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나쁜 놈은 칼에 맞아 죽고, 살고 싶음 머리를 잘 굴려야 한다.

내가 역사를 바라볼때 마다 항상 갖는 생각 중의 하나이다.
머리가 좋은 사람은 뒤로 뒤집어 져도 기어 살아남는 법이 현실인데, 타국과의 전쟁이나 권력의 투쟁속에서 무사히 살아남아 한자리 꿰차기 위해서는 눈치와 지략은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법이다.
고로 머리 나쁜 놈은 언제고 칼에 맞아 죽고, 머리 좋은 놈은 좋은 자리 꿰차고 권력을 휘두르는 법이다.

냉정한 판단력과 뛰어난 지략, 민첩한 행동 그리고 귀신같은 눈치를 가진 영웅들이 대거 등장하는 역사서는 내가 연애소설 만큼이나 사랑하는 분야이다. 자신의 부모, 형제도 권력 앞에서는 적이 되어버렸던 비정한 과거 역사의 시대에 들어가보면 나도 모르게 그들의 지략과 냉정함에 닭살이 돋고 몸을 부르르 떨어버린다.

오늘 만난 [신라인 이야기]는 말그대로 천년의 왕국 신라에서 나고 자란 인재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가 흔히 역사 수업시간에 배웠던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기에 새로운 인물에 대한 
어떤 흥미로움은 많이 생기지 않았지만, 미처 교과서에서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들이 참 많아
또 다른 신라의 신선함을 안겨주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일본천황을 상대로 간덩이 부은 신라 상인 김태렴의 사기극이였다.
752년 윤 3월 일본 후쿠오카에 도착한 신라 사절단은 700명 규모의 신라 왕자 김태렴이 이끌고 있었다.
김태렴은 일본 천황을 마치 중국의 황제인냥 대접하고 고개를 숙이는 등의 립 서비스를 해서 
천황이 내리는 관위와 값비싼 물품등을 넙죽 받아왔다. 하지만, 그 다음해 753년 일본 천황은 자신을 극진히 대했던 김태렴만을 믿고 신라로 사절단을 보냈다가 추방이라는 모욕적인 선물을 받고나서야 김태렴이 귀족 상인 집단의 사절단으로 일본에 들어와 가짜 왕자 행세를 했던 것을 알게된다는 내용이다.
이때 김태렴은 가지고 간 물품을 다 팔고, 또한 일본에 신라 물품을 유행시키며 부를 거머쥐게 되었는데,
어찌나 이 김태렴이라는 인간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는지 모르겠다.
한 나라의 왕을 상대로 사기극을 펼치는 그의 대담성과, 당시 당과 신라가 갖고 있는 불편함으로 오던 경제적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 짜는 것 부터가 역시 난놈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역시...어느 시대건 머리 좋은 놈은 꼬꾸라져도 잘 사는구나...싶다.
이렇게 통쾌하면서도, 재미있는 역사이야기가 우리의 딱딱한 역사 교과서에도 실렸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역사 시간이 지루함보다는 즐거운 이야기 시간으로 변하지 않을까?

그리고 또 나를 유혹했던 바다의 왕자이자 신이였던 장보고.
사실 장보고는 나에게 그다지 인기있는 인물이 아니였다. 하지만, 해신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장보고에 대해 다시보게 되었고 또 고구려보다는 신라에 관심을 갖게 해준 인물이라는 점에서 참 흥미롭게 장보고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드라마에서와는 달리 실제 장보고는 권력을 쥐고 흔든 말 그대로의 권력가였다.
신분이 미천했던 장보고로서는 핏줄이나 그 집안의 배경을 중시여기던 신라에서 청해진 대사라는 위치를 내려준것만으로 만족하고 자중했어야 했다. 만약 그가 갑작스런 살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딸을 왕과 혼인을 시켜 자신의 권력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야망을 키웠고,
급기야 자신의 작은 성인 청해진에서 반기를 들어 염장에 의해 살해되어 신라 중심으로 나가고자 했던 그의 꿈은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다. 드라마에서 형성된 이미지들과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간의 캐릭터가 부딪힘으로써 생기는 혼란은 또 다른 즐거움으로 "아. 실제로는 또 이랬구나.." 라는 새로운 지식의 즐거움을 안겨주기에 기쁘다. 이번 [신라인 이야기]에서는 장보고가 그런 역할을 해주었다.

