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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의 금기를 찾아서 (큰글자 살림지식총서 061)
강성민 지음 | 2013년 3월 15일
브랜드 : 큰글자 살림지식총서
쪽수 : 96 쪽
가격 : 12,000
책크기 : 163*255
ISBN : 978-89-522-2398-2-04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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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지식총서, '큰글자'로 새 옷을 입다!

최근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전개되면서 더불어 노년층 독서인구가 증가하고, 다양한 지적・문화적 욕구 또한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노안이나 약시・저시력 등의 이유로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독자들 또한 늘고 있다. 이에 살림출판사의 대표 브랜드인 살림지식총서가 문고판 최초로 제작 및 보급에 나섰다. 큰글자 도서는 노안으로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과 시각 장애인들이 책을 읽기 쉽도록 글자 크기를 키운 도서로, 선진국에서는 ‘라지 프린트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제작되기도 한다.
이 책들은 일반 글자크기인 10포인트(살림지식총서 기준)보다 1.5배 정도 더 큰 약 15포인트의 글자크기로 제작됐다. 큰글자 도서는 현재 출간된 살림지식총서 중 건강, 복지, 고전, 역사, 인문 등 중장년층의 관심이 집중된 분야 중심으로 추가 제작될 예정이며 큰글자 도서의 출간을 염두에 둔 기획도 진행 중이다. 독서 소외 계층을 위한 살림지식총서의 노력은 계속될 예정이다.
이 책은 저자가 [교수신문]에서 학술기자로 활동하면서 느낀 학계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나름의 시각에서 주제화해서 정리하고 비판한 것이다. 저자는 정말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 희극(戱劇)이 존재하는지 아냐고 맹랑한 질문을 한다. 그의 비판에 의하면, 생태주의자들은 현대사회의 반생태성을 비판하지만 자신들 논리의 반생태적인 부분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문화평론가들도 자신들의 글에 ‘문화’와 ‘비평’이 빠져 있고, 오히려 자신들의 글쓰기가 ‘문화비평’의 대상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다. 또한 우리 학문의 미국의존성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자신이 유럽 의존적이라는 점을, 민족 의존적이라는 점을 모르고 있다고 한다. 그가 ‘대형 보수공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스스로 ‘배은망덕자’의 신세가 될 수밖에 없었던 고민이 무엇인지 그 속내를 들어보자.
학계의 금기를 말하며
스승 비판
전공불가침의 법칙
논문 형식의 실험
이성의 세계에서 추방된 주제들
생존 인물에 대한 탐구
진보 없는 보수, 보수 없는 진보
김우창 혹은 학제성
참을 수 없는 생태의 비생태성
문화비평에 ‘문화’와 ‘비평’이 없다
대중적 글쓰기의 허구성
근대성 콤플렉스
대학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모순인 서열주의, 인맥주의를 발원시키는 수원지라는 오늘날 학자들의 견해는 그 밑바닥에 도사린 ‘원죄 의식’으로서 스승 비판을 주목하게 만든다. 프로이트식으로 말하면 그것은 극복할 수 없는 슈퍼에고라 할 수 있다. 한 시인은 “아버지를 이긴 날, 바람 부는 강가에 나가 갈대밭에 엎드려 꽃뱀처럼 울었다.”고 외쳤다. 한국의 대학에서는 아버지는커녕 고조할아버지도 비판할 수 없는 성역에 모셔져 있다. _p.11

민중사를 재구성하는 작업은 민족지적 방법을 다양하게 시도해야 하는데 아직 어렵다는 것. 이에 따라 역사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도 제한을 많이 받는다. “아무리 뭐라 해도 역사는 사실(事實)”이라는 낡은 인식이 ‘사료’에 대한 합리적 토론과 의견 일치를 모아 내는 일을 가로막고 있다. 또한 ‘인과적 서술’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점도 문제다. 가령 역사를 재구성하다 보면 인과관계로 도저히 풀리지 않는 부분은 있는 그대로 보여 줄 필요가 있는데, 그걸 억지 논리를 통해서 인과적으로 매끈하게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소설을 못 쓰게 막으면서 오히려 소설을 쓰는 셈이다. 특히 민족주의적 서사에서 이런 현상이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_pp.25~26

인터넷이 발달하고, 정치적 커뮤니티들이 활성화되면서 이런 식의 건강한 비판 문화는 좀처럼 자리 잡지 못하고, 대신 인신공격성 비판이 난무하는 게 현재의 이념적 논쟁의 구도다. 익명의 글쓰기, 쓰는 족족 달리는 댓글 등 여러 특성상 인터넷의 이념 논쟁은 오프라인보다 훨씬 심각하게 이념 순결주의와 보・혁 간 대립을 부채질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특히 어떤 사안에 대해 개인이 생각할 시간도 주지 않고 노선을 정해, 실시간으로 서명 받고 설문 조사 하는 식의 담론 창출의 행위는 경직되면서도 동시에 내용 없는 진보와 보수에 사람들이 끌려 다니게 만드는 것이다. 진보 안의 보수와 보수 안의 진보를 고민하는 것은, 진보적 실천을 위한 화두를 찾고 새로운 연대를 모색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자신의 이념적 불균질성을 끊임없이 인식하게 하고, 그 결과물을 표현으로 이끌어 내는 민주적이고 절차적인 의사소통 구조를 확립하는 일과 가깝다. _p.52

오늘날, ‘쉽다는 것’은 하나의 이데올로기임이 분명하다. 그 이데올로기는 ‘전문성’의 이데올로기에 비해서는 인간적이지만, 그 부작용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이런 이데올로기에 편승한 대중적 글쓰기의 한계는 명백하다. 그것은 내용의 상한선을 명백하게 긋고 시작함으로써 자기 발전의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하는 행위이다. 쉬워야 하고, 재미있어야 하고, 너무 깊게 들어갈 필요가 없고, 예시를 많이 들어서 설명하자는 계율은 마치 허들 경기와도 같이 정형화된 힘겨운 몸짓을 생산해 낸다. _p.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