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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 글자
너새니얼 호손 지음 | 진형준 옮김 | 2018년 11월 5일
브랜드 : 살림
쪽수 : 192 쪽
가격 : 11,000
책크기 : 신국판
ISBN : 978-89-522-3976-1-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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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 181114-3.hwp
축역본의 정본으로 읽는
미국 문학의 고전을 탄생시킨,
너새니얼 호손의 대표작 『주홍 글자』
제4차 산업혁명 세대를 위한
진정한 독서의 길,
세계문학 ‘축역본의 정본’ 시대를 열다!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 세대, 나아가 부모 세대를 위한 가장 체계적이고 혁신적인 세계문학 축역본의 정본 컬렉션 제33권 『주홍 글자』. 미국 고전을 탄생시킨 너새니얼 호손의 대표작. 영국에서 벗어나 미국 동부에 새로운 세상을 만든 청교도들은 새로운 가치와 정신·법과 제도가 필요했다. 그로인해 개인의 자유는 좀 더 엄격할 수밖에 없었다. 이 작품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공공의 안정을 위해 개인의 욕망과 자유를 억압할 수 있는지, 둘은 양립할 수 없는지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는 작품이다.
은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로서 제2대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을 역임한 진형준 교수가 평생 축적해온 현장 경험과 후세대를 위한 애정을 쏟아부은 끝에 내놓는, 10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의 성과물이다. 『일리아스』와 『열국지』에서 『1984』와 『이방인』까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세계문학 고전을 총망라할 계획으로 이미 32권을 선보여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고 계속해서 후속 권들이 출간되고 있다.
오늘날 한국 교육은 정답만 찾아, 외우고, 시험 치는 식의 구태의연한 틀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이들의 우려처럼,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입시’와 ‘진학’에만 매달리는 교육은 우리 아이들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할 뿐이다. 인류학자 유발 하라리는 이렇게 단언한다. “30년 후에는 인공지능이 거의 모든 직업에서 인간을 밀어낼 것이다. 그러므로 학교 공부보다 책을 읽게 하는 것이 더 좋다.”
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진정한 독서의 길을 제시하려는 대단히 가치 있고 선구적인 작업이다. 우리 사회에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그리고 반드시 ‘완역본’을 읽어야 한다는 주장이 팽배하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정작 그 작품들을 실제로 읽어본 사람은 거의 없다. 한마디로 ‘죽은’ 고전이다. 진형준 교수는 바로 그 ‘죽어 있는’ 세계문학 고전을 청소년의 눈높이, 마음 깊이에 꼭 맞춰서 누구나 읽기 좋은, 믿을 만한 ‘축역본(remaster edition)의 정본(正本)’으로 재탄생시켜냈다.
1 감옥 문 앞
2 인정
3 면담
4 바느질하는 헤스터 프린
5 펄
6 총독 저택 방문
7 의사
8 딤스데일 목사
9 헤스터 프린
10 숲속에서
11 환희의 빛, 그리고 어두운 전조
12 혼돈 속의 목사
13 경축일
14 드러난 가슴속 주홍 글자
15 결말

『주홍 글자』를 찾아서
『주홍 글자』바칼로레아
이 시리즈에서 진형준 교수는 30년 넘게 문학교수와 비평가로서 쌓아온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의 작품을 장악하는 비상한 정신과 그 정신을 우리말로 살려내는 탁월한 능력은, 다른 이들로서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완벽하고 나무랄 데 없는 축역본을 만들어내었다.
_ 채수환 (홍익대학교 문과대 영문과 교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대단히 가치 있고 선구적인 업적이다. 어른들 자신도 읽기 힘들어하는 고전을 원전 그대로 아이들에게 읽으라고 요구하는, 우리 사회의 오랜 편견과 오해에 정면으로 맞서 돌파해버리기 때문이다.
_ 이영목 (서울대학교 인문대 교수)

고전을 더 친절하고 더 맛깔스럽게 재탄생시킨 이 놀라운 시리즈는, 많은 청소년에게 책 읽는 즐거움과 생각하는 능력을 기르는 기쁨을 누리게 해줄 것이다.
_ 최복현 (시인ㆍ소설가ㆍ번역가)