배 한가득 사자를 싣고 우산국으로 가 말 몇마디로 가야국의 항복을 받아낸 이사부 부터 
신라 전통의 혼례의 절차를 보여주며 화려하게 혼례식을 올린 신문왕등의 자신들의 목숨과도 같았던 나라 신라가 그 천년의 문을 닫고 고려에 나라를 바쳤다는 사실을 저승에서라도 알게된다면 어땠을까..라는 땡뚱맞은 생각을 해본다.
드라마 태조왕건에서 신라의 왕이 나라를 들어 왕건에게 바치던 장면이 스쳐 지나가며 
그 천년의 시간을 이어온 신라에 대해 우리는 500년 역사의 조선보다 홀대한것은 아닌지...
신라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또 여러 매체를 통해 다각적인 방면으로 신라의 향을 전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신라인 이야기’란 책은 내가 접근해보지 못한 새로운 내용들을 담고 있다. 삼국시대의 삼국은 물론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새롭게 알 수 있도록 해주었다. 신라의 탄생과 부흥 과정에서 약자였던 신라는 내부적 갈등을 잘 치유하면서 외부적 국제관계를 십분 이용, 마침내 통일 왕국을 완성하는 과정은 무척 인상 깊었다. 약자였기에 슬펐던 일도 있었지만 그런 위태로움을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는 현자들의 잇따른 출현은 확실히 신라의 복으로 보이며 역사에서의 보편성보단 특수성이 종종 강한 힘을 발휘할 수도 있음을 확인한다.
  동시에 ‘신라인 이야기’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다만 신라 성골과 진골이란 귀족층의 독특한 인적 구성에서의 차이점이 있었지만 결국 평범한 인간들이 겪는 생활과 감정이 주된 내용이다. 이러기에 이 책에 담긴 저자의 상상력을 통해 가공된 은밀한 사생활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고통과 문제의식을 근거로 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 부분이 내 주목을 가장 많이 끈 부분이다.
  신라 집권층의 성골과 진골의 구성방식과 그들이 핏줄을 이어가기 위한 김씨들만의 근친혼, 그리고 근친혼에 따른 복잡한 가계구도 등은 내가 알지 못한 부분이었다. 이런 근친혼은 혈족의 순수성을 유지하려는 방편이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특수한 관계 역시 인간의 일반적 속성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혈연관계 역시 최고의 자리인 군주와 권력자로의 도전을 막지 못했다. 그래서 비극이 곳곳에 도사리고 폭발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선덕여왕의 슬픈 죽음은 최고의 여왕이란 칭송을 받는 한 여인에겐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또한 김춘추와 김유신의 쿠데타 등은 이 책의 흥미를 더했다. 하지만 이런 칼부림은 최고자리를 위한 불가피한 희생인 것처럼 보였다. 군주는 한자리이고 권력자 역시 소수가 차지하기 마련이다. 이를 얻기 위해 도전하는 자들은 같은 혈족임에도 불구하고 분위기가 자신들에 유리할 경우 다소간의 망설임이 있더라도 결국 실행에 옮겼다. 결국 혈족이 그들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제도와 통제, 그리고 전통 등이 군주와 권력자들을 살려주는 것임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하게 되었다.
  또한 진골들의 근친혼이 빚어낸 슬픔은 평범한 이들보다 더 한 고통을 담아냈다. 애장왕, 흥덕왕, 헌덕왕 등 통일신라 후기에 빈번한 왕들의 교체 뒤엔 근친혼에 따른 복잡한 가계구도가 자리잡았다. 숙부와 결혼도 할 수 있는 그런 집안에서 왕위찬탈이 벌어지자 자기 오빠를 죽인 자가 자기 남편인 경우까지 발생했다. 이것을 좋아해야 할지 아님 부정해야 할지 관련 진골집안의 여자들은 고통을 안고 살았다. 하지만 이런 고통이 그녀들의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았다. 적과의 동침이 될 수 있는 이런 관계 속에서 그 어느 누구도 편안함을 꿈꿀 수 없었다. 결국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이런 기이한 구조 속에서 사람들은 피폐해 갔고 전국적인 위기로까지 번지게 됐다. 즉 모두의 비극으로 간 것이다.
  신라는 특별한 나라는 아니었다. 다른 나라들처럼 강성해졌다가 약해져서 없어진 국가일 뿐이다. 이런 국가에 대해 돋보기를 들이밀 듯 저자는 그들의 역사를 기반으로 해서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있을 법한 개연성을 갖고 신라인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저자의 고백처럼 이 책은 엄격한 과학적 근거자료로 작성되기보단 현대인들의 삶을 유추해서 개연성을 가미한 책이다. 그러나 역사적 자료란 것 역시 반대되는 근거의 발견으로 쉽게 뒤집어 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일한 역사적 진실이 존재한다고 말하긴 어렵다. 차라리 문학적 상상력이 과거의 역사를 더욱 생동감 있게 보일 수도 있다. 또한 과거의 역사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감동과 교훈을 주는 것은 역사 그 자체에 있기보단 공유감이 더 큰 요소일 것이다. 따라서 저자가 만든 문학적 개연성을 통한 공유감 획득은 신라인이란 과거의 인물들이 바로 우리 옆에서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인간들처럼 보이는 이유라고 여겨진다. 인간은 역시 인간일 뿐이란 것을.

