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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강튀아 (큰글자 세계문학컬렉션 58)
프랑수아 라블레 지음 | 진형준 옮김 | 2021년 12월 15일
브랜드 : 살림
쪽수 : 184 쪽
가격 : 25,000
책크기 : 197.6*273
ISBN : 978-89-522-4349-2-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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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최초의 세계문학컬렉션
르네상스 시대의 꿈과 웃음,
통렬한 비판과 풍자 『가르강튀아』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세계문학 버킷리스트!
프랑수아 라블레의 『가르강튀아』는 세계 문학사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16세기 르네상스 초기의 이 작품에 대해 플로베르는 “우리의 인생이 신비에 차 있듯이, 신비에 가득 찬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극찬했으며, 빅토르 위고는 라블레를 “인간 정신의 심연”이라고 말했고 발자크는 “피타고라스, 히포크라테스, 단테를 요약한 인류의 위대한 스승”이라고 격찬했다. 게다가 러시아의 저명한 문학 연구가인 바흐친이라는 사람은 라블레의 작품이 진정한 의미에서 근대소설의 기원이라고까지 평가한다. 근대 서구 문명의 전환점인 르네상스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라블레의 가르강튀아를 반드시 읽어야 한다.

큰글자로 읽는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읽지 않는 고전은 없는 고전이고, 즐기지 못하고 감동을 주지 못하는 고전은 죽은 고전이다. ‘큰글자 세계문학컬렉션’은 마음을 풍요롭게 다스리고 날카롭게 자신을 마주하고 싶은 시니어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최초의 고전문학선이다. 두껍고 지루한 고전을 친절하고 더 맛깔스럽게 재탄생시킨 ‘축역본’이자 글자 크기를 키워, 보다 편한 독서를 도와준다.
독자에게
작가 서문

제1장 가르강튀아의 계보와 탄생에 대하여
제2장 가르강튀아라는 이름과 어린 시절에 대하여
제3장 가르강튀아의 놀라운 지적 능력과 교육에 대하여: 파리로 유학 가는 가르강튀아
제4장 우리의 가르강튀아는 파리에서 제일 먼저 무슨 일을 했는가?
제5장 가르강튀아, 공부를 시작하다
제6장 레르네의 과자 장수들과 가르강튀아의 백성들 간 다툼으로 전쟁이 일어나다
제7장 사태를 평화롭게 수습하기 위해 그랑구지에는 어떤 노력을 했는가
제8장 가르강튀아, 파리를 떠나 아버지에게 가다
제9장 가르강튀아, 우리의 수도사 장을 만나다
제10장 드디어 본격 전쟁이 시작되다: 첫 번째 승리
제11장 전쟁에 승리하여 적에게 관용을 베풀고 공을 세운 자들에게 상을 주다
제12장 가르강튀아, 장 수도사를 위해 텔렘 수도원을 짓다

『가르강튀아』를 찾아서
『가르강튀아』 바칼로레아
그랑구지에는 사람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며 즐기던 중, 아들이 세상의 빛을 보자마자 “마실 거, 마 실 거, 마실 거!”라고 무시무시하게 크게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크 그랑 튀 아!(Que grand tu as!: 정말로 크구나!)”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이 아들이 태어날 때 아버지가 처음 한 말을 따라 아이 이름을 가르강튀아(Gargantua)로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동의했고 어머니는 아주 기뻐했다. 아이가 큰 소리로 마실 것을 요구했으므로 실컷 마실 것을 주고 나서 기독교식 세례를 해주었다.
그리고 아이에게 젖을 먹이기 위해 암소 1만 7,913마리가 징발되었다. 아이에게 제대로 젖을 먹일 만한 유모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는 일 년 열한 달을 그렇게 술과 우유를 마시며 지냈다. 그 후부터는 의사의 충고에 따라 소가 끄는 멋진 수레에 태우고 다니기 시작했다. 아이는 혈색이 좋았고 턱이 거의 스무 겹 가까이 되었기에 보기에도 아주 좋았다. 아이는 큰 소리도 별로 지르지 않았다. 그렇지만 늘 엉덩이에 똥칠을 하고 다녔다. 타고난 체질 탓이기도 했지만 포도주를 너무 많이 마신 탓이기도 했다. 아이가 기분이 좋지 않아 화를 낼 때, 또는 발을 구르며 울고 소리칠 때는 마실 것을 갖다 주면 되었다. 그러면 아이는 금방 얌전해지고 기분이 좋아졌다.
시녀들은 단언했다. 아이는 술 단지 또는 술 항아리 소리만 들어도 천국의 기쁨을 맛본 듯 황홀한 표정을 짓는다고. 그래서 그녀들은 아침이면 칼로 술잔을 두드려 소리를 내거나 술 항아리 마개 따는 소리를 내서 아이를 즐겁게 해주었다. 그 소리를 들으면 아이는 흥에 겨워 머리를 까딱이고 몸을 흔들어댔다. _28~29쪽