“어떤 책을 읽어야 하나요?” 학생들이 자주하는 질문이다. 이제는 입시용 목적 독서가 아닌 순수 독서가 필요하다. 양서(良書)를 찾아 읽어야 한다.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해주고 있다.
_ 신홍규 (서울중등독서토론논술연구회 부회장)

세계 명작들은 영양분은 많지만 물로 삼키기 좋은 알약이 아니다. 누구나 읽기 좋은, 믿을 만한 이 고전 축역본은 청소년은 물론이고 어른에게도 활기와 힘을 주는 비타민이 될 것이다.
_ 김지나 (청소년인문교양지 「유레카」 발행인)

우리 청소년들의 눈높이와 마음 깊이에 꼭 알맞은 문학전집. 신선하고 잘 짜인, 청소년들의 마음을 여물게 하고 영혼을 살찌워줄 보물창고가 될 것이다.
_ 서형오 (부산 지산고등학교 교사)
프리즌 레인 감옥 풀밭 앞에 보스턴 주민들이 그렇게 모여 있던 때는 지금으로부터 약 2세기 전 어느 여름날 아침이었다. 그들은 감옥의 거대한 참나무 문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주민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있는 것으로 보아 무슨 끔찍한 일이 당장 벌어질 것 같았다. 어느 악명 높은 죄수의 사형이 집행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의 청교도들은 무척 엄격했다. 그들에게는 종교와 법률이 거의 같은 것으로 여겨졌고, 둘은 완전히 하나로 융합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그것이 가벼운 것이건 무거운 것이건 공적인 처벌 행위는 모두 찬탄의 대상인 동시에 공포의 대상이었다. 따라서 처형대에 오르는 죄수가 이 구경꾼들에게 바랄 수 있는 동정심이란 참으로 보잘것없고 냉혹한 것이었다. 또한 오늘날이라면 가벼운 수치나 조롱거리에 지나지 않을 처벌도 그 당시에는 사형과 비슷한 정도의 준엄한 위엄을 띠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pp.12-13)

수많은 진지한 시선이 자신의 가슴에 꽂히는 것을 느끼며 이 가엾은 여자는 최선을 다해 몸을 꼿꼿이 가누고 서 있었다. 하지만 군중의 엄숙한 분위기는 그녀를 더욱더 견디기 힘들게 만들었다. 천성적으로 충동적이고 열정적인 이 여자는 가시나 독을 품은 군중들의 모욕이나 오만에는 얼마든지 맞서리라고 단단히 대비하고 있었다. (p.21)

“헤스터 프린, 설사 그가 높은 자리에서 내려와 그대 곁 처형대 위에 서게 되더라도, 그가 평생 동안 비밀스러운 죄를 마음에 감추고 사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오. 그대의 침묵은 그 사람에게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소. 하나님은 당신 마음속의 죄악과 겉으로 드러난 슬픔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이런 공개 처형의 기회를 주신 것이오. 당신은 지금 그대 입술에 들이대고 있는 술잔, 입에는 쓰지만 영혼에는 축복인 그 술잔을 그에게 주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오. 필시 그 사람은 용기가 없어서 스스로 그 술잔을 들지 못하는 것일 게요.”
젊은 목사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달콤하고 낭랑했다. 호소력이 강한 그의 말에 사람들은 곧 헤스터 프린 입에서 남자의 이름이 나오거나, 아니면 죄를 지은 남자 스스로 양심의 가책을 느껴 처형대 위로 올라올 수밖에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pp.34-35)