'신라'
삼국 중 가장 늦게 발전하기 시작했고 가장 약소국이었으나 결국은 삼국을 통일했다.
신라가 통일을 안하고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더라면 아마도 지금 우리의 영토가 훨씬 넓어졌을 것이다라는 말을 어렸을때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신라가 강대국 고구려와 백제를 물리치고 삼국통일을 할 수 있었던데는 당나라의 도움이 컷음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만약 당나라가 한반도에 관여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내가 삼국사를 공부하면서 가끔 궁금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당나라가 관여하지 않았다하더라도 백제는 의자왕이 간신들에 둘러쌓여 흥청망청하고 있었고
고구려도 연개소문 사후 그 아들들의 다툼으로 나라가 흔들렸으므로 통일까지는 아니더라도
신라가 우위를 점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어쨌든 내가 알고 있는 역사는 학교에서 배운 국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금성 출판사의 만화로 된 한국사 18권짜리를 비롯해서 다양한 책들을 통해 역사를 접해왔다.
무릇 역사란 승자의 입장에서 쓰여지기 마련이고 사실과 다르게 왜곡되기도 한다.
그동안 조선사에 대해서는 책을 통해 제법 접해왔었는데 신라사에 대해서는 별로 접해본적이 없는거 같다.
과연 내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신라사들이 정확한지도 궁금했었고 내가 알지못하는 이야기들이 있는지도 궁금했다. 

이 책은 3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초기, 중기, 통일 신라 이렇게 나누어져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속의 이야기들을 쭉보니 내가 알고 있는 내용과 몰랐던 내용이 반반 정도 되는거 같았다.
특히 그동안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내용들을 좀더 자세히 알 수가 있었다.
눌지왕하면 그동안에는 내물왕의 아들이고 백제의 비유왕과 나제 동맹을 맺었다는것 정도가 내가 아는거였는데 이 책을 통해서보니 고구려의 간섭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한 왕이었고 태자 시절 실성왕에게 살해될뻔했으나 가까스로 위험에서 벗어난것 등 전혀 몰랐던 사실들을 알 수가 있었다.
이 외에도 설계두의 이야기라든지 신문왕 이야기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다.
다만 화백회의에서 폐위된 진지왕에 대해서 많이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거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없어서 아쉬웠다.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보면 볼수록 흥미진진하고 재밌다는걸 느낀다.
그리고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역사가 정확한 것인지 의문시 되기도 한다.
물론 역사라는게 있는 그래로의 사실만을 쓰기는 어렵다고 생각이 된다.
어차피 역사가의 입장에서 주관이 개입될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용인될 수 있는 정도라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권력이란것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시절에는 권력이면 안되는게 없는 시기였다.
그래서 그 권력을 잡기 위해 부모 형제간에도 죽고 죽이고 한다.
백성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권력 유지 그리고 향락에만 관심을 기울이다보니 신라는 결국 망하고 말았다.
진정으로 백성들이 살기좋은 나라는 만들 수가 없나보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신라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알 수가 있어서 좋았던거 같다.
신라뿐만아니라 고구려나 백제와 관련된 책들도 많이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천년의 향취[香臭]를 느끼다.

