 정치와 문화를 이끈 양 진영인 진보와 보수 세력의 변천사를 통해 미국의 정치와 사회, 그리고 문화가 어떻게 형성되어 가고 변해왔는지를 추적한 책. 각 시대의 고민들을 해결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사람들의 발자취를 조명한다.
미국사회의 좌우대결적 성격
진보-좌파 권력층의 형성
신우파의 사상
신우파의 행동
극우파의 사상
극우파의 행동
미국의 앞날
어느 사회나 진보와 보수, 혹은 좌파와 우파라는 양대 진영이 대결적 상황을 이루는 것은 서로 다른 의견들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면서 발생하는 필연적 결과일 것이다. {미국의 좌파와 우파}는 미국의 두 세력의 변천사를 통해 미국의 정치와 사회, 그리고 문화가 어떻게 형성되어가고 변해왔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그리고 각 시대의 고민들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것들을 해결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세력들의 발자취를 통해 지식인들과 정치인들의 역할이 무엇인지가 자연스럽게 서술된다.
미국에서 좌우익의 대결이 시작된 것은 1930년대 대공황을 겪는 과정에서 '미국적 체제'에 대한 신념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자유민들로 이루어진 자유사회로 출발했던 미국에서는 자연스럽게 자유방임주의가 '미국적 체제'로 세워졌다. 하지만 경제위기의 상황에서 개인의 자립심과 자유방임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에 그 자리를 넘겨주게 되고, 루즈벨트의 민주당을 주축으로 한 뉴딜정책을 시발점으로 진보-좌파 세력이 득세하게 된다. 뉴딜정책은 노동자와 농민, 흑인들로부터 폭넓은 환영을 받았고, 그에 따라 진보주의는 민주당의 공식 이데올로기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보수세력들에 의해 공산주의와 같은 것이며 따라서 비미국적인 것이라는 비난에 직면한 진보주의자들은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에 개입함으로써 자신들이 공산주의자들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야 했다. 여러 혼란에도 불구하고 진보주의는 미국 국민 절반 이상에게 영향을 준 생활 방식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고, 진보주의의 표방은 미국 사회에서 권력을 잡는 중요한 수단의 하나가 되었다.
진보주의는 1960년대에 이르러 '신좌파'의 등장으로 절정기를 맞게 된다. '신좌파'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에 속하는 백인 청년들로 고생을 모르고 자란 운이 좋은 세대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성 세대와 기존 체제에 대해 불만이 많은 세대였다. 그들은 기존 체제를 타도할 혁명사상들에 탐닉했고, 1970년대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미국사회가 안정을 찾아가자 '정치혁명'을 포기하고 '문화혁명'으로 전략을 바꾸게 되었다. '문화혁명'이란 미국인들의 문화, 즉 생활방식을 그들의 혁명 이념에 따라 평화적인 방법으로 바꾸려는 것이었다. 그에 따라 그들의 투쟁무대도 시위와 게릴라 활동이 벌어지던 길거리로부터 언론계·학계·문화계로 옮겨지게 되었다. 이러한 '대항문화'는 기존 체제의 생활방식을 완전히 초월해 새로운 문화 방식과 지식인층을 형성한 거대한 흐름이었다.
하지만 이런 진보-좌파 권력층의 등장은 경쟁관계에 있던 보수적인 중상류층으로 하여금 이 세력에 대항할 보수-우파 세력을 조직해야할 필요성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1970년대 중반 이후 공화당의 젊은 보수주의자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신우파'의 활동은 진보-좌파 엘리트들에게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던 중하층 대중에까지 확대되어 '우파 민중주의'의 형태를 띄게 된다. 신우파 대중이 가장 분개했던 사실은 진보-좌파 엘리트들의 정책이 미국적 생활방식을 도덕적으로 타락한 쪽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이었다. 즉 연방정부의 복지정책은 빈민에게 노동의 가치와 가정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범죄자에게 관대한 사법제도가 범죄를 더욱 조장하고, '성의 해방'은 이혼과 가정 파괴, 나아가 마약과 에이즈를 받아들이는 사회풍토를 조성한다면서 "근본으로 돌아가자"고 외친다. 즉 '신우파 운동'은 미국적인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십자군 운동으로 나타났다. 신우파 대중은 기존체제를 바꾸려는 변혁의 세력이면서, 동시에 과거의 전통적인 체제로 돌아가려는 복고와 보수의 세력이었다. 그래서 그러한 모순적인 생각을 가진 그들은 '민중주의적 보수주의자'라는 독특한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1980년대에 들어 신우파가 느끼는 사회적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었고, 신우파의 사상을 계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강력한 무력사용을 주장하는 '극우파'가 등장하였다. 자신들을 힘없는 민중으로 생각하는 그들은 민병대를 조직해 좌경화와 세속화를 막으려는 '제2의 미국혁명'을 일으켰다. 극우파는 정부에 대항해 개인의 자유를 극단적으로 옹호한다는 측면에서 자유지상주의자들이었고, 자유의 문제를 인종의 문제와 결부시킨 인종주의자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미국을 무너뜨리는 사악한 세력이 있다는 음모이론(conspiracy theory), 이 국제적 음모세력들과 미국이 언젠가는 최후의 대결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아마게돈 전쟁'과 천년왕국설을 믿었다.
1990년대 극우파의 투쟁 대상은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민주당 행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연방정부에 대한 증오심으로 모아졌다. 이들은 반유대주의·백인우월주의적인 세력인 스킨헤드와 더불어 강력한 무력행사로 반체제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자는 책의 결론에서 세속적이고 이성적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럽인들과 달리 국가와 종교 같은 전통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게 된 이유가 '미국적 가치'와 '미국적 체제'를 내세우고 있는 보수-우파의 전통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리고 미국이 오늘날과 같은 국력과 국가적 위신을 얼마나 누릴 수 있는가는 보수-우파 세력이 얼마나 강하게 유지될 수 있는 가에 달려있다고 보고있다.
이 책은 정치·사회·문화 등의 영역에서 건전한 의견의 대립과 균형이 어떻게 문화의 다양함과 사회 발전의 견인차 노력을 하는 지, 그리고 그러한 갈등이 그릇된 방향으로 나아갈 때 어떻게 폭력과 독선으로 변할 수 있는 지를 보여준다. 그 어느 때보다도 진보와 보수 세력이 갈등 상황을 겪고있는 요즘 왜 우리 사회는 의견의 대립이 '문화혁명'과 '사회발전'으로 이어지지 못하는지, 그 원인과 대안을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