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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
뤼크 피베 지음 | 양진성 옮김 | 2011년 7월 18일
브랜드 : 살림문학
쪽수 : 561 쪽
가격 : 13,800
책크기 : 140*210
ISBN : 978-89-522-1590-1-03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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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 년 이상 계속되어 온 역사의 의문,
“누가, 왜 모차르트를 죽였을까?”
1791년 모차르트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낯선 이의 의뢰를 받고 죽은 자들을 위한 미사곡을 작곡하다 죽음을 맞이한다. 한때 전 유럽에서 각광받던 천재 음악가의 갑작스러운 몰락과 죽음, 공동 웅덩이 속에 던져져 정확한 무덤의 위치도 알 수 없게 된 비참한 운명. 그의 음악이 예술혼을 불사른 천재의 상징처럼 추앙받을수록 그의 죽음에 관한 무수한 이야기들이 전설처럼 생겨났다. 그의 광기 어린 천재성을 다루며 그의 죽음에 음모가 있음을 암시한 영화《아마데우스》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모차르트의 죽음을 둘러싼 음모설은 세간의 루머에 불을 붙였다.
모차르트가 죽어 가면서 작업했지만 끝내 완성하지 못한 마지막 곡 은 모차르트의 아내가 모차르트 대신 제자인 쥐스마이어에게 마무리하게 했다고 알려졌다. 모차르트의 죽음과 관련된 은 이 시대에도 수많은 논쟁이 벌어지는 작품이다. 을 과연 모차르트의 저작으로 볼 수 있을 것인가? 어디까지 모차르트의 작품인가? 등등. 음악가로 활동하던 경력을 활용하여 음악과 스릴러를 접목시킨 정치한 작품으로 명성을 얻은 작가 뤼크 피베는 18세기 음악 천재의 죽음과 모차르트에 미쳐 있던 21세기의 천재 피아니스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연결시키는 단서로 모차르트의 미완성 유작 을 사용한다. 봉스쿠르의 서재에서 사라진 으로부터 시작해 성직자와 귀족 등 지배계층을 조롱한 13세기 대중의 노래집 등 음악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여러 가지 작품들을 통해 음악이 중세, 근대 사회에서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를 흥미롭게 파헤친다. 바로크 시대부터 음악의 역사를 훑어가면서 음계의 기원, 오페라가 어떻게 발명되었는지 등 음악적 상식까지 넓혀 주는 오랜만에 만나는 지적 스릴러다.

예술의 주인은 누구인가? 혹은 역사의 주인은 누구인가?
신을 위한 음악만이 인정받았던 시대에 천재들의 비밀스런 독립선언!

절대적인 조화와 균형만이 인정받던 시대에 음악을 한다는 것, 혹은 음악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비발디나 하이든, 모차르트 같은 천재 음악가들 역시 근대의 종교적 규율의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고 그들은 단지 지배계층의 유흥을 위해 존재하는 비천한 하인이었을 뿐이다. 작가는 예술적 자유와 창의성이 철저하게 부정되던 시대적 배경에서 천재 음악가들이 나름의 방법으로 그들의 음악 속에서 독립선언을 하고 있음을 작품 속에서 보여 준다. 천재성으로 시대의 아이콘이 된 음악가들이 사실은 보수적인 종교 성향의 지배 계층에 대항하기 위해 조직된 프리메이슨 단원이었으며, 그들만의 비밀을 전수하고 지키기 위해 살인도 불사한다는 설정은 이런 시대적 상황과 맞아떨어진다. 주인도 하인도 없는 형제들의 세상,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 했던 모차르트의 신념이 비밀 엄수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겼던 프리메이슨 단과 충돌하면서 생긴 비극적인 죽음과 모차르트의 마지막 음악 악보 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음모와 사건들은 예술이라는 것의 가치와 위치를 생각해 보게 한다.

21세기 천재 피아니스트의 죽음을 통해 드러나는 모차르트의 죽음에 얽힌 진실!

