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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속 백수 이야기 (살림지식총서 209)
김성훈 지음 | 2005년 11월 25일
브랜드 : 살림지식총서
쪽수 : 96 쪽
가격 : 3,300
책크기 : 사륙판
ISBN : 978-89-522-0448-6-04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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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에도 시대적 흐름이 있다! 우리 사회의 비주류인 백수가 만화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그것은 어떠한 시대적 배경과 상황에서 탄생되었는지를 시대별로 구체적인 작품을 통해 알아볼 수 있는 책.
백수 캐릭터의 의미 찾기
1960년대: 분노의 시대
1970년대: 만화의 대중화
1980년대: 변혁의 투사 혹은 아웃사이더
1990년대: 백수, 잔치는 준비되고 있었다
2000년대: 신개념의 백수 시대
만화와 백수, 그 아름다운 조화
백수와 만화, 소외된 계층들의 화려한 만남
백조'백작'이태백……. 이러한 단어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바로 ‘백수’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표현이라는 것이다. 기껏해야 예전에는 ‘한량’ ‘건달’ 혹은 ‘룸펜’ 정도로 두루뭉술하게 일컬어졌던 ‘놀고먹는 사람’들이 ‘백수’의 ‘백’을 중심으로 세세한 부분집합들을 만들어내고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대체로 ‘놀고먹는 이’라 인식되는 ‘백수’는 현실에서 가장 눈총 받고 핍박 받는 계층이다.
한편 만화는 탄생의 순간부터 사회를 비판하고 정치를 풍자하는 기능을 담당했던 문화의 한 축이었다. 물론 오늘날 국내 만화의 중심이 비판이나 풍자보다는 오락에 치중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해도, 대중문화의 파급력과 만화 본연의 기능에 비추어본다면 만화의 오락적 기능 속에는 또 다른 비판 기능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치 현실성과는 거리가 먼 이상적인 세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TV 드라마에 열광하는 시청자들에게서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 하는 대중의 심리를 읽어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화는 ‘불온하고 불건전하다’는 낙인이 찍히는 등 가장 소외 받고 있는 문화 계층이기도 하다.
저자의 시선은 각각 가장 소외 받고 핍박 받는 계층인 ‘백수’와 ‘만화’, 바로 이 두 가지의 접점에서 출발하여, 대표적인 시대별 만화 작품에 나타난 백수 캐릭터들을 살펴봄으로써 ‘백수’라는 단어 속에 숨어 있는 사회'문화적 의미와 앞으로의 발전상을 짚어나간다.

경제적 힘겨움과 삶의 고난이 가득했던 1960년대, 경제 성장에 바삐 돌아가는 와중에도 사회의 모순은 점점 깊어지던 1970년대, 지배계급에 대항하면서도 자신의 생각과 논리를 거침없이 말하기는 어려웠던 1980년대, 이데올로기가 사라지고 경쟁만 남아 주류와 비주류로 세상이 이등분된 1990년대를 비롯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2000년대까지. 시대적 상황과 흐름은 달랐지만 어느 시대에나 백수는 있었다.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이 세상으로부터 소외당한 낙오자형이 백수들의 주를 이루었다면, 1980~1990년대를 살아간 이 땅의 백수들은 때로 사회문제에 깊숙이 개입하여 변혁의 세력으로 혹은 외부적인 문제보다는 스스로의 문제에 천착한 투사 내지 이방인 등 아웃사이더형으로 존재했다. 1960~1970년대의 백수들에게는 물리적 배고픔과 그것의 해결이 우선이었는데, 이 시대의 백수 캐릭터로 저자는 의 훈이와 의 독고탁, 그리고 를 소개한다. 또한 의 놀숙, 의 오혜성, 의 김달호, 의 민이 외에도 많은 1980~1990년대의 백수 캐릭터를 통해 저자는 그 안에 투영되어 있는 시대적 상황과 사회의 변화를 짚어낸다.
그렇다면 2000년대의 백수는 어떠한가' 이제 백수는 세상을 한탄하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던 이전의 무기력한 모습에서 벗어났다. 목표 없이 자신의 삶을 부유하지 않고, 주위 사람들의 손가락질에도 굽히지 않고 소신껏 살아갈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어느 날 느닷없이 야구를 하겠다고 결심한 후 동네 사람들을 모아 야구의 세계에 흠뻑 빠져드는, 변변한 직업 하나 없으면서도 남의 눈 신경 안 쓰고 자신이 마음먹은 일이라면 무엇이든 저질러버리는 의 박태화가 이 시대의 백수 캐릭터임을 강조한다. 아닌 게 아니라, 박태화의 모습은 더 이상 숨죽이지 않고 웹상의 무수한 게시판과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존재를 널리 알리며 타인과 소통하는 이 시대 백수들의 힘찬 모습과 너무도 닮아 있다.

저자는 만화를 통해 시대별 백수의 변천을 이야기하며 ‘백수’에 대해 우리가 가졌던 불온한 이미지의 자리를 긍정적이고 도전적이며 발전적인 이미지로 바꾸어나간다. “단지 돈 벌 직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는 세상이 과연 인간이 살아갈 만한 세상이냐”는 백수들의 외침을 대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만화독자로만 존재하던 백수들이 현실에서 주인공이 되어가는 과정에 주목하는 것이다. 사회적 병폐로 취급받고 문제로 인식되던 만화 장르와 사람들로부터 냉대와 천시를 받았던 백수들이 힘을 합쳐 꿈꾸는 새로운 세계는 이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