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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성 (Sallim Young Adult Novels )
타리에이 베소스 지음 | 정윤희 옮김 | 2011년 3월 16일
브랜드 : 살림Friends
쪽수 : 232 쪽
가격 : 10,000
책크기 : 148*210
ISBN : 978-89-522-1514-7-03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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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 icepalace.hwp
얼음성에 갇혀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한 소녀,
그 소녀가 남긴 기억의 성에 갇히는 다른 한 소녀

스칸디나비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북유럽 문학상 및
노르웨이 문학 협회상 수상!
노르웨이의 국민작가이자 북유럽의 거장 타리에이 베소스의 대표작!
북유럽의 거장, 스칸디나비아가 낳은 최고의 작가 타리에이 베소스
이번엔 두 소녀의 운명 속으로 빠져들다

사랑하는 친구를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한 소녀가 있다. 친구가 돌아오기까지 기억을 붙잡는 소녀. 이들의 우정은 지켜질 수 있을 것인가?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 북유럽의 거장, 현대 문학의 새로운 이정표라는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작가 타리에이 베소스. 그는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대 북유럽 문학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노벨 문학상 후보에도 세 차례나 거론되었으며 소설 외에도 극작가, 시인으로 활동하는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그의 문학적 재능을 발휘하였다. 『얼음성』은 『마티스』이후 살림이 두 번째로 소개하는 타리에이 베소스의 작품으로, 사춘기 소녀와 소녀의 운명적인 만남과 우정이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는 다소 파격적인 줄거리의 소설이다. 소재의 독특함 때문에 유럽에서 영화로 제작되기도 하였다.
그는 북유럽의 자연 속에서 고립된 채로 지낸 적이 있는데, 이러한 작가의 경험이 소설에도 반영되어 인간의 고독을 자연에 빗대어 묘사하곤 하였다. 『얼음성』은 타리에이 베소스의 작품 중에서도 이러한 특징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사춘기 소녀의 심리라는 소재를 통해 개인의 영역이라는 문제를 다루어 노르웨이의 모더니즘 문학 작품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그의 소설은 대부분 죽음, 삶, 고독한 인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간결한 묘사와 강렬한 서술로 풀어내고 있어 주위로부터 그의 문체에 대한 찬사가 끊이질 않는다. 독자들은 『얼음성』을 읽으면서 운의 흔적을 추적하는 시스와 함께 귀가 아릴 정도로 차갑고 투명한 북유럽의 겨울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겁에 질린 채 밤길을 달려가는 시스의 발끝을 따라가다 보면 길가에 숨어서 시스를 위협하는 목관악기 연주자들을 만날 것이며, 얼어붙은 호숫가로부터 들려오는 찢어지는 듯한 파열음에 머리털이 쭈뼛 서게도 될 것이다. 혹은 빛 조각이 눈앞에 부서져 내리는 거대한 얼음성이 마치 살아서 나를 삼켜버릴 것 같은 느낌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신비로우면서도 풍성한 자연, 광활하면서 춥고 투명한 북유럽의 겨울, 검은 용의 발톱이 움켜쥐고 있는 듯한 음산한 계곡의 바위틈새까지. 소설 속 문장만으로도 북유럽의 매혹적인 겨울이 각인될 수 있다는 것이 신선하다.

“너를 잊지 않을 거야. 약속할게. 그러니까 반드시 돌아와야 해.”
운명에 맞서는 우정, 한 소녀의 숙명적인 얼음성 탐험기.