홀연히 은퇴를 선언하고 무대에서 사라진 이 시대의 모차르트, 레미 봉스쿠르가 복귀무대에서 갑자기 쓰러져 사망하면서 전 세계 문화계는 충격에 휩싸인다. 그의 생애를 취재하는 임무를 맡은 음악 잡지 기자인 드니 오갱은 레미 봉스쿠르의 집에 갔다가 서재에서 비발디, 바흐, 헨델, 베토벤, 하이든 같은 유명 음악가들과 모차르트의 자필 악보를 보고 깜짝 놀란다. 봉스쿠르의 비서로부터 레미 봉스쿠르가 전 재산을 바쳐 유명 음악가들의 원본 악보들을 수집해 왔으며, 그가 마지막으로 수집한 악보가 바로 모차르트의 이었다는 사실을 듣는다. 그는 레미 봉스쿠르가 마지막 복귀 연주를 가졌던 곳에서 피아노 건반 밑에 숨겨진 악보의 쪽지를 발견하고 가져오는데, 뉴스에서 레미 봉스쿠르의 사인이 비소 중독으로 밝혀진다. 다시 봉스쿠르의 집을 찾아간 그는 봉스쿠르의 서재에서 목을 매달아 죽어 있는 비서의 시신을 발견하고 모차르트의 자필 악보는 사라졌음을 알게 된다!
드니 오갱은 봉스쿠르의 죽음이 모차르트의 과 관련이 있음을 알고 자신이 얻은 조각 악보를 가지고 단서를 따라가기 시작한다.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데 깊숙이 빠져든 드니 오갱은, 베니스, 빈, 런던을 오가며 베일에 싸여 있던 모차르트 죽음의 배후에 수백 년을 이어져 온 비밀스러운 조직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음악사를 찬란하게 빛낸 음악 천재들의 반짝이는 재능 뒤에 감추어진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I. 인트로이투스
II. 키리에
III. 디에스 이레
IV. 투바 미룸
V. 콘푸타티스
VI. 라크리모사
VII. 코무니오
참고 목록
이 책에 등장하는 음악가들
“그런데 왜 연주회가 끝나고 한 번도 인사를 하지 않은 겁니까?”
“그건 필요하지 않은 일이었으니까요. 그는 자신의 일을 했고, 그리고 자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설비 기사가 나사를 조이고 나서 허리 숙여 인사하는 것을 본 적 있으세요? 아니죠. 레미도 정확히 그런 식으로 자신의 일을 행한 것뿐입니다.”
“그 때문에 거만하다는 비난도 많이 받았는데요.”
“그건 프로 의식이라고 봐야겠죠. 그는 저에게 자주 말했습니다. ‘인사하는 예술가들은 늘 자신에게 험담을 늘어놓는 사람들에게 허리를 숙이는 거다.’라고요.”
“하지만 레미 봉스쿠르는 적(敵)이 없었잖습니까?”
“모든 사람이 그를 좋아한다고 누가 자신할 수 있습니까? 모차르트도 평생 비난에 시달려야 했죠.”
“그런데 레미 봉스쿠르는 왜 모차르트만 연주한 것입니까?”
클레르크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단어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주어 말했다.
“음……모차르트와 레미 사이에는……뭔가가 있었어요……. 뭐랄까……진정한 우애 같은 거요. 우애, 그게 정확한 표현 같군요.”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그는 디미누엔도로 계속해서 말했다.
“그는 늘 쉬지 않고 모차르트와 대화를 나눴습니다. 사실, 그의 피아노는 훨씬 근본적인 것을 탐구하는 데 쓰이는 도구일 뿐이었습니다. 그 탐구는 15년 동안 계속되었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레미는 심지어 처음부터 피아노 연주자로서의 삶보다도 그쪽에 더 비중을 두었습니다.”
(1부. 인트로이투스 48쪽 중에서)

“아니. 글렌에겐 음악만이 중요했어. 그뿐이야. 그래서 무대에서 은퇴하고 나서는 정말로 이상해졌지. 그는 세상과 단절한 채 밤에만 생활하기 시작했어. 한 번은 새벽 5시에 전화를 걸어 이런저런 얘기를 하더군. 그렇게 하는 게 안심이 되었던 것 같아.”
“두려워하고 있었나요?”
“두려움? 그건 모르겠어. 그보다는 어떤 고통스런 사건 때문에 그런 편집증적인 성향을 띠게 된 것 같아. 그는 누구와도 악수하길 거부했고, 집 안에만 갇혀서 음악만 듣고 살았어. 하지만 손가락 끝으로는 여전히 레퍼토리를 꿰고 있었지. 어느 날 저녁, 전화 통화를 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음반 몇 개를 들려주었어. 글렌은 몇 초 만에 작곡가와 작품을 알아맞혔지. 딱 한 곡만 빼고. 그다음 날 새벽, 물론 5시에, 다시 내게 전화를 걸어서 제목을 얘기하더군.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브람스 소나타였어. 그리고 그걸 기억해서 피아노로 연주해주었지! 한 번 듣고 다 외웠던 거야! 진짜 귀재였던 거지.”
“거의 초인이군요.”
밀레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이야. 모든 천재들이 그랬듯이, 글렌도 무서운 면이 있었어. 청소년기에 아주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았어. 약간……, 뭐랄까…… 뭔가 혼란스러워하는 듯한……. 어쨌든 기자들에겐 훌륭한 고객이었지. 봉스쿠르와는 달랐어! 그는 아무하고도 소통을 하지 않았잖아. 사람을 싫어한다고 생각할 만큼. 반면에 글렌은 근본적으로 관대한 사람이었어. 알겠지만 두 사람은 성격이 정반대야.”
(1부. 인트로이투스 81~82쪽 중에서)

“쇤베르크 덕분에 음악은 마침내 시대의 거울이 된 거야. 자기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건 끔찍한 일이지. 작곡가들은 지난 세기의 낡은 규칙들을 뛰어넘을 권리가 있고, 의무도 있어. 그 버러지 같은 피타고라스 이야기로 끝을 맺어야겠군! 가죽을 벗겨 죽일 놈! 음악은 천체의 조화보다는 지상의 혼돈을 반영해야 해! 혼돈 말이야!”
(2부. 키리에 178~179쪽 중에서)

“음악은 사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규칙을 따릅니다.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법칙 같은 거죠. 솔페지오를 말씀하시겠지만……. 물론, 그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는 건 다른 규칙들, 외적으로 드러난 것 말고 좀 더 근본적인 규칙을 말하는 것입니다. 수많은 곡들을 살펴보았는데 다른 규칙들보다 우선하며, 음악의 역사에 의미를 부여하는 한 가지 규칙이 존재했습니다. 저는 500년 전부터 작곡된 모든 곡을 검토해보았고, 전기 수백 권과 저서 수천 권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찾아냈습니다. 그 법칙을요. 몇 세기를 거쳐 조스캥 데 프레나 몬테베르디, 바흐, 모차르트 같은 천재들에게 공통적으로 보이는 법칙을 말입니다.”
(3부. 디에스 이레 286~287쪽 중에서)

“모차르트의 음악이 왜 그렇게 생생한지 아십니까? 그가 각 소절마다 새겨넣은 건 바로 죽음이었기 때문입니다.”
(4부. 투바 미룸 411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