천 년이라는 세월동안 하나의 나라와 하나의 수도를 가졌던 신라. 긴 시간동안 한반도에 존재 했던 신라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사극들이 만들어지면서 고대 삼국이나 낙랑, 가야 등이 많은 관심을 받고 알려지게 되었지만 고구려나 백제에 비해 신라의 존재감이 미미한 것도 사실이다. 신라가 삼국통일이란 어마어마한 족적을 남겼지만 세간에서는 신라 혼자의 힘이 아닌 외세의 힘을 빌려 통일을 이뤄냈다 하여 위업을 깎아 내리기도 한다.
 신라의 이미지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것도 있을 것이다. 교과서에도 고구려 문화는 웅장하고 패기 있다 말하고 백제의 문화는 우아하고 세련됐다 하지만 신라의 문화는 소박하고 토속적이다 라고만 소개하고 있다. 소박하고 토속적 이라는 건 어딘가 추상적이고 모호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은가. 
그럼에도 신라는 과거의 한반도를 호령했던 주인공이었다. 삼국통일의 과업을 이루고 그만큼 불세출의 인물들도 많이 배출해냈다. 원효대사나 김유신, 김춘추, 이사부, 장보고까지 모두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얘기 듣고 읽으며 자랐던 인물들이다. 이 책은 제목처럼 그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연대순으로 기록 되어있고 사건의 배경과 인물들의 배경도 잘 설명해줘 이해하기 쉽고 역사 공부하기에 좋다.

  책을 읽으면서 막연히 알았던 신라의 정세나 신라의 인물들에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이사부가 우산국을 점령했다는 것은 알았지만 어떤 전략으로 점령하게 되었는지 몰랐는데 기발한 방법으로 우산국을 복속시킨 이사부는 타고난 장수였다는 사실이다. 또 신라왕실의 사람들이 근친혼을 해 익히 알고 있던 인물들이 서로 친인척 관계였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러면서 많은 인물들의 관계가 머릿속에 뒤죽박죽 섞였는데 가계도가 본문 뒤에 부록으로 실려 있어 복잡한 인물 관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보통 역사를 다룬 책은 딱딱해 지기 쉬운데 중간 중간 인물들의 마음속을 읽어 낸 듯한 대사는 저자의 상상력과 결합해 흡사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재미를 주었다. 이 뿐 아니라 시대묘사와 신라와 이웃나라간의 정세에 관해 쓴 글은 저자가 얼마나 철저한 고증을 했는지 알려준다. 아마 역사책을 멀리 했던 사람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책에도 나온, 법흥왕이 말년에 주지가 되었던 신라 최초의 사찰 흥륜사에 대한 기사를 본 기억이 있다. 절터로 추정되는 곳이 발견되었다는 기사였는데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역사가 고증되고 알려진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유적이 발견되고, 비록 우리는 박물관에서 보게 되겠지만 그것을 가까이에서 볼 때마다 과거 천년의 세월이 먼 옛날이 아닌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 잃어버린 고구려의 광활한 영토를 생각하며 개인 적으로 좀 미워했던 신라였는데 이번 기회에 조금 마음이 바뀌었다. 고구려의 영향을 받던 약소국에서 삼국을 통일하기까지 신라가 선택한 주변 여러 나라들과의 외교와 전쟁은 살아남기 위한 신라의 처절한 몸부림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흔히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라고들 한다. 요즘만큼 그 말이 절실히 느껴진 적이 없었다. 많은 역사 왜곡과 조작이 일어나고 있어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물론 현재도 미래에 역사로 남는다. 어느 것이 더 의미 있게 살아가는 방법인지 과거를 거울삼아 몇몇 사람들은 꼭 알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책이 한권이라 아쉽지만 언젠가 책이 연작으로 나오길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