한적한 마을에 사는 열한 살 난 소녀 시스. 어느 날 시스의 반에 운이라는 여자애가 전학을 온다. 운은 이모님과 단둘이 살고 있는 말 수 적고 수줍음 많은 친구다. 시스는 그런 운에게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끌린다. 운이 처음으로 시스를 집으로 초대한 날, 운은 마음속에 감추었던 비밀 얘기를 꺼내려다 입을 닫아 버린다. 어색하고 긴장되는 분위기를 견디지 못한 시스는 붙잡는 운을 뒤로 하고 황급히 집으로 돌아간다. 다음날 아침, 운은 시스의 얼굴을 차마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등교를 포기하고 폭포가 얼어붙어 생긴 거대한 얼음성에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얼음성에 매혹되어 탐험을 시작한 운. 그런데 운이 얼음성 내부의 일곱 번째 방에서, 운이 방금 비집고 들어왔던 작은 틈이 감쪽같이 메워져 버렸다!
한편, 시스는 갑자기 운이 사라졌다는 것에 충격을 받고 지독한 고열에 시달린다. 운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어느새 기억이라는 또 다른 얼음성에 갇힌 시스. 운은 언제쯤 돌아올 수 있을까?
영혼마저 닮아 버린 두 소녀의 우정. 그리고 그들을 향해 다가오는 얄궂은 운명. 책장을 넘기면 기괴하고도 아름다운 얼음성 앞에 선 한 소녀의 숙명적인 탐험기와 질풍노도의 겨울 풍광이 펼쳐진다. 매혹적인 이야기와 작가의 문장력이 만나 독자로 하여금 쉴 새 없이 걷고 헤매고 상상하게 만들 것이다.

질풍노도의 계절이 낳은 거대한 구조물, 얼음성
자연에의 경외, 고독한 인간을 바라보는 긍정의 시각은 타리에이 베소스 문학의 힘이다.

『얼음성』은 시종일관 어둡고 음산한 겨울 숲의 분위기의,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룬 비극이지만 이 속에서 또 다른 봄날, 그리고 삶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아이러니는 타리에이 베소스 작품 특유의 매력이다. 시스가 자책하거나 그리워하거나 원망하고 슬퍼하게 만들었던 생각들은 사춘기에 누구나 겪어보았음직한 일종의 성장통이다. 그러나 겨울의 끝에는 항상 봄이 찾아오는 것처럼, 시스도 얼음성이 녹아내리는 어느 봄날을 맞아 지난 가을부터 겨우내 이어졌던 지독한 고통을 매듭짓는다.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시스가 얼음성을 깨고 나오는 과정이 전혀 뜻밖의, 우연한 계기로 시작된다는 것이다. 운의 빈자리를 지키는 시스에게 있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운이 돌아오는 것뿐이었을 테지만, 운이 떠나고 없는 시스에게도 봄은 기어이 찾아오고야 말았다.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나를 향한 구원이 있을 수도 있다는 작은 기대가 생기는 순간이다. 이런 점이 그의 소설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소설 속에서는 시스가 이 모든 것들을 깨닫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리지만 간결하고 빠른 묘사로 인해 그 흐름을 쫓아가기가 전혀 지루하지 않다.
작가가 창조해 낸 얼음성은 더욱 매력적이다. 그런 얼음성이 있다면 누구라도 가보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묘사도 그렇지만, 책을 곱씹을수록 얼음성의 의미가 다양하게 느껴진다는 것이 흥미롭다. 두려움과 호기심이 공존하는 대상, 죽음의 새조차 매혹될 만한 어떤 것, 혹은 나와 타인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이거나 봄날이 되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릴 어떤 것……. 소설 속 얼음성은 독자들에게 각각 다른 모습으로 자신의 존재를 내보일 것이다. 어쩌면 어른이 되기 위해 앓고 지나가야만 했던 홍역 같은 모습일 수도 있다. 그때가 되면 누군가는 얼음성 탐험에 나서야 할지도 모른다. 그를 마주보고 선 얼음성이 여태껏 녹지 않고 남아 있다면.
제1부 시스와 운

1장. 시스
2장. 운
3장. 하룻밤
4장. 길가에서
5장. 얼음성

제2부 눈 덮인 다리들

6장. 운, 실종되다
7장. 철야
8장. 떠나기 전에
9장. 열병
10장. 깊은 눈 속에서
11장. 약속
12장. 운을 잊어선 안 돼
13장. 학교
14장. 선물
15장. 새
16장. 빈자리
17장. 눈 덮인 다리의 꿈
18장. 눈 속의 검은 생명체
19장. 3월의 환영
20장. 시험