그녀 앞에 미래는 없었다. 미래는 현재의 치욕을 씻어주거나 덮어주는 게 아니라, 매번 새로운 시련을 가져올 것이며, 그 새로운 시련은 언제나 지금 겪고 있는 시련처럼 견디기 어렵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미래는 결코 짐을 내려놓게 하지 않을 것이며 계속 똑같은 짐을 지고 가게 할 것이다. (……)
사실 그녀가 이곳 후미지고 외딴 청교도들의 식민지에서만 살아야 한다는 판결을 받은 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마음대로 고향으로 갈 수도 있었고, 유럽의 어느 땅이든 택해 새롭게 살아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자신이 치욕의 상징 역할밖에 할 것이 없는 이곳을 그녀가 떠나지 않은 것은 어찌 보면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pp.47-48)

그녀에게 더없이 소중한 보물이 생겼다는 것, 그것은 정말 신기한 일이 아닌가! 사람들은 그녀에게 죄의 징표로 분홍글자를 새겨놓았다. 그 글자의 힘은 너무 강력했고 불길했기에 그녀처럼 죄를 지은 사람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인간적 동정심을 그녀에게 베풀지 않았다. 그런데 인간이 벌을 준 그 죄악의 직접적인 결과로 하나님께서는 그녀에게 사랑스런 아이를 주셨다. 그 아이가 차지하고 있는 자리는 비록 더럽혀진 엄마의 가슴이지만 그 아이는 그의 부모를 영원히 인류와 그 자손에게 연결시킬 것이며 마침내 천국에서 축복받은 영혼이 되리라! (p.54)

“안 돼요! 당신에게는 절대로 안 돼요! 속세의 의사에게는 안 돼요!” 딤스데일 목사는 이글거리는 눈으로 의사를 쏘아보며 소리쳤다. “만일 내 영혼이 병들었다면 그건 영혼을 치료해주시는 분께 맡기겠어요. 그분만이, 만일 그런 선의를 가지고 계시다면 저를 치료해주실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저를 죽이시겠지요. 그분만이 그분의 정의와 지혜로써 모든 것을 바로 보시고 그에 따라 처분해주실 겁니다. 이런 일에 간섭하는 당신은 도대체 누구입니까? 환자와 그의 하나님 사이에 끼어들려고 하는 당신은 도대체 누구란 말입니까?” (p.83)

얼마 후 자리를 뜨는 의사의 얼굴에는 경악과 희열과 공포가 묘하게 뒤섞인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얼굴만으로는 부족한 듯 온몸으로 무시무시한 광희를 내뿜었다. 심지어 미친 듯 천장을 향해 두 팔을 뻗고 방바닥을 두 발로 쾅쾅 구르며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누군가 그의 모습을 보았다면 천국에 가지 못하고 지옥으로 떨어진 영혼을 맞이하며 기뻐 날뛰는 사탄의 모습이 바로 저러하리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다만 의사의 희열과 사탄의 희열 사이에 차이점이 있었다. 의사의 희열 속에는 놀라움이 섞여 있었던 것이다. (p.85)

사람들이 재난을 당한 곳에서는 언제나 그 빛나는 글자가 있었기에, 그 글자는 이제 지상의 빛 같지 않은 빛으로 사람들을 환하게 밝혀주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A’라는 글자를 더 이상 죄악의 표시로 보지 않고, ‘능력(Able)’을 뜻하는 것으로 보게 되었다. 언제고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능력 말이다. (pp.98-99)

“비밀을 밝히겠어요. 그분은 당신의 정체가 뭔지 알아야 해요.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가 그분에게 지고 있는 빚, 믿음이라는 빚은 꼭 갚아야겠어요. 그건 제가 그분을 파멸로 몰아넣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진실만을 밝히고 싶어요. 그렇다고 당신께 허리 굽혀 자비를 구걸하지는 않겠어요. 그분에 대해서는 당신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그 어떤 것도 우리를 이 어두운 미로에서 빼내줄 수는 없으니까요.” (p.106)

목사의 말을 듣고 있던 헤스터 프린은 자신이 하고 싶던 말을 할 기회를 잡았다. 그녀는 두려움을 억누르며 말문을 열었다.
(……)
“그리고 당신의 죄를 알아볼 그런 적(敵), 벌써부터 그런 적(敵)이 있었어요. 지금 당신과 한 지붕 밑에서 살고 있어요.”
그 말을 듣자 목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자신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뭐라고? 당신 지금 뭐라고 했소? 적이라고! 나와 한 지붕에서 살고 있다고?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오?” (pp.116-117)

