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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생각하는 힘-세계문학컬렉션 55)
레프 톨스토이 지음 | 진형준 옮김 | 2020년 12월 28일
브랜드 : 살림
쪽수 : 364 쪽
가격 : 13,000
책크기 : 152*210
ISBN : 978-89-522-4279-2-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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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사회, 종교를 향한 고민을 담은
톨스토이 최후의 걸작 『부활』
인간을 부활로 이끄는 강력한 힘
진실된 사랑과 삶의 진리를 말하는 이야기

200자 소개

살인 혐의를 받아 재판을 받게 된 창녀 카튜샤. 배심원 네흘류도프는 그녀를 보고 큰 충격을 받는다. 과거에 고모의 집에 양녀로 입양됐던 카튜샤를 임신하게 한 뒤 그녀를 버리고 떠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 일 때문에 타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불안, 연민, 죄책감 등 내적 갈등에 시달리던 네흘류도프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행동하기 시작하는데…….

최후까지 고뇌하는 삶을 거쳐 완성된 작품
진정한 부활, 인간성 회복의 가능성을 말하다

새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죽음이 전제되어야 한다. 과거의 삶을 통째로 부정하고 참회하며 새로운 삶을 꿈꾸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부활이다. 최후의 걸작이자 3대 작품 중 하나로 유명한 『부활』은, 말년에도 끊임없이 삶의 근원 혹은 근본에 치열하게 질문을 던진 톨스토이 작품 세계의 결정체다.
톨스토이는 지금으로 치면 노년기에 접어든 일흔의 나이에도 여전히 날카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톺아보았다. 당시 러시아 사회와 종교의 병폐, 감옥과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제도의 모순을 낱낱이 담아낸 것은 물론 사랑, 욕망, 구원, 종교, 죄의식 등 인간의 실체까지 파헤쳤다. 오직 톨스토이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세상의 실체였다. 그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결과는 많은 이들에게 반향을 일으켰다. 소설가 로맹 롤랑은 『부활』을 “예술적 성경이며 톨스토이 작품 세계의 마지막 불꽃”이라고 예찬한 바 있다.
톨스토이는 1887년 『부활』의 원형이 된 이야기를 들은 이후 이 작품을 위해 여러 차례 고민하고 결말을 바꾸었다. 구상한 지 10여 년 만에 작품이 연재될 때에는 러시아 정부와 정교회의 혹독한 검열까지 이겨내야 했다. 결국 톨스토이는 러시아 정교회에서 파문까지 당했지만 그의 작품은 세상으로 널리 퍼졌다.
이 작품의 ‘부활’은 주인공 네흘류도프의 깨달음이자 농민의 삶을 꿈꾸었던 톨스토이 자신의 재탄생 그리고 『안나 카레니나』 이후 작품 집필에 어려움을 겪은 톨스토이 예술의 부활이다. 그리고 이 작품을 읽을 독자들의 작품 이후의 삶이다. 인물들의 영혼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톨스토이의 절절한 메시지를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고뇌하는 삶을 거쳐 마침내 진정한 자기 삶의 의미와 방향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시리즈 소개

은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로서 제2대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을 역임한 진형준 교수가 평생 축적해온 현장 경험과 후세대를 위한 애정을 쏟아부은 끝에 내놓는, 10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의 성과물이다. 『일리아스』와 『열국지』에서 『1984』와 『이방인』까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세계문학 고전을 총망라할 계획으로 이미 48권을 선보여 많은 독자의 호응을 얻었고 계속해서 후속 권들이 출간되고 있다.
은 진정한 독서의 길을 제시하려는 대단히 가치 있고 선구적인 작업이다. 우리 사회에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그리고 반드시 ‘완역본’을 읽어야 한다는 주장이 팽배하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정작 그 작품들을 실제로 읽어본 사람은 거의 없다. 한마디로 ‘죽은’ 고전이다. 진형준 교수는 바로 그 ‘죽어 있는’ 세계문학 고전을 청소년의 눈높이, 마음 깊이에 꼭 맞춰서 누구나 읽기 좋은, 믿을 만한 ‘축역본(remaster edition)의 정본(正本)’으로 재탄생시켜냈다.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으로 만나는 새로운 세계문학 읽기의 세계

은 ‘축약본의 정본’을 지향한다. 이 목표에 걸맞은 알차고 풍성한 내용 및 구성은 책 읽는 즐거움, 앎의 기쁨을 배가해주고, 사고력과 창의성과 상상력을 한껏 키워줄 것이다.

• 쉽고 재미나는 고전 작품 읽기
고전이 더 이상 어렵고 지루한 작품이 아니라 친구 같은 존재가 된다. 현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눈높이, 마음 깊이에 딱 맞춘 문장과 표현으로 재탄생한 작품들을 통해 즐거운 독서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도록 친절히 안내한다.

• 작가와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도판과 설명
각 작품마다 시작 부분에 작가와 작품에 관한 다양한 시각 자료와 내용을 소개해놓았다. 저자는 어떤 사람인지, 왜 이 작품을 썼는지, 그리고 이 작품은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음미할 수 있게 한다.

