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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오디션 (살림 5.6학년 창작동화 20)
한영미 지음 | 박현주 삽화 | 2017년 5월 2일
브랜드 : 살림어린이
쪽수 : 152 쪽
가격 : 10,000
책크기 : 152*215
ISBN : 978-89-522-3616-6-7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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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과 평가, 끝없는 경쟁에 지친
아이들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
무한 경쟁에 질린 장으뜸, 이번엔 제 발로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다!

평가당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단계마다 시험과 평가, 경쟁으로 우열을 가리고, 잘하는 이와 못하는 이가 걸어갈 길을 갈라놓는다. 그게 싫다고 둘러 가면 또 다른 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눈물의 오디션』은 피하고만 싶은 ‘경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창작 동화다. 전작 『가족을 주문해 드립니다!』로 수많은 팬을 확보한 한영미 작가가 이번에는 독자들의 일상에 도사리고 있으며 피해 갈 수 없는 ‘경쟁’을 주제로 돌아왔다.
주인공 으뜸이는 경쟁을 세상 그 무엇보다 싫어한다. 더구나 할머니 친구 손자이자 같은 반 친구 준희보다 못하는 것을 자존심 상해한다. 독서 교실에서 하는 연극 발표회를 앞두고는 배역 오디션이 있다는 말에 아예 포기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더는 학원을 그만둘 수는 없는 벼랑 끝 상황에 놓인 데다, 마음과 달리 자꾸만 극본에 눈길이 간다. 일단 역할을 따내기만 하면 잘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코앞에 닥친 경쟁의 끝판왕, 연극 오디션! 과연 이 치열하고도 눈물 나는 오디션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도전과 경쟁, 남을 짓밟고 올라서는 과정이 아닌 자기 성장의 기회

아이돌을 꿈꾸는 소녀, 소년들이 경쟁하며 데뷔의 기회를 잡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다. 이들을 응원하며 같이 손에 땀을 쥐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상대보다 우위에 서기 위한 살 떨리는 경쟁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가 쭉쭉 빠지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눈물의 오디션』의 주인공, 장으뜸처럼 말이다.
경쟁을 즐기는 타고난 승부사 체질도 있지만 혹여나 실력이 조금 떨어져서, 아니면 단지 운이 나빠서 남보다 살짝 뒤처지기라도 하면 맥이 탁 풀려 모든 걸 놓아버리는 유형이 있기 마련이다. 으뜸이가 바로 그런 아이다. 영어 학원에서는 매일 단어 시험을 보는 데다 가장 점수가 높은 아이에게 단어 왕 왕관을 씌워 주는데 으뜸이는 한 번도 왕관을 써 본 적이 없어 한 달 만에 끊은 전적이 있다. 이번엔 수학 학원에서 반 편성 시험 결과를 공공연히 붙여 두자 모두가 자기를 비웃는 것 같아 그만두기로 마음먹는다. 다닌 지 두 달 만에 끊겠다고 다짐할 정도로 남과 비교당하고 평가당하는 것이 싫어 친구들과 어울려 하는 수업은 안 들으려 하고, 모든 공부를 홀로 하는 과외로 돌려 버리는 으뜸이. 이러한 으뜸이의 행동이 특별히 소심하거나 스트레스에 취약한 성향 탓일까? 개인의 특성과 장점은 무시하고 성적으로 등급을 매기는 사회, 그리고 도전과 과정의 즐거움을 가르치지 않고 성과 위주로 칭찬하는 분위기가 으뜸이 같은 아이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남에게 지거나 실패하는 게 두려워 아예 시도도 하지 않으려는 으뜸이를 보며 많은 독자는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보게 된다.
그러나 변화의 시작은 언제나 내부에서 태동한다. 경쟁을 피하기만 하던 으뜸이도 결국은 자신의 마음이 이끄는 쪽을 향해 가기로 큰 용기를 낸다. 공부랑은 좀 다르게 마음이 끌리는 연극 오디션을 보고 주인공 역을 따내기 위해 도전하는 것이다. 용기를 내기까지는 긴 고민의 시간과 옆에서 반면교사를 보여주는 외삼촌, 늘 으뜸이를 응원하는 교육 매니저 할머니의 도움이 있다.
작가는 ‘누구나 잘하는 것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그것을 찾아내고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 보는 것도 삶의 즐거움 아닐까’ 생각하며 이 이야기를 썼다. 독자들은 으뜸이가 처한 상황과 고민을 통해서 남을 이기려는 경쟁이 아닌, 스스로 껍질을 찢고 나아가 가능성과 한계에 도전하는 ‘자신과의 경쟁’에 눈을 뜨게 된다. 평범한 주인공 으뜸이가 온몸으로 부딪혀 얻은 깨달음이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의 울림으로 다가갈 것이다.

