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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깔스럽게, 도시락부 (Sallim Young Adult Novels 33)
범유진 지음 | 2017년 5월 30일
브랜드 : 살림Friends
쪽수 : 276 쪽
가격 : 11,000
책크기 : 148*210
ISBN : 978-89-522-3629-6-4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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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 9788952236296.hwp
꿈이 고프고 사랑에 목마른 다섯 주인공들의 ‘맛깔스러운’ 성장기
보기 좋고,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청소년소설
청소년의 일상과 고민 위에 장르적 재미를 끼얹다!
유쾌함과 뭉클함이 가득한 맛있는 청소년소설
최근 한솥, 본, 오봉, 백선생, 혜자, 혜리 등 간편하고 저렴하게 빨리 먹을 수 있는 ‘한 끼 동반자’ 도시락의 열풍이 거세다. 거리 곳곳에서 특색 있는 도시락 전문점들을 찾아볼 수 있는가 하면 편의점에는 다양한 구색의 도시락들이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다. 이처럼 도시락 문화가 유행하는 가운데, 한 고등학교에 ‘도시락 연구부’라는 정체불명의 동아리가 개설되어 화제다.
일명 ‘도시락부’라고 불리는 이 동아리는 옆구리 터진 김밥 한 줄, 먹다 남긴 식빵 한 쪽, 심지어 젓가락만 들고 와도 누구나 환영하면서 옆자리를 내어 준다. 부원들에게는 무엇을 먹는가도 중요하지만 함께 모여 밥을 먹고 시간을 보내는 활동 자체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도시락 반찬을 연구하거나 도시락을 판매하는 등 주로 일반적인 활동을 펼치지만 때로는 동네에서 발생한 길고양이 연쇄 살해 사건을 파헤치기도 하고, 학교 일대를 두려움에 떨게 만든 신종 변태 ‘스크래치 맨’을 추적하기도 한다.
『맛깔스럽게, 도시락부』는 위에 소개한 가상의 동아리, ‘도시락부’를 배경으로 다섯 부원들이 다양한 사건들을 겪어 내며 서로 사랑과 우정을 나누고,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과정을 시종일관 발랄하게 그린 장편 청소년소설이다. 이 작품은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에 단편 청소년소설 「왕따 나무」가 당선되어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신인 범유진 작가의 첫 장편 청소년소설이다. 작가는 청소년들의 꿈과 사랑, 일상과 고민을 주재료로 삼고 여기에 추리와 로맨스 등 장르적 재미라는 양념을 더해 한 그릇에 담아내었다. 더불어 왕따, 조손가정, 성정체성 등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사회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곁들여 독서의 풍미를 살렸다. 그런 의미에서 『맛깔스럽게, 도시락부』는 보기 좋고,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영양 만점 청소년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정체불명의 동아리, 도시락 연구부(a.k.a. 도시락부)의
다섯 부원들이 펼치는 ‘맛깔스러운’ 성장기
고등학교 입학을 계기로 ‘잘나가는 나’로 거듭나고 싶은 소심녀 윤모아, 아이돌 활동과 자신의 진짜 꿈인 무용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강보라, 도시락부의 부장이자 요리사가 꿈인 민태준, 오빠의 죽음으로 인해 유도를 그만두고 1년 꿇은 중고 신입생 최수빈, 수학 천재이자 최수빈의 남자 친구인 이신기. 도시락부는 이 다섯 명의 멤버로 구성되어 있다. 청소년소설 『맛깔스럽게, 도시락부』의 가장 큰 매력은 개성 넘치는 다섯 주인공들의 일상과 그들이 만들어 내는 에피소드를 통해 오늘을 사는 청소년들의 꿈과 고민, 사랑과 우정, 아픔과 상처를 때로 경쾌하고 때로 뭉클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장래를 준비하고 꿈을 좇아 노력하는 청소년 독자라면, 요리사가 되어 아빠의 식당을 물려받길 원하는 민태준과 자신이 연예계 생활보다 무용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강보라의 고민에 크게 공감할 것이다. 또한 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독자라면 민태준, 강보라, 윤모아가 펼치는 유쾌한 삼각관계와 오랫동안 사귀어서 더욱 서먹해진 최수빈, 이신기 커플을 통해 또래들의 솔직담백한 연애관을 엿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무상 급식 지원 탈락을 걱정하는 윤모아, 엄마의 지나친 간섭에서 벗어나고 싶은 강보라, 치매를 앓고 있는 엄마를 그리워하는 민태준, 성정체성에 혼란을 겪으며 반에서 왕따를 당한 최수형(최수빈의 오빠)의 이야기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청소년 독자들은 마치 자신이 도시락부의 여섯 번째 멤버가 된 것처럼 깊이 공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른 부원들과 함께 웃고 울고, 환호하거나 좌절하고, 고민하고 노력하면서 어느새 어떤 문제도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긍정의 기운을 얻게 될 것이다.