• 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해주는 흥미진진한 자료와 읽을거리
본문 중간중간에 작품 속 등장인물이나 주제, 맥락, 배경지식 등에 대한 다양하고 친절한 자료와 설명을 덧붙여놓았다. 이것을 바탕 삼아 스스로 더 많은 것을 알아보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 오늘을 살아가는 데 힘과 지혜를 주는 작품 해설
각 작품별 해설은 해당 작품의 주제와 시대배경, 작가의 세계관과 문제의식뿐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삶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가지 일과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를 다양하고 폭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스스로 자기 인생과 세상의 주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기르도록 이끌어준다.
제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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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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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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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을 찾아서
이 시리즈에서 진형준 교수는 30년 넘게 문학교수와 비평가로서 쌓아온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의 작품을 장악하는 비상한 정신과 그 정신을 우리말로 살려내는 탁월한 능력은, 다른 이들로서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완벽하고 나무랄 데 없는 축역본을 만들어내었다. _ 채수환 (전 홍익대학교 문과대 영문과 교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대단히 가치 있고 선구적인 업적이다. 어른들 자신도 읽기 힘들어하는 고전을 원전 그대로 아이들에게 읽으라고 요구하는, 우리 사회의 오랜 편견과 오해에 정면으로 맞서 돌파해버리기 때문이다. _ 이영목 (서울대학교 인문대 교수)
몇십 만의 인간이 작은 땅덩어리에 모여, 그 땅을 돌로 덮어버리고, 풀들을 다 뽑아버리고, 나무들을 베어내고, 새와 짐승들을 모두 몰아내고, 그곳의 대기를 석유와 석탄 연기로 뒤덮어버리는 등 기를 쓰고 그 땅을 훼손시켰더라도, 이런 도시에서도 봄은 역시 봄이었다. (p.12)

네흘류도프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는 이제 그녀가 반은 고모의 피보호자였고 반은 하녀였던 바로 그 여자가 분명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 그녀는 그가 한때 사랑했던, 진정으로 사랑했던 여자, 그런 뒤로 배신하고 버린 여자, 카튜샤 바로 그녀였다. 그 뒤로 그는 단 한 번도 그녀를 머리에 떠올린 적이 없었다. 그 일을 다시 떠올린다는 것은 그에게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게 뻔한 때문이었다. 스스로 정직하고 고결한 사람이라는 것을 자랑으로 삼고 있던 그로서는, 자신이 한 여인에게 비열하고 역겨운 행동을 했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그 일을 일부러 기억에서 지우려 노력했다. (p.35)

네흘류도프에게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두 개의 자아가 있었다. 그중 하나는 정신적 자아로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남들도 행복으로 이끄는 자아이고 다른 하나는 동물적 자아로서 오로지 자신의 행복만을 추구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이 세상 그 어느 것도 희생시킬 준비가 되어 있는 자아였다. 페테르부르크의 생활이 몸에 배어 있던 당시, 네흘류도프는 동물적 자아가 정신적 자아를 완전히 압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카튜샤를 보고 옛 감정이 되살아나자 억눌려 있던 정신적 자아가 고개를 쳐들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부활제가 있기까지 이틀 동안 네흘류도프는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면서 끊임없이 내면의 갈등을 겪었다. (p.60)

이 예배에 참석했던 모든 사람들, 즉 예배를 주도한 사제도, 교도소장과 교도관도, 카튜샤를 비롯한 죄수들도 이곳에서 행해졌던 화려한 의식 자체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행한 모든 행동에 대한 신성모독이며 조롱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사제가 의식 내내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듣지도 못할 말로 내내 칭송했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사제가 빵과 포도주를 갖고 마치 마술 주문처럼 아무 의미도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신성모독을 행하는 것을 분명 금지했다. 또한 예수는 이렇게 교회에 모여 한꺼번에 기도를 드리기보다는 개개인이 각자 기도를 드리기를 바랐다. 심지어 예수는 교회라는 제단을 파괴하기 위하여 자신이 왔다고 말했다. 예수는 기도란 제단이 아니라 개개인의 마음속에서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모두들 입을 맞춘 금 십자가가, 이곳에서 행해지는 것과 같은 일들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예수가 처형되었던 형틀이라는 사실을 그 누구도 자각하지 못했다.
(p.119)

그들은 법칙이 아닌 것을 법칙으로 여긴다. 하느님에 의해서 인간의 마음에 새겨진 영원한 부동(不動)의 법칙을 인정하지 않는다. 나는 그들이 강도보다 두렵다. 강도는 최소한 연민을 느끼지만 그들은 연민을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인간을 사랑 없이 대할 수 있는 특별한 상황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란 없다. 물건은 사랑 없이 다룰 수 있을지 몰라도 인간을 사랑 없이 다룰 수 있을까? 심지어 꿀벌조차도 애정을 주어야 꿀을 더 많이 모아 오며, 식물도 애정을 주어야 잘 자랄 수 있거늘 인간이 인간에게 어찌 애정을 주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자연스러운 사랑이야말로 인간의 삶에서 가장 근본적인 법칙이다. (pp.269~270)

네흘류도프는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받게 하는 무서운 죄악에서 벗어나는 길은 우리 모두 하느님 앞에서 죄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따라서 역시 하느님이 사랑하시는 인간, 그 다른 사람을 벌주고 고쳐줄 수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뿐임을 분명히 깨달았다. 그는 교도소에서 그 무수한 악행들, 자신의 두 눈으로 똑바로 보았던 그 악행들이 벌어지는 것은, 또한 그 악을 저지른 사람들이 태연할 수 있는 것은 애당초 인간에게 불가능한 일을 하려 한 데서 비롯된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았다. 즉 그들은 그들 자신이 악인이고 죄인이면서 악을 고치려는 일을 하려 했던 것이다. 악한 자들이 다른 악한 자들을 고치려 했고 그것이 기계적인 방법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이며, 그 결과 몇몇 사람들이 탐욕에 의해, 혹은 개인적 요구에 의해 이른바 징벌과 교정(矯正) 일을 직업으로 갖게 된 것이고 그들 스스로 더 이상 깊이 빠지기 어려운 타락의 구렁텅이에 빠지면서 자신들이 괴롭히는 사람들을 그 타락의 구렁텅이로 끌어들인 것이다. (pp.343~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