제3부 목관악기 연주자

21장. 이모님
22장. 물방울과 나뭇가지처럼
23장. 얼음성 닫히다
24장. 녹아내린 얼음
25장. 열린 창문
26장. 목관악기 연주자
27장. 무너진 얼음성
이 얼음성은 어쩐지 지상의 존재 같지가 않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나는 얼음성에 들어간 한 신비로운 소녀가 살아나오는 기적을 바랐다. 그런데 우리 인간들은 바로 그런 존재가 아닐까? 마치 기적을 바라는 것과 같은 저마다의 간절함을 품고 차가운 햇살 아래 언젠가는 사라질 투명한 얼음성 위를 묵묵히 걷는 존재. 뒤돌아보지 않고 걸어내야 하는 존재. _정혜윤(독서가, CBS PD)

간결한 문체. 미묘하다. 강렬하다. 색다르다.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작품이다. _도리스 레싱(2007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작가의 몰아치는 서술과 문장의 기술이 잔인할 정도로 아름답다. 이 작품의 가치 또한 호수에 높이 쌓인 얼음처럼 강력하다. _타임스

타리에이 베소스의 짧고 의미심장한 문장은 얼음처럼 차갑고 간결하며 몽환적이다. _데일리 텔레그래프

신뢰할 수 있고 마음을 뒤흔드는 작품. 타리에이 베소스의 시적인 산문은 스칸디나비아적이다! _노바
시스는 숨을 멈추고 기다렸다. 운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대신 이렇게 덧붙였다.
“아무한테도 안 했던 얘기야.”
시스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엄마한테는?”
“절대로!”
그리고 침묵. 시스는 운의 눈동자에 가득한 불안을 감지했다. 결국 말을 안 할 생각인가? 시스는 속삭이듯 물었다.
“지금 얘기할 거니?”
운은 순간 태도를 바꾸며 대답했다.
“아니.”
“알았어.”
다시 침묵.
-34p

누군가 다들 궁금해할 법한 질문을 입 밖에 꺼냈다.
“그 비밀이란 게 뭐야?”
시스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처럼 깜짝 놀랐지만, 이미 너무 늦어 버렸다.
“어른들이 그러는데, 운이 비밀 얘기를 했다고…….”
황급히 한 친구가 소리쳤다.
“쉿!”
하지만 때는 늦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그 순간 시스는 예전에 느꼈던 반항심이 다시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시스는 친구들에게 달려들었다. 워낙 에너지가 넘치는 성격이라 전에도 아이들을 놀라게 하려고 가끔 그런 장난을 치고는 했다. 시스는 친구들을 향해 거칠게 소리쳤다.
“제발 그만해!”

-134~135p

“운!”
달랑 한 마디뿐이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모두 알아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즉각적인 반응은 일어나지 않았다. ……
“우리도 기억하고 있어.”
날카로운 칼날이 스치고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한 소녀도 동조했다.
“그래, 우리도 기억해. 잊은 줄 알았다면…….”
시스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시스는 비로소 자신이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170~171p

“이제 너도 그걸 받아들여야 해.”
청년이 말했다. 그래, 그렇게 말하는 게 당연하겠지. 순간 긴장감이 몰려들면서 온몸에 힘이 쭉 빠지는 듯했다. 이상한 것은 그 말이 전과는 다르게 들렸다는 점이다. 도전적이라거나 불쾌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시스는 속삭이듯 말했다.
“확실한 것도 아니잖아요.”
“이런 말 해서 미안해.”
그리고 청년이 말했다.
“너 보조개 있구나?”
-191p

혼자 앉아 있는 시간이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아이들은 아직 멀리 있었지만, 마른 가지가 부드러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두 개의 그림자가 시스를 향해 다가왔다. …… 가슴을 짓누르던 무거운 짐은 사라졌다. 시스는 얼굴을 붉히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앞에 두 친구가 서 있었다.
-22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