꿈이 고프고 사랑에 목마른 청소년들에게 선사하는 재미와 감동이라는 포만감
친구들과 둘러앉아 도시락을 나눠 먹는 것처럼 정겨움과 따뜻함이 가득한 작품
최근 ‘혼자서 밥을 먹는 일’ 즉 ‘혼밥’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경제적 혹은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함께할 가족이나 친구가 없어서, 혼자만의 여유나 고독을 즐기고 싶어서, 그저 귀찮아서 등등 이유도 제각각이다. 이러한 혼밥 문화는 청소년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더구나 학생들에게는 교내 급식 문화가 일반적이다. 그래서 여럿이 함께 모여 기성품이 아닌, 누군가가 정성껏 싼 도시락을 나눠 먹는 모습은 청소년 독자들에게 꽤나 생소하면서도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갈 것이다.
저마다 도시락을 들고 둘러앉았을 때의 정감, 내 도시락에 어떤 반찬이 담겼을지 기대하며 도시락 뚜껑을 열 때의 설렘, 맛난 반찬을 발견했을 때의 환희와 다른 친구에게 빼앗겼을 때의 실망과 분노, 도시락을 싹 비워 냈을 때의 포만감, 도시락을 싸 준 누군가에 대한 감사 등등 친구들과 함께 모여 도시락을 먹는다는 행위는 참으로 다양한 정서를 느끼고 나누고,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어 준다.
범유진 작가는 자신의 학창 시절 경험을 토대로 도시락부를 탄생시켰다. 점심시간이 되면 몇몇 친구들과 오순도순 모여 앉아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도시락을 다 먹은 뒤에는 함께 운동장을 거닐며 장난도 치고 그랬다. 작가는 이 시간들이 선사하는 가치, 삶을 더 풍요롭고 따듯하게 만들어 주는 미덕들을 청소년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다.
우리 청소년들은 질풍노도와 같은 허기와 갈증에 시달리고 있다.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이 냉장고 속 카레처럼 지겹고 물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큼한 사랑과 연애에 항상 목마르고, 하고 싶은 일이 많거나 또는 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 꿈이 고프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소년에게는 나만의 도시락, 나만의 스토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찬찬히 음미하고 잘 소화시켜야 한층 더 성숙해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재미와 감동이 고루 담긴 『맛깔스럽게, 도시락부』는 청소년 독자들에게 훌륭한 성찬이 될 것이다.
윤모아 이야기 : 샌드위치 주먹밥
강보라 이야기 : 백반 한 상 그대로
민태준 이야기 : 꽃이 핀 김밥
최수빈 이야기 : 어중간한 삼각 김밥
이신기 이야기 : 고구마 맛탕
그리고 또 한 명 : 도시락 소풍
작가의 말
“도시락부에 들어갈 생각은 없어, 그럼?”
이렇게 물으면 도시락부에 대해 신나게 떠들던 아이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저었다.
“그건 좀…… 거기 너무…… 괴짜들 모임 같잖아.”
괴짜, 썩 좋게 들리지는 않는 말이다. 그 단어를 아무리 곱씹어도, 정체 모를 실험 도구가 가득한 과학실에 서 있는 음흉한 과학자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도시락부의 규칙은 그렇게 이상하지 않았다. 오히려 느슨했다.
“도시락부가 아니더라도 원하면 언제든 정자에 와서 같이 먹어도 돼. 오는 사람은 막지 않거든. 부원이라고 해서 매일 정자에 나와야 하는 것도 아니고. 도시락은 뭐든 오케이야. 우유나 주먹밥이어도 괜찮아. 젓가락만 들고 와도 되고.”
‘도시락부’라고 내세울 정도면 반드시 집에서 싸 온 도시락이어야만 한다거나 뭐, 그런 규칙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오는 사람도 안 막겠다니, 그럼 대체 부에 들어가야 할 필요성이 무언가 싶었다.
“엄청난 특전이 있거든, 부원이 되면…….”
-pp. 35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
내가 곧잘 듣는 빈정거림이다. 연예인 3세, 부모를 잘 만나서 고생 없이 성공한 케이스. 나는 그 말을 부정한 적이 없다. 사실이니까.
하지만 그들은 모른다. 물고 태어난 금수저 위에,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 한 점을 올리기가 얼마나 힘든지 말이다. 수많은 학원과 레슨, 그중에서도 내가 배우겠다고 먼저 나선 것은 무용뿐이었다. 아빠도, 엄마도 내가 현대무용을 배우는 걸 달가워하지 않았다. 차라리 발레를 배우라고 했다. 1년 안에 대회에 나가서 금상을 받을 것, 현대무용을 배우는 조건으로 엄마와 한 약속이었다. 그 약속을 지키려고 나는 새벽 5시부터 연습을 시작하곤 했었다.
무용이 좋았다. 이유 없이, 그냥 무작정 좋았다. 그래서 더욱 실패하는 게 두려웠다.
도망치자.
-pp. 98