『신라인 이야기』 .. 서영교

중학생 때 였나 ㅡ.
국사 시간에 「신라의 삼국통일」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한 기억이 있다.
토론이라기보다는 다수결로 이런저런 의견의 결론을 지었는데,
신라가 외세(당)를 끌여들여 통일을 이루었다는 사실로 적합한(?) 행동은 아니었다는데 결론이 모아졌다.
난 그 반대의 생각이었지만, 친절하신 선생님께서는 그건 아니다라고 날 바로잡아(?) 주시면서 수업은 끝이났다.
(지금 생각 해보면 교육이 왜 그런식이었는지 ㅡ.ㅋㅋㅋ)

『신라인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그때의 생각이 문득 났다.
단지 외세를 끌여들였다는 사실만으로 비판을 받을만한 일인지 아닌지는
그 시대, 그 상황에 있어보아야만 알 수 있다는 어쩌면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 번 깨우쳐 주는 듯 했다.
(개인적으로 역사 관련 서적을 볼때면 저자의 시각이나 관점을 상당히 중요시 한다.)
그런점에서 난 이 저자의 시각이 참~ 마음에 들었다.

신라가 당과 싸워 승리했고 그 후에 신라인들이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는 주장은
지금의 시각일 뿐이다.
전쟁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던 것은 당의 황제이지 신라의 국왕이 아니었다.
당시 신라인들은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 P 174

예를 들면 이런 것들 ㅡ.
지금의 시각이 아니라 그 당시의 시각으로 여러 상황들을 풀어나가는 것들 ㅡ.

대구에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신라의 옛 수도였던 「경주」에 자주 드나들었다.
그러다보니 "신라"라는 옛 나라는 나에게 친숙한 이름이 되어버렸고, 자연스럽게 관심도 많이 가지게 되었다.
책 곳곳에 들어있는 사진들 또한 자주 가던곳이라 더 친숙하고, 사진들이 친숙하니 책은 더 친숙하게 다가오고 ㅡ.
『신라인 이야기』는 나에게 친숙의 향연이었다. ㅋㅋㅋ

역사관련 서적들을 보면 대부분이 조선, 고려, 조금더 올라가 고구려 정도이다.
상대적으로 "신라"의 이야기는 접하기 어려운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KBS드라마 "해신"을 통해서 좀 알려지긴 했지만..^^)
『신라인 이야기』에서 마음에 들었던 또 한가지는 ㅡ.
교과서에서 한줄로 나오던 이야기를 더 자세하게 들어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또는 전혀 접하지 못하던 이야기들을 볼 수 있었다는 사실 ㅡ.
특히 인상적인 「귀족에게 버림받은 왕의 아들 우로와 그의 아내 이야기」,
「이사부의 우산국 정복 이야기」, 「가짜 신라 왕자의 일본 천황 사기 사건」등 ㅡ.

이 책 한권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 같아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초기 신라에서 부터 시대의 흐름순으로 엮은 것 하며,
감당하기에도 벅찬듯한 많은 사료들(진짜 철저한 고증 이라 보여진다ㅡ.)을 보기 쉽게 나열하며 쉽게 설명 한 것.
곳곳에 드러나는 인간과 사회를 향한 비판. 그리고 무엇보다 신라를 통한 인간사를 이야기 하는 것.
언제나 느끼는 표현력의 부족으로 인해 이런 감정들을 다 밝히지 못하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고대 영웅들의 화려한 귀환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신라인 이야기』를 통해 고대 영웅들의 화려한 귀환이 그냥 스쳐지나가는 순간이 아닌,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고귀한 귀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ㅡ.

초등학교 때부터 배워왔던 역사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던 표면적인 역사와는 달리

당시 사람들의 마음까지 알게 해주었다.

신라의 훌륭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뒷이야기를 알 수 있던 책

신라에 대한 역사나 자료를 알기 위해 읽기 시작했는데

읽을수록 신라인들의 숨결이 곁에서 느껴지는 듯했다.

화려하고 빛났던 신라.

그 속에 숨은 이야기들을 알고 싶다면 그 안을 파헤쳐주는

신라인 이야기가 제격이지 않을까.

신라인 이야기 - 고대 영웅들의 화려한 귀환    - 서 영교 지음 -

드라마 사극을 보면 조선시대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요즘은 고구려나 신라 이야기가
조금씩 나온다.
광개토대왕이나 연개소문 그리고 선덕여왕 이야기도 새로 시작하는 것 같던데 조금씩
삼국시대 이야기들이 나와서 조선시대와는 다른 왕이나 문화 ,사회상등등 많은 것을 알게
되는 것 같다.