그는 이상하게 불안해지는 마음에서 벗어나려고 헤스터와 함께 세운 출발 계획에 대해 하나하나 분명하게 따져보았다. 둘은 뉴잉글랜드나 아메리카 대륙의 황야보다는 구대륙이 도피처로 유리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목사의 건강이나 학식과 교양으로 보아 문명사회가 더 적응하기 쉬울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계획을 도와주려는 듯 마침 항구에 배 한 척이 정박해 있었다. (……) 그녀는 긴밀한 사정이 있으니 비밀로 해달라며 어른 두 명과 아이 한 명의 표를 부탁해 이미 구해놓았다. (pp.137-138)

딤스데일 목사는 자신의 생애에서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그의 인생에서 가장 찬연히 빛나는 순간, 승리의 순간을 맞이한 셈이었다. 또한 그는 그의 지성과 학식과 웅변과 목사로서의 성스러움으로 당대 그곳 사람들 사이에 가장 높이 우뚝 서게 된 셈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헤스터 프린은 여전히 처형대 옆에 서 있었고 그 가슴에는 여전히 주홍 글자가 불타고 있었다. (p.162)

목사가 말했다.
“헤스터 프린, 부디 잘 있구려.”
그러자 그녀가 자신의 얼굴을 목사의 얼굴에 가까이하며 속삭였다.
“우리는 이제 다시 만나지 못할까요? 우리는 함께 영생을 누리지 못할까요? 우리는 이제 이 모든 고통 덕분에 속죄한 게 아닌가요? 영원의 세계를 바라보고 계신 당신, 당신의 눈에 지금 무엇이 보이시나요?”
“쉿! 헤스터 프린, 쉿! 우리는 율법을 어겼소. 그리고 그 죄가 이렇게 무섭게 드러난 거요. 당신은 그것만 기억해야 하오. 하나님은 자비로우신 분이오. 무엇보다 내가 고통 받고 있을 때 자비를 베풀어주셨소. 이 불타는 가책을 가슴에 안고 다니게 해주심으로 말이오! 저 무서운 노인을 내게 보내시어 그 가책이 이글이글 불타게 해주심으로 말이오! 또한 나를 이곳으로 이끌어 군중들 앞에서 수치스럽지만 승리에 빛나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해주셨소. 그 모든 고통 가운데 하나만 없었더라도 나는 영원히 구원받지 못했을 것이오. 하나님의 이름을 찬양할지어다!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그럼 안녕!” (pp.169-170)

그러나 헤스터 프린은 펄이 가정을 꾸린 낯선 지방보다 이곳 뉴잉글랜드에서 좀 더 진실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믿었다. 그녀는 이곳에서 죄를 범했고, 이곳에서 고통을 겪었으며, 이곳에서 속죄를 해야 했다. 그녀는 이곳으로 오자, 지금이라면 아무리 냉혹한 재판관이라도 강요하지 않을 그 속죄의 징표를 가슴에 달았다. 그리고 헤스터 프린의 헌신적인 삶이 이어지면서 주홍 글자는 세상 사람들의 조롱과 멸시를 받는 징표에서 존경의 징표로 바뀌었다. (……) 그로부터 여러 해가 지난 뒤, 오래되어 움푹 가라앉은 무덤 옆에 새 무덤이 하나 생겼다. 두 무덤은 가까이 있었지만 두 사람의 유해가 합쳐질 권리는 없다는 듯 약간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그 두 무덤에는 공동으로 하나의 비석만이 세워져 있었다. 초라한 석판 한 장만으로 만들어진 그 비석에는 조각한 방패꼴의 문장(紋章) 비슷한 것이 새겨져 있었으며 거기에는 제명(題名)으로 볼 수 있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너무 어두침침해서, 그림자보다 더 어둡다고 할 수 있는 한 점 빛 때문에 겨우 글자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검은 바탕에 주홍 글자 A.” (pp.174-176)