“아빠, 엄마가 쌌던 김밥 말이야. 안에 뭐 들어갔는지 알아?”
“알지, 그럼. 생각나니까 먹고 싶네. 네 엄마 김밥은 손이 엄청 많이 가. 재료를 하나하나 가늘게 썰어야 하거든. 파채는 미리 물에 담가 놔야 하고, 지단도 그냥 부치는 게 아니라 흰자에 녹말을 풀어야 해.”
“그렇게 손이 많이 가는 거였어?”
“기본 재료 손질을 잘해야 예쁜 음식이 나온다, 이게 엄마 입버릇이었거든.”
“……그건 몰랐어.”
나는 고개를 들었다. 하늘은 어둡고 식당 안 구석 자리는 여전히 비어 있다.
“아빠, 나 부탁할 게 있는데…….”
내가 꺼낸 이야기에 아빠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점점 아빠의 입가에 미소가 퍼지기 시작했다.
(중략)
아빠는 입간판을 들었다. 나도 한쪽을 붙잡았다. 입안에 맴돌던 말이 있었지만 슬그머니 삼켰다. 아직은 용기가 나지 않았다.
김밥을 싸서, 엄마를 만나러 가자.
-pp. 160~161

“그럼 배 아파? 어디, 체했나 보자.”
신기 오빠의 손이 불쑥 내 윗배에 닿았다. 내 몸이 용수철처럼 솟아올랐다.
“괜찮다니까!”
나는 버럭 소리를 지르고는 정자를 뛰어 내려왔다.
‘최악이야, 진짜!’
요즘 따라 불룩 튀어나오기 시작한 배가 원망스러웠다. 이럴 줄 알았으면 다이어트라도 할 걸 그랬다. 창피함이 몰려왔다. 창피함 뒤로 이어진 건 허탈함이었다. 복도를 뛰듯이 빠르게 걷다가 이내 힘없이 느려졌다.
‘보통 여자 친구 배를 그런 식으로 만져? 아니잖아?’
눈에는 콩깍지, 손만 닿아도 찌릿찌릿, 어떻게든 여자 친구와 스킨십을 한 번이라도 더해 볼까 전전긍긍하는 순정 만화 속 남자 주인공 같은 반응을 바라는 건 아니다.
‘적어도 여자 취급을 하라고, 여자 취급을!’
배를 쓰다듬던 손길은 아무리 생각해도 남자 친구의 것이 아니다. 그 손길은, 어릴 적 내가 자주 만났던 것이었다. 내 아픈 배를 쓰다듬어 주던 수형 오빠의 손이었다.
역시나…….
나는 푹 한숨을 쉬며 교실 문을 열었다.
‘역시 내 오빠 노릇을 해 주고 있는 것뿐이야…….’
스멀스멀 피어오르던 의심을 더는 모른 척할 수 없다.
-pp. 207~208

최수형의 노트에 적혀 있던 한마디.

고맙다, 이신기.

그 말은 나중에서야 경찰을 통해 전해 들었다. 경찰은 나에게 이것저것 물었다. 나는 그저 고개를 저었다. 내가 최수형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는 것을, 그때야 알았다.
최수형은 내게 수수께끼를 남겼다.
나는 정자에 가지 않게 되었다. 비어 있던 최수형의 자리는 금방 치워졌고, 반 아이들 중 누구도 그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게 되었다. 더위가 남아 있던 날씨는 금세 서늘해졌다. 은행나무의 잎이 조금씩 노랗게 변해 갔다.
창밖으로 노란 은행잎을 보고 있자니 고구마 맛탕이 떠올랐다.
나는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정자로 향했다.
정자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정자 난간에 앉았다. 한참을 앉아 있었다. 점심시간 끝나는 종이 울렸다. 샛길을 통해 흘러들던 요란한 발소리와 시끌벅적한 목소리가 사라졌다.
“대체 뭐가 고마웠다는 건데…….”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알 수 없던 수수께끼.
“뭐가 고맙냐고! 뭐가!”
허공을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최수형에게 해 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pp. 238~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