현실적인 인물들이 그려 내는 몰입도 높은 이야기

『눈물의 오디션』은 현실감이 넘실대는 극사실주의 동화다. 맞벌이 가정에서 자라 늘 ‘종일반’ 아이였던 주인공은 할머니 덕에 종일반에서 벗어난다. 일하는 딸이 자랑스러운 한편, 혼자인 손자가 가슴 아픈 할머니는 손자의 응석을 다 받아 주고,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서는 본격적으로 ‘교육 매니저’ 역할을 맡는다. 학원 갈 시간을 체크하거나 좋은 과외 교사 정보를 주변에 수소문한다. 대형 할인 마트에 밀려 슈퍼를 접고 만 외삼촌은 한집의 가장임에도 끊임없이 대형 할인 마트 탓만 하며 현실에서 도망치려고 해 온 가족에게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이런 환경 속에서 으뜸이는 잘하고 싶은 욕심에, 그리고 실수할까 봐 걱정되는 마음에 많은 경쟁 상황을 외면하며 자라 왔다. 줄넘기 급수 시험도 ‘인생에 꼭 필요한 것도 아닌데. 그래, 너희나 해라. 내가 양보하지.’ 합리화하며 포기하는 게 더 쉬운 아이가 되는 중이었다. 하지만 과거에 연기를 잘해서 칭찬받은 기억이 있는 ‘연극’에서는 마음이 흔들린다. 으뜸이가 잔뜩 심취해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 속 상황을 연습하는 장면, 그리고 주연을 따내기 위해 기저귀까지 차고 오디션에 나서는 장면은 몰입도가 극에 달하는 이 책의 백미다.
우리가 모든 분야에서 기를 쓰고 경쟁할 필요는 없다. 작가는 자기만의 색깔을 내고 싶을 때, 그것을 해야 스스로가 행복할 것 같을 때 용기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인생에서 적어도 한 번쯤은 이런 용기를 내야 할 때가 온다. 만약 그 한 번도 부담스럽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자. 경쟁은 남들보다 더 잘하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 나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보여 주기 위해 하는 거라고. 이 책의 주인공 으뜸이처럼 말이다. 그러면 결국 경쟁은 자기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다.
점수표 11
끊을 거야 24
망고 맛 사탕 36
그래, 너희나 해라 48
스피드 퀴즈 58
나는 떠돌이야 69
“My Lady!” 83
오디션 울렁증 94
준희는 대형 할인 마트 106
할머니, 가지 마 118
기저귀를 차고서라도 128
스타와 매니저 140
“야, 장으뜸 우리 반 아니냐?”
누군가 내 이름을 들먹였다. 얼굴이 훅 뜨거워졌다.
“설마. 동명이인이겠지.”
이야기를 주고받는 아이는 현영이와 혜진이다. 나는 현영이가 혜진이 말을 믿어 주기를 속으로 빌었다.
“흔한 이름도 아니고, 얜 딱 걔다.”
현영이는 고집스럽게도 자기 짐작을 굽히지 않았다.
“장으뜸 진짜 대박!”
다음 말은 뻔했다.
“공부 짱 못한다, 헐!”
-본문 14쪽 중에서