 
신라인 이야기 책에서는 신라의 왕이나 장군 ,여인들 이야기가 나온다.
처음에는 읽을때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왠걸 책을 휙휙 넘기면서 보게 됐다.
신라 초기부터 통일신라까지 이야기가 한권에 펼쳐지다 보니 빠르게 책 내용이 전개되기
때문인가 보다.
나중에 좀더 자세히 신라인 이야기를 써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여러권의 책으로 나와서 좀 더 자세히 왕과 왕비 ,귀족들 ,그리고 평민들의 삶과 그시대의 문화,
전쟁등등에 관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면 우리가 사는 시대와는 다른 그 시대를 책으로나마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고구려,백제 ,가야 ,신라가 있던 삼국시대에는 전쟁의 역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반도가 치열하게 살기 위해서 전쟁을 하였고 일본이나 당나라와 협력하고 견제하면서
국가를 유지하고 왕이나 귀족들 , 평민들 모두 살아가기 위한 슬픔과 분노의 역사였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귀족에게 버림받은 왕의 아들 우로편에서는 왕의 혈통을 이어받은 귀족들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우로를 버리고 그의 아내는 우로의 시신을 찾기 위해 왜인을 속이고 시신을 찾아
장례 지내지만 또 다시 귀족들은 우로의 아내를 왜군에게 넘겨 준다.
참 슬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왕과 귀족들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친인척인 귀족이나 평민들을 죽음의 구렁텅이에 몰아넣고
모른척 한다.
이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정치라는 이런 것인가? 권력과 부를 위해서 국민을 희생시키는 것...
참 슬픈일이다.

 
외로운 여왕의 남자,실력자 김위홍편에서는 역사라는 것이 승리한 자의 편을 들어 준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타락한 진성여왕과 삼촌 김위홍의 사랑이라고 많이 알려진 것 같은데 사실을 다시 보면
그 시대에 서로 의지했고 사랑했으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협력한 것이며 왕족끼리의 결혼이
이루어지던 시대라서 그럴 수 있었으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역사속에서 의자왕과 삼천궁녀라던가 타락한 여왕 진성여왕, 이런것이 역사에서 승리한 자들이
자신의 유리한 입지를 위해서 소문을 내고 기록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우리가 얼마나
그런것에 길들여 있는지 알게 되었다.

 
이제부터라도 역사를 바르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극에서 흥미위주로 다루는 것을 진짜 역사적 사실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왕실과의 혼인에 집착한 장보고의 비극편에서는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장보고가 이룩한 신라시대의 해상무역과 국력이 왕이 보낸 첩자 염장에 의해서 한순간에 무너지고
흩어져 버렸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왕권을 유지하기 위해 장보고를 처단하고 와해시켜 버렸는데 사실 그것이 얼마나 국가를 위해
큰 손실을 기록한 것인지 .......
왕권이 지배하던 시절에는 아무리 잘난 장군이나 국민도 왕이 그들을 처단해 버리는지 ,결국 왕과
귀족의 지배계층이 그들의 권력과 부를 유지하기 가차없이 이용하고 버리는지를 알게 되었다.
이것은 어느 시대에나 있는 일이다.

 
남자들이 고전이나 역사이야기 그리고 삼국지등등을 많이 읽는 것을 전에는 좀 이상하게 생각했었다.
재미없는데 왜 읽지 ? 그리고 사극을 열심히 보는 걸 보고 재미없는데 ..왜 열심히 보는 걸까 ? 라고
생각했었는데 신라인 이야기를 읽고 나니 조금 생각이 바뀐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보는 것은 생각을 편협하게 만들수 있고 세상을 보는 눈이 좁아질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 역사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깊게 생각해보고 지금의 시대상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중학교 국사 선생님이 수업 첫날 왜 국사를 배우는지 질문하고 답을 물어 봤는데 그때
아무말도 못하고 우물쭈물 했었는데 지금은 대답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과거의 역사를 바로 보고 지금의 시대를 보고 정확히 아는 것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볼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