“이성이라고? 여기서 이성을 사용하는 자가 있는가? 고약한 배신자들 같으니라고. 너희는 쓰레기들이야. 이 세상에 너희보다 사악한 놈들은 없다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지. 절름발이 앞에서 다리 저는 척하면 안 되는 법이야! 너희는 그런 위선자들이야! 나는 너희의 악행을 샅샅이 국왕에게 고발할 거야. 배신자들! 이단자들! 사악한 유혹자들! 하느님과 미덕의 적들!”
이 말을 듣고 그들은 자노튀스에 대한 고발장을 작성했다. 신성모독과 인격모독이 고발 죄목이었다. 자노튀스 역시 그들을 맞고소했다. 결국 법원이 소송을 받아들였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삼위일체 수도사들은 이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목욕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고 자노튀스 선생과 그 추종자들은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 코를 풀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이 맹세에 따라 그들은 오늘날까지 몸에는 때가 덕지덕지 낀 채로, 그리고 콧물을 훌쩍이며 지내고 있다. 워낙 심각한 사건이라서 법원이 모든 서류를 아직 검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판결은 고대 그리스 책력으로 다음 번 초하룻날 내려질 것이라고 법원은 결정했다. 그런데 그리스 책력에는 초하룻날 이 없으므로 판결은 영원히 내려지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재판관들이란 자신의 직무 규정을 넘어 하느님 역할까지 한다. 하느님은 무한하고 불멸하는 존재시다. 재판관들은 소송을 진행하지 않고 멈춰버려 그것을 끝이 없게 만든다. 즉 영원불멸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소송인들처럼 불쌍한 사람은 없다는 델포이 신전의 격언은 정말 옳은 말이다. 불쌍한 소송인들은 자신들이 되찾으려던 권리를 얻기 전에 인생의 종말을 맞이한다. _65~66쪽

한밤중 잠자리에 들기 전 그들은 밖이 가장 잘 보이는 창가에서 하늘을 관찰했다. 그곳에서 혜성을 관찰하기도 했고 천체의 모양과 위치, 상태 등을 살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일이 끝나면 함께 하루 종일 읽고, 보고, 배우고, 행했던 것들을 간단하게 요약, 정리했다. 그러고는 오늘 하루에 대한 감사의 기도를 하느님께 드리고 휴식에 들어갔다.
포노크라트는 가르강튀아에게 가끔 휴식을 주었다. 지나친 지적 활동으로 인한 긴장을 이따금 풀어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맑고 평온한 날을 골라 아침 일찍 이웃 마을로 소풍을 떠났다. 그곳에서 그들은 훌륭한 식사를 하고, 농담을 주고받으며, 마음껏 즐기고 실컷 마셨다. 놀이를 하고, 노래 부르고, 춤추고, 싱그러운 풀밭 위를 뒹굴고, 새 둥지를 뒤지거나 메추리나 개구리, 가재를 잡으며 하루 종일 놀았다.
하지만 그런 날도 아무런 성과 없이 지나간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풀밭에 앉아 베르길리우스 등 뛰어난 시인들의 아름다운 농경시와 전원시를 암송하거나 풍자시를 직접 지으며 보냈다.
이렇게 가르강튀아는 포노크라트의 교육에 의해 180도 다른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그가 천성적으로 타고난 엄청난 식욕은 엄청난 지식욕으로 바뀌었다. 포노크라트는 식욕만이 아니라 지식욕도 자연이 준 선물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 것이다. 지식욕을 채우는 것도 식욕을 채우는 것만큼 기쁨을 줄 수 있음을 알게 해준 것이다. 그렇게 해서 가르강튀아는 몸만 거인이 아니라 지식에서도 거인이 되었다. _78~7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