“할머니, 나 독서 교실 끊을게.”
나는 연습 삼아 말해 보았다. 이 말을 들었을 때 할머니는 뭐라고 할까?
“또?”
대번에 이렇게 소리 지르겠지. 안 그래도 나 때문에 걱정하는 눈치던데.
며칠 전에 할머니, 엄마, 아빠가 대화하는 것을 들었다. 밤중에 세 사람이 곧잘 이야기를 하는데 대부분은 외삼촌 이야기다. 외삼촌 이야기만 했다 하면 세 사람은 흥분해서 자연히 목소리가 커진다. 그래서 내 방에서도 말소리가 다 들리게 되는데, 외삼촌에 대한 이야기 끝에 간혹 내 이야기가 꼬리처럼 붙곤 했다. 이번에는 내가 학원을 못 다니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였다. 세 사람은 왕따, 사회성 부족, 시험 공포증 같은 말을 하며 으뜸이도 걱정이네, 하고 마무리했다. 나는 세 가지 중에서 나를 가장 잘 설명한 말은 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걱정이네.’ 이 말이 가슴에 남았다. 내가 학원을 길게 못 다니는 것이 가족이 걱정할 만한 일인가. 그게 걱정이면 독서 교실 끊는다는 말을 어떻게 하나. 나는 그게 걱정이었다.
-본문 43~45쪽 중에서

‘연극을 꼭 해야 하나?’
어느덧 연극을 안 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기 시작했다.
‘연극 안 하면 어때?’
작년에 「흥부전」을 할 때도 우리 반에서 연극을 한 사람은 딱 다섯 명이었다. 나머지는 연극과 상관없는 것을 했다. 그러니 그 아이들처럼 나도 연극 구경하는 사람 역할을 잠깐 하면 된다. 그래, 그러면 돼. 그리고 연극은 여기가 아니라도 다른 곳에서도 할 수 있다. 학교 발표회도 있고 중학교, 고등학교 연극반에서도 얼마든지 연극을 할 수 있다. 내가 대학을 연극학과에 들어간다면 더 많이 연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번에 못 해도 괜찮다. 나에게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나는 결정했다.
‘오디션, 안 봐.’
그런데 집에 와서도 자꾸만 극본으로 손이 갔다. 오디션을 보지 않겠다고 결심했는데도 나는 극본을 읽고 있었다. 다 읽은 다음엔 가장 재미있는 장면 세 개를 뽑았다.
-본문 99~100쪽 중에서

“떨지 말고 힘내.”
자신 없어 하는 내가 불쌍했는지 미라가 속삭여 주었다. 미라는 두 번째 연기하는 거라서 그런지 여유 있어 보였다. 미라가 아까처럼 썰매 타는 시늉을 했다. 몸이 위로 펄쩍 뛰어오르는 듯 살짝 일어났다가 앉기까지 했다. 그 모습을 보니 나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할머니랑 베개에 앉아서 연습했던 것처럼 연기를 했다. 나는 미라가 하는 행동을 똑같이 따라 하려고 노력했다. 같은 썰매를 탄 입장이니까 그래야 할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슬슬 연기 욕심이 일어났다. 나는 썰매에서 미끄러져 줄에 매달려 가는 모습도 표현해 보았다. 의자 다리를 잡고 눕기도 하고 뒤집어지기도 했다.
‘기저귀 덕을 보다니.’
기저귀를 차서 그런지 바닥에서 몸을 엎치락뒤치락 막 굴려도 엉덩이가 아프지 않았다.
“잘했어. 너 연기 좀 하는구나?”
미라가 내 손을 잡아 일으켜 주며 말했다.
“아, 고마워.”
-